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이 복귀전에서 동점골 어시스트를 기록하고도 7분 뒤 교체아웃되면서 논란이 뜨겁다.
손흥민도 교체 당시 강한 불만을 토로하다보니 축구종가 영국에서도 꽤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약 한 달 전 자신의 발언을 그대로 강행한 셈이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3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애스턴 빌라와 2024-20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홈 경기에서 4-1 역전승을 챙겼다.
토트넘은 전반 32분 고질적인 문제점인 세트피스 수비에 또 약점을 드러내며 로건 모저스에 선제골을 내줬다.
그러나 후반 4분 브레넌 존슨의 동점포에 이어 후반 30분과 34분 스트라이커 도미니크 솔란케가 결승포와 쐐기포를 작렬시켰다. 후반 추가시간 제임스 매디슨이 프리킥 골을 넣어 대역전극을 홈팬들 앞에서 선물했다.
토트넘은 지난달 27일 크리스털 팰리스전 충격패를 지우며 5승 1무 4패(승점 16)를 기록하고 10위였던 순위를 3계단이나 끌어올렸다. 애스턴 빌라는 올시즌 첫 3실점 경기를 맛 보며 승점 18로 5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두 팀 간격이 승점 2점에 불과하다. 토트넘 입장에선 4강권에 진입할 수 있는 찬스를 잡은 셈이다.
이날 경기에선 토트넘의 대역전승 못지 않게 손흥민의 조기 교체 아웃이 논란이 됐다.
토트넘은 전반 32분 세트피스 때 상대 코너킥을 걷어낸다는 게 하필이면 볼이 포로와 굴리에모를 맞고 로저스 앞에 흘러 그의 오른발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후반 4분 브레넌 존슨이 동점포를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 때 손흥민이 천금 같은 어시스트를 했다.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들다가 왼발로 반대편 깊숙하게 크로스를 올렸고 이 때 스트라이커인 도미니크 솔란케와 존슨이 페널티지역 정면 비슷한 지점에서 동시에 달려들었다. 결국 존슨의 오른발을 맞고 볼의 방향이 바뀌면서 골망을 출렁였다.
손흥민의 이번시즌 프리미어리그 3호 도움이다. 손흥민은 지난 2주간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하면서 재활에만 전념했다. 복귀전에서 기분 좋은 어시스트를 작성하면서 더욱 자신감을 갖고 후반전 남은 시간 보낼 동력을 얻은 것이다.
첫 부상 뒤 복귀전이었던 지난달 19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 이어 또 한 번 컴백 무대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도움 올리고 불과 7분 뒤인 후반 11분 교체아웃 지시를 받았다. 예상밖이었다.
손흥민이 어시스트를 통해 자신감을 찾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융통성이 아쉬울 만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부상 재발을 보호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을 수도 있지만 이제 막 도움 올린 선수를 빼는 것에 대해선 영국 현지에서도 물음표를 보냈다.
경기를 실시간 문자 중계하던 영국 공영방송 BBC는 "손흥민은 날카롭고 좋아 보였다. 그가 그라운드를 떠나는 모습에 놀랐다"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이 교체와 관련해) 질문을 많이 받을 것이다. 특히 토트넘이 승리하지 못한다면"이라며 손흥민의 조기 교체에 의문을 드러냈다.
어쨌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벤탄쿠르의 '칼 교체'를 지시했고, 대신 이브 비수마와 히샬리송이 들어갔다. 손흥민은 손가락으로 자기 가슴을 가리키며 '내가 왜 교체?'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더 뛸 수 있다는 표시였다. 벤치에 들어가서도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감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후 토트넘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마다 중계방송사도 벤치에 있는 손흥민을 비춰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용병술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태도를 취했다.
다행히 후반 중반 이후부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용병술이 귀신 같이 적중하기 시작했다. 후반 30분 아크 정면에서의 간결한 패스워크로 솔란케가 역전골을 넣었다. 쿨루세브스키가 도우미가 됐다. 4분 뒤인 후반 34분엔 손흥민 대신 들어간 히샬리송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컷백 패스를 시도해 솔란케가 이날 자신의 두 번째 골이자 승리를 거의 확정짓는 쐐기골을 넣었다.
히샬리송이 다치면서 매디슨이 들어갔는데 매디슨이 프리킥 쐐기골 넣은 것을 고려하면 이날 후반전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용병술은 그야말로 척척 맞아떨어졌다.
경기 뒤 손흥민 질문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가 어떻게 흘러가든 상관없이 손흥민은 55∼60분 이상은 뛰지 않을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무엇보다 좋은 것은 그가 매우 중요한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첫 골을 위한 훌륭한 공을 전달해 우리는 동점을 이뤘다"며 "앞으로 우리가 치러야 할 전투가 많이 남아 있고, 그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영국 매체 더스탠더드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부상에서 돌아왔던 지난번(웨스트햄전)에 60분가량 뛰었을 때 다시 부상을 당했다. 오늘은 무사히 경기를 마쳤다"며 이른 교체가 선수 보호 차원이었음을 강조했다.
다만 손흥민과 대화를 통해 사전에 출전 시간을 언급할 수도 있었을 텐데 손흥민이 강한 불만을 내비친 것을 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상의를 하지 않은 것 같고, 실제 그렇다고 시인했다.
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지도 철학 때문이다. 손흥민은 에이스이자 주장이기 때문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좀 더 우대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이전부터 "NO"를 외쳤다.
손흥민은 지난 9월27일 유로파리그 가라바흐전에서 허벅지를 다쳐 다음 경기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를 쉬었다. 당시 취재진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손흥민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물었는데 그는 자신이 모든 것을 틀어쥐고 행동하겠다고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출전시간을 논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안 한다. 난 합의로 결정을 내리지 않는 편이다"며 "손흥민 같은 선수와 예전에도 같이 일을 해봤다. 손흥민은 늘 뛰고 싶어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손흥민과 차 한 잔 하면서 '출전시간을 이렇게 조정하면 너도 좋고 나도 좋다'는 말로 팀의 경쟁력을 떨어트리고 싶진 않다"고 딱 잘라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출전 시간 논의 안하고 손흥민이 차라리 내게 실망하는 게 낫다. 내 결정이고 내 책임이다. 결정하고 나서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운명이다"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 SPOTV 중계화면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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