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대선 결과가 한국 외교정책뿐 아니라 북한의 전략적 선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와 해리스 중 누구를 더 선호할까?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북미 관계는 오바마 시절처럼 신중하고 점진적인 접근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를 이어받아 제재 완화와 인도적 지원을 조건으로 협력하는 외교적 해결에 무게를 두는 정책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이 원하는 신속한 제재 완화와는 거리가 있어, 남북 관계 개선 속도는 더뎌질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에게 해리스의 당선은 외교적 고통을 의미할 수 있다.
반면, 트럼프는 과거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과의 ‘탑다운’ 방식 협상을 선호했다. 두 정상이 직접 대화하는 구조로, 신속하고 예외적인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식이다.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언급하거나 방위비 분담 요구를 높이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는 북한의 이익과도 맞아떨어진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으로 지난 2003~2005년 미국 6자회담의 차석 대표로서 9·19 공동성명을 이끌었던 조셉 디트라니 전 대사는 최근 VOA와의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과 김정은을 상대하는 데 있어 더 적극적일 것"이라며 "그것이 북한과 러시아와의 동맹 관계를 고려할 때 매우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정은에게 트럼프는 한편으론 부담스러운 인물이다.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트럼프와의 협상이 늘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김정은에게 트럼프와의 협상은 기회이자 리스크로 다가올 수 있다.
최근 김정은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중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러시아, 이란과의 3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외교적 입지를 다각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미국 대선 결과가 이 새로운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한반도는 다시 한 번 외교적 긴장과 변화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은 트럼프든 해리스든 새로운 협상의 장에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구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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