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명태균 블랙홀'에 의료개혁 동력 상실.. 11일 출범 '여야의정협의체' 돌파구 될까

[이슈] '명태균 블랙홀'에 의료개혁 동력 상실.. 11일 출범 '여야의정협의체' 돌파구 될까

폴리뉴스 2024-11-04 19:18:36 신고

여야의정 협의체가 의료개혁의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연합뉴스]
여야의정 협의체가 의료개혁의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연금·의료·노동·교육 등 4대 개혁과 저출생 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이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윤 대통령의 통화 녹음을 공개한 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로 내려 앉으면서 국정 동력이 완전히 상실된 상황이다.

특히, 의료개혁은 의대정원 문제로 인해 한발짝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의대생들의 이탈이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으나 의료계와 정부의 입장 차이는 조금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11일 의대 증원을 논의하고 의료 차질 사태를 논의할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시키겠다고 4일 밝혔다. 여야의정 협의체가 꽉 막힌 의정갈등을 해소할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의료개혁, 전공의·의대생 반발에 시작도 못해

명태균 국정농단 의혹에 尹 지지율 10%대로 추락하며 동력 상실

4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독한 '2025년도 예산안 정부 시정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연금개혁, 노동개혁, 교육개혁, 의료개혁의 4대 개혁은 국가의 생존을 위해 당장 하지 않으면 안되는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정부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4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은 아직 시작도 못한 상태다.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하면서 시작된 의료 공백으로 응급실 대란, 상급병원 진료 차질이 지속되고 있으며, 의대생들도 휴학계를 내고 수업을 거부하고 있어 의사 배출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이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최근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윤 대통령의 통화 녹음이 공개되면서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10%대로 내려 앉았다.

윤 대통령이 중점을 두고 있는 의료개혁에 대한 국민 여론도 차가워진 상황이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2022년 5월 취임 후 지금까지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인가라는 주관식 질문에 '없다' 또는 '모르겠다'로 답하거나, 아예 응답하지 않은 경우가 74%에 달했다. '의대 정원 확대'를 잘한 일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에 불과했다.

정부와 의사단체의 입장도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올해 의대 정원 재검토 불가, 2026학년도 논의 가능'이라는 입장이지만 전공의를 중심으로 한 의사단체는 '2025학년도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한동훈 "이제 겨울, 11일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野 불참시 여의정 출범"

이런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오는 11일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선언했다.

한동훈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하루하루 날씨가 추워지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보다 시급한 민생은 없다. 그러기 위해 11월 11일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 다 같이 함께 시작하면 더 좋겠지만, 지금처럼 민주당이 계속 전제조건을 강조하며 불참 입장을 고수한다면, 여의정만이라도 우선 출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겨울이 오는 상황에서 더 이상 출발을 미루기는 어렵다"며 "출발에 참여하기로 한 의료계와 정부, 여당 모두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먼저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던 민주당도 꼭 참여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선언했지만 돌파구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단 의료계 내부에서 협의체 참여 여부를 두고 여전히 입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는 기존에 밝힌 대로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의대교수 등은 불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관계자는 "협의체에 제일 중요한 안건은 2025년도 의대 정원 재조정인데, 이것과 관련한 이야기가 있지 않은 한 입장 변화는 없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26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난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면서 "7500명 의학 교육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2025학년도 의대 증원부터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내년에 의대 증원에 반대해 휴학한 의대생(예과 1학년)들이 복귀하면 신입생까지 포함해 기존의 두 배가 넘는 7500명 가량이 수업을 받게 돼 의학 교육이 어렵다는 것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한동훈 대표를 향해 2025학년도 의학 교육 정상화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밑도 끝도 없이 여야의정 협의체만 부르짖는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의 생각이 궁금하다"면서 "협의체에서 논의를 하겠다면 당 지도부 차원에서 2025년 의학 교육 정상화와 모집 정지에 대해서도 이미 입장을 정리했겠죠"라고 썼다.

그는 4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인터뷰 기사를 인용하며 의대생들이 내년에도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내년 3월에도 복귀하지 않으면 2년을 쉬게 된다. 의대생 본인들 커리어에 엄청난 타격이기 때문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는 이 장관의 견해에 대해 "슬프게도 지금의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1~2년 정도의 휴학은 그리 기이한 일이 아니다"며 반박했다.

의협, 비대위 전환시 협의체 참여? 여야의정, 2일 첫 비공개 만찬

여야의정 협의체가 의정 갈등 해소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일단 최대 의사 단체인 의협이 지금은 불참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현 임현택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통과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경우 협의체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대위 체제 전환을 추진하는 의료계 인사는 연합뉴스에 "비대위가 출범하면 전공의들도 대화에 참여하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라며 "전공의와 의대생, 교수, 개원의 등이 비대위를 중심으로 하나 된 의견을 갖고 정부와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미 지난 2일 여야의정 관계자들이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4일 TV조선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를 포함한 여야의정은 지난 2일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논의를 위한 만찬 회동에 나섰다.

정부에선 한덕수 총리와 이주호 교육부 장관, 여당에선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한지아 수석대변인, 야당에선 박주민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위원장과 이정문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참석했고, 의료계에선 KAMC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은 이 자리에서 여야의정협의체 출범을 위해선 핵심 협의 주체인 대한의사협회와 전공의 단체 등이 참여해야 하고, '25년도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해서 정부가 전향적으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 총리는 의료계가 요구하고 있는 '25년 의대 정원 조정' 의제에 대해 "의제 제한은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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