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항노화 전문가가 쓴 '건강 수명 100세 습관'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사람들은 건강 장수를 원한다. 의학이 발달하고 먹거리가 풍부해지면서 수명은 빠른 속도로 늘었지만, 건강한 노후는 실현되지 않았다.
통계청이 작성한 2022년 생명표를 보면 그해 태어난 아기는 남자의 경우 79.9세, 여자의 경우 85.6세까지 생존할 것으로 기대된다. 1970년에 태어난 이들보다 남자는 약 21년, 여자는 약 20년 정도 오래 사는 셈이다.
문제는 어떤 상태로 오래 살 것인가이다.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보내는 유병 기간이 남자는 14.8년, 여자는 19.1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생의 마지막 15∼19년을 병원 신세를 지면서 보내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일본 항노화 의학 연구 선두 주자인 이가세 미치야(伊賀瀬道也) 일본 에히메(愛媛)대학 의학부속병원항노화·예방의료센터장은 최근 번역 출간된 '건강 수명 100세 습관'(지식서가)에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법을 소개한다.
흔히 건강 체질은 타고 난다고 이야기하지만 책에 따르면 각자의 생활 방식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덴마크에서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의 수명을 비교하는 연구를 했더니 유전자가 노화에 기여하는 비율은 약 25%로 추정됐다. 뒤집어서 말하면 식사, 운동, 생활 양식 등 이른바 습관이 수명의 75%를 좌우하는 셈이다.
노화 속도를 늦추면 100세를 넘겨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지만 대부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사증후군(메타볼릭 신드롬)에 걸리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책은 지적한다. 부적절한 식사나 운동 부족으로 생기는 내장 지방형 비만은 고혈압, 이상 지질 혈증, 고혈당 등을 일으키는데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대사 증후군이다.
대사 증후군에 빠지면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중성지방 수치, 혈당 수치 등 신체 지표가 도미노처럼 쓰러지며 건강이 악화한다. 또 당뇨병과 그로 인한 당뇨병성 신증, 당뇨병성 망막병증 및 동맥경화로 인한 심질환·뇌졸중 등 여러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책은 경고한다.
책은 노화의 흐름을 막는 100가지 습관을 식사, 운동, 생활 습관, 뇌·정신 건강, 의료 등 5가지 분야로 나눠 제안한다. 이를 추천도에 따라 분류하면 모든 사람이 오늘부터 당장 실천할 항목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식사와 관련해서는 배부르기 전에 숟가락을 내려놓고 등 푸른 생선을 먹으라고 권한다. 운동으로는 균형력을 키우도록 한발 서기를 하라고 제안했다. 똑바로 서서 한쪽 발을 바닥에서 떼고 1분간 유지하는 간단한 동작이다. 1분 한발 서기를 하루 세 차례 실시하면 하루 50분 걷는 것과 비슷한 부하가 발목뼈에 가해질 정도로 운동 효율이 높다.
아울러 하루 최소 4천보를 걷고 가능하다면 8천보를 달성하도록 노력하라고 권한다. 평균 연령 73세인 사람들을 추적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4천보 이상 걸은 이들은 그 이하로 걸은 집단보다 기억을 관장하는 뇌의 해마 부근 부피가 크고 주의력이 높으며 정보 처리 속도가 빠른 것으로 파악됐다. 걷는 것이 치매의 진행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양치질을 꼼꼼하게 하는 것도 강하게 추천했다. 여기에는 단순히 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치주 질환에 걸리면 병원균이 잇몸을 통해 혈관 안으로 들어가 그 독소가 온몸의 혈관에 만성 염증을 일으켜 동맥경화를 악화시킨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로 드러났다고 책은 전한다. 또 난청인 경우 보청기를 사용하라고 권한다. 보청기를 쓰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고립될 가능성이 크고 외부의 자극이 사라지는 대신 정신적 스트레스가 커져 치매에 걸리기 쉽다고 한다.
김현정 옮김. 324쪽.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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