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선수 추성훈(49)이 유년 시절 재일교포라는 이유로 차별받은 일화를 공유했다.
3일 방송된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에서 추성훈은 "저는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고 아버지는 재일교포 3세, 어머니는 한국에서 결혼한 후 일본으로 넘어왔다"고 밝혔다.
그는 "어머니가 일본에서 적응하시는 데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일본에 오셨을 때 일본어를 하나도 못 했다. 학생 신분이라 취업도 어려웠다. 겨우 아르바이트 하면서 우리의 끼니를 책임졌다"고 말했다.
그는 재일교포로서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힘들었다며 "중학교 1학년 때 친구가 100엔을 빌려달라고 해서 줬다. 갚는다고 했는데 안 갚더라. 주머니에서 동전 소리가 나는데도 안 주길래 엄청 싸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교실에 앉아 있는데 싸웠던 친구의 반 선생님이 찾아와 나 혼자 체육관으로 오라고 하더라. 체육관에서 갑자기 선생님이 나를 막 때렸다. 영문도 모른 채 맞았는데, 선생님이 '일본 사람은 때리지 말라'고 하더라. 무슨 말을 들은 거지 싶었다"고 밝혀 충격을 자아냈다.
"야쿠자 될 뻔한 위기서 구해준 父,
유도복 수의로 입혀드려"
추성훈은 "제가 어렸을 때 살던 동네가 오사카 지방에서도 치안이 나쁜 동네였다. 동네 친구들이 거의 다 야쿠자가 됐다. 조폭, 깡패라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그런 친구들이 너무 많았지만 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에 나쁜 길로 빠지지 않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유도선수 출신 아버지의 영향으로 3살 때부터 유도를 시작했다는 그는 "아버지가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나쁜 길로 안 빠지고 유도만 좋아하고 바라볼 수 있었다. '가슴에 태극기를 단 대한민국 국가대표 유도 선수'가 자신의 꿈이자 아버지의 꿈이었다"며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했다.
재일교포 4세인 추성훈은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유도계의 텃세로 2001년 일본에 귀화했고, 이듬해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추성훈은 "한국 사람들한테 '추성훈 진짜 아깝다. 잘하는데 아깝네'라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그다음 날 신문 1면에 '조국을 메쳤다'는 사진이 나왔다. 그런데 한국에서 악플이 너무 많았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일본에서 사랑받는 것도 아니었다. 일본에서도 악플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일본으로 귀화하면서 한국 이름이 없어졌다. 그래도 한국에 오면 '아키야마'라고 부르는 사람 한 명도 못 봤다. '추성훈은 한국 사람이야'라는 말이 좋다. 제 아픔을 해결해 주는 한마디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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