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수민 기자]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에 이어 쿠팡이츠가 입점업체 '차등 수수료율' 도입을 제시했다. 배달플랫폼-입점업체 대치 속 배달앱 1,2위가 첫 공통 의견을 내놓으면서 한 발 물러선 분위기지만, 수수료율 일괄 5%를 고수하는 입점업체와의 마지막 합의점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익위원들은 오는 7일 11차 회의를 열고 배민과 쿠팡이츠의 차등 수수료율과 관련한 세부적인 상생 방안을 검토한 후 최종적인 중재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수수료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무료배달'과 관련해 배민과 쿠팡이츠가 여전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무료배달'을 업계 처음으로 도입한 쿠팡이츠는 무료 배달비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배달의민족은 최혜대우·무료배달 등으로 인한 '출혈경쟁'을 중단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배달앱 간, 배달앱과 입점업체 간 수수료율 범위와 무료배달(배달비 분담) 의견이 얽히고설켜 있어 조율 과정 막판까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제10차 회의가 진행됐다. 회의에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땡겨요 등 배달앱과 소상공인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입점업체, 외부 전문가 등 공익위원,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 등 관계부처 국장급 공무원이 특별위원으로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유성훈 쿠팡이츠 본부장은 "그간 상생협의체 회의에 참여하면서 상점 소비자, 배달기사와 서비스업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상생안을 도출한다는게 어렵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이에 쿠팡은 차등수수료율을 도입해 중소영세상점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 무료배달 혜택도 지키는 방안으로 추가상생안을 제출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쿠팡이츠는 그간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정책을 따라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이날 처음 차등 수수료율 도입안을 내놓았다. 차등 수수료율은 매출 규모에 따라 입점업체를 분류하고, 매출이 낮은 입점업체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앞서 쿠팡이츠는 입점업체가 중개 수수료를 9.8%에서 5%로 낮추고 배달기사에게 지급하는 배달비를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다 이날 10차 회의에서 이전 방안을 철회하고, 차등 수수료율 카드를 꺼냈다. 다만 이날 차등 수수료율 적용 범위와 구체적인 수수료율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배민은 지난 6차 회의에서 매출액 하위 40%인 업주에만 기존 수수료율(9.8%) 보다 낮은 2~6.8% 차등 수수료율을 적용하겠다는 상생안을 제시했다. 공익위원은 이에 배민의 수수료를 9.8%에서 7.8~8.8%로 내리고, 매출 하위 80%에는 2~6.8%의 차등 수수료를 적용하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배민이 해당 중재안을 어느 정도 수긍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수수료율에 대해서 입점업체 측과는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상황이다. 이날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은 "상생안 협의 기간이 지체되는 것에 대한 외부 비난도 있지만, 나름대로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배달산업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9.8% 수수료율 원인이 되고 있는 플랫폼의 과도한 출혈 마케팅에 대해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은 결론이 나왔으면 하고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완화하는 것과 배달 산업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지는 방안이 만들어지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10차 회의에서 차등 수수료 제도 도입과 관련해 세부적인 상생방안 마련을 위한 추가 검토 기간을 요청했다. 이에 공익위원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추가 회의가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들은 오는 7일 추가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정희 공익위원장은 "배민과 쿠팡이츠가 현재 2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두 업체간 상생이 중요하다"라며 "상생은 양쪽이 만족할 수 없다. 양보가 이뤄져야 상생이 된다. 영세 상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좋은 안을 제출하면 (11차에서는) 상생안이 도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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