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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5일 서울 중구 한은 컨퍼런스홀에서 ‘우리나라 가계·기업 금융 과제’를 주제로 한은과 한국금융학회가 공동 주최한 정책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 가계와 기업 등 민간부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작년말 기준 206.5%로 GDP의 두 배가 넘어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부동산 부문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는 점이 그 특징”이라고 짚었다.
이어 “가계부문 GDP 대비 부채 비율은 2000년 초반 50%대에서 코로나19 직후 100%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빠르게 늘었는데, 이는 가계가 주택구입이나 전세자금 마련을 위해 부채에 크게 의존해 온 결과”라며 “은행의 대차대조표(B/S)를 보면, 가계대출의 74%가 주택 관련 대출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대출 역시 부동산으로 쏠림이 상당히 커졌는데, 2010년말 9%였던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작년말에는 24%까지 늘었다”며 “이렇게 자금이 비생상적인 부문으로 집중됨에 따라 자원 배분의 비효율과 성장동력의 약화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성장동력 약화뿐 아니라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부동산 부문으로 지나친 자금 쏠림은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킬 위험이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가계와 기업 금융의 구조적 문제는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 과제”라고 했다.
그는 가계부채 문제를 중장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부동산 대출에 집중된 부동산 금융 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방안으로 ‘리츠(REITs) 활성화’를 제시했다. 이는 외국인 돌봄 노동자 도입, 지역별 비례선발제 등 한은이 그간 다뤄온 구조개혁 보고서 시리즈 중 하나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부동산과 밀접하게 연계돼 대출 규제나 금리조정만으로 디레버리징(부채감축)을 추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리츠를 활용해 주거에 필요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대출이 아닌 민간자본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가계부채 누증을 완화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나현주 한은 금융안정연구팀 과장은 이날 ‘한국형 뉴(New) 리츠(REITs)’를 제안했다. 기존 전·월세 보증금 개념의 목돈을 리츠에 투자해 일정 지분을 사들인 뒤, 리츠 소유 주택에 거주하는 형태로, 부채에 기반을 둔 주택 투자 수요를 부동산 간접투자로 전환하면서 부동산시장과 연계된 가계부채 누증을 완화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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