K푸드가 글로벌 식품업계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해외 기업들도 한식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K-푸드를 직접 개발하거나 기존 스터디셀러에 한국 스타일을 더하고 있는 방식이다. 해외 기업들은 제품에 한글 표기법을 제품 사용하거나 국내 아이돌을 이용하는 등 K-푸드를 강조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시장 조사 기관 써카나(Circana)는 올해 9월 한식당과 한국 식품, 한국의 맛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한식당 수는 미국에서만 2023년 한 해 10% 증가하는 등 미국 식품 서비스 산업에서 한국 식품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카나는 한국 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많은 기업과 레스토랑들이 K-푸드 관련 제품을 늘리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K푸드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어를 사용하고 비슷한 맛을 내는 유사 상품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라면업체인 인도네시아 인도푸드는 지난달 31일 뉴진스를 글로벌 브랜드 앰배서더로 선정하고 '한국라면' 시리즈 3종을 출시했다. 제품에는 한글로 '한국라면'이라는 네 글자가 큼지막하게 박혀있다. 라면의 영문 표기도 흔히 쓰는 일본 발음의 '라멘'(Ramen)이 아니라 한국 발음대로 '라면'(Ramyeon)으로 대체했다.
또 다른 인도네시아 회사 세답은 '대한민국 얼큰한 국물맛', '불닭맛' 라면을 인도네시아 기관 무이의 할랄 인증을 받아 판매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이커머스 사이트 아마존에서는 '대한민국 매운 닭갈비' 맛 라면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한 일본 닛신도 지난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과 비슷한 라면을 출시했다. 제품에는 한국어로 '볶음면'이라고 쓰여있으며 포장은 '까르보 불닭볶음면'과 같은 분홍색이고 왼쪽에 캐릭터를 넣었다. 한자로는 '한국풍'이라고 적어 K-푸드임을 강조했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K푸드 유사 상품은 라면 외에 치킨, 소주 등으로 종류가 다양하다. 인도네시아 회사 벨푸드로얄은 △로얄 부산닭날개 △로얄 강남치킨 △홍대치킨 △이태원치킨 등 국내지역을 강조한 치킨 시리즈를 현지 슈퍼마켓과 미니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다.
인도 유제품 전문 기업 인도밀크는 유명 아이돌 그룹 '세븐틴'을 내세워 △대박 달고나 커피 '△대박 바나나 △대박 고구마 우유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인도밀크 유튜브 광고영상에서 세븐틴 '에스쿱스', '원우', '버논'은 각 제품을 광고하며 '화이팅' 등의 한국어를 외친다.
아시아권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등 서구권에서도 K-푸드 관련 제품을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 최대 감자칩 회사 레이즈 일찍이 한국식 BBQ 맛 감자칩을 판매하고 있다.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불고기 맛을 잘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밖에 레이어스는 한국식 김치맛, 김맛 등 한식을 접목한 다양한 제품 개발에 적극적이다. 미국 감자칩 업계 양대산맥인 프링글스도 한국식 갈비(Korean Smoked Galbi)라는 제품을 개발했다.
한식 접목을 넘어 직접 K-푸드를 개발하는 업체들도 있다. 올해 냉동김밥으로 대박을 친 미국 유통 기업 트레이더스 조도 한식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불고기를 판매하고 있는데 영문으로 정확히 'Bulgogi'라고 표기했다. 또 식품설명에 '2000년전 고구려 시대 귀족 계층에서 인기 있었던 식품'이라고 역사까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불고기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잡채와 주먹밥 등도 각각 'Japchae', 'Jumeokbap'이라고 영문 표기해 판매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기업 이름도 '트레이더 조'라고 따로 한글 표기해 한국적 느낌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K-푸드 열풍에 전문가들은 한식이 단순한 인기를 넘어 현지에 자리 잡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물론이고 가정에서도 한식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올해 고추장 파스타가 서구권 인스타그램을 강타했는데 이는 한식이 해외 일상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해외 기업들까지 나서서 한식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면 단순 인기를 넘어 현지 일상에 녹아들기 시작한 것이다"며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은 K-푸드가 장기 성장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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