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친한계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4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의 통화 녹취 공개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들의 요구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 냉담하게 반응하고 나는 모른다고 얘기하면 그것은 타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야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헌과 탄핵에 대해서는 “임기단축이나 탄핵 자체가 헌정중단”이라며 “집권여당이 그걸 받아들인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고 잘라 말했다.
대통령실 ‘尹, 11월 말 입장 표명’…“尹, 정면대응 해야”
김 최고위원은 (명태균과의 통화 녹취 공개에 대해) 윤 대통령의 입장 발표가 필요하냐는 질의에 “개인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라며 “김 여사 부분도 마찬가지인데 해명할 게 있으면 해명하고, 사과할 게 있으면 사과하고 넘어가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김 여사 문자를 보면 ‘내가 이걸 하면 지지도가 떨어질까 봐 못하겠다’라는 주장을 하는데 사실은 하기 싫다는 것들을 에둘러 얘기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돌려돌려 얘기하다가 지지도는 하락하고, 당과 용산 대통령실 모두가 늪으로 빠져들어 갔는데 이런 식의 대응은 적절치 않다”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 시기에 대해 브라질 해외순방 이후 11월 말쯤 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집이 불 나서 훨훨 타고 있는데 일주일 뒤에 내가 물 갖고 올게라고 얘기하는 것과 별로 다를 게 없다”라고 했다.
그는 “그냥 지켜보고만 있으면 결국은 국민들의 요구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 냉담하게 반응하고 나는 모른다고 얘기하면 그것은 타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그런 식으로 시기를 끈다고 해서 이게 가라앉을 부분인지. 이것은 정면대응을 해야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일이 오는 15일인데 최소한 이번주에 윤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의사표명을 해야 되냐는 질의에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것은 이 대표의 재판과는 별개고 우리가 떳떳해야 이 대표에 대해서도 더 맹렬하게 공격을 하거나 비판을 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문제점을 인정하는 사람들도 한참 얘기하다 보면 기승전 ‘그래서 김건희는?’ 이렇게 나오면 모든 대화가 거기에서 끊긴다”라며 “너희들이 김 여사 문제를 해명하지 않는 한 당신들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것이니까 그런 것들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우리가 해야 될 일을 해야 된다”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뭘 알아야 얘기 하는데…용산에서 답 없었다”
김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녹취 공개 후 4일 동안 아무런 메시지를 내지 않은 이유에 대해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는 뭘 알아야 얘기를 할 것 아닌가? 내용을 알아야 거기에 대한 대응을 할 수가 있는데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명 씨 사태가 터지자마자 저희 쪽에서 용산에 ‘내용을 알려달라, 그래야 당에서 적극적으로 대응을 할 것 아니냐’ 그렇게 얘기를 했지만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만났을 때 ‘명태균 사태는 어떻게 된 겁니까’라고 여쭤봤는데 대통령의 반응은 ‘뭐 그거 별거 아니다, 과장된 것’이라 얘기 하신 걸로 알고 있다”라며 “본인들이 그렇게 얘기하셨지만 저희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뭘 어떻게 대응해야 될지를 알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만약에 말을 했다가 그와 상반되는 증언이라든가 진술이라든가 녹취가 나오면 당 자체가 또 거짓말을 했다는 식으로 될 것”이라며 “저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이 없었고 용산에서 대응하고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드린다는 측면도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용산의 결자해지를 기다린 것이냐는 질의에 “왜냐하면 당에서 얘기를 하면 또 용산에 상당한 부담이나 압박으로 비칠 수도 있고 언론에서 어떻게 얘기할지도 모르겠고 그런 측면에서 침묵을 하고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용산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었냐는 질의에 “늘 그랬듯이 반응이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라며 “친윤과 비윤을 포함해서 중진들과도 계속 연락을 하고 주변에 있는 분들하고도 계속 얘기를 하면서 어떻게 가야 될 것인가 논의를 했는데 국정쇄신 필요성에 반대하는 분은 하나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는 친윤 쪽에서도 ‘윤 대통령이 국정쇄신을 해야 된다’라는 얘기를 했던 걸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친윤 중진의원들도 대통령실을 향한 인식이 예전과 다르냐는 질의에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조를 그대로 가고 쇄신을 하지 않겠다고 나온다면 거기에 동조할 의원들이 있겠나?”라며 “어차피 국회의원들이라는 것은 국민들, 유권자들의 표를 먹고사는 존재인데 여론이 이렇게 나빠지고 있는데 그냥 갑시다라고 얘기한다면 그분은 정치인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야권의 임기단축, 탄핵은 받아들일 수 없어”
한편 한 대표는 4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대국민 사과와 쇄신 개각, 대통령실 참모진 전면 개편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과 특별감찰관 임명도 재차 촉구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께서 걱정하시는 부분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한 대표가 재차 주장한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 “만약 지금 의총에서 특별감찰관과 투표를 한다면 아마 압도적으로 찬성을 할 것”이라 말했다.
그는 야권의 장외집회와 일부 인사들이 얘기하는 탄핵에 대해서는 “임기단축이나 탄핵 자체가 헌정중단”이라며 “집권여당이 그걸 받아들인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얼마나 큰 후유증을 남겼는지는 우리 국민들께서 다 아실 거다. 미국이 250년이나 대통령제를 하면서 왜 단 한번도 탄핵을 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알겠더라”라며 “그런데 190석이 넘는 영향력을 가진 야권이 의회가 아닌 길거리 정치를 하겠다는건 저희가 받아들일 수가 없다. 탄핵도 말이 안 되고, 임기단축 개헌이라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정진석 ‘문제 없다’ 발언은 ‘책임윤리’ 도외시한 것”
김 최고위원은 지난주 금요일 국정감에서 정진석 실장이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중 대통령의 워딩에 대해 ‘정치적 법적 상식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라고 밝힌 것에 대해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정무적 위치에 있는 분이고 내란이나 외환죄를 제외하고는 형사적으로 소추하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정치적 특권을 부여한 것”이라 밝혔다.
그는 “그런데 지금 용산에서 나오는 발언들을 보면 대통령의 고도의 정무적 직업을 법률적 위치로 치환시켜버리는 듯 한 느낌이 든다”라며 “정치인의 책임윤리가 있는데 이걸 법률적인 공소시효 논란으로 치환시켜서 넘어가려는 듯 한데 그걸 국민들이 받아들이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9일까지는 대통령 임기가 시작하기 전이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 10일부터 했으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부여된 고도의 정치적인 책임윤리를 도외시한 것으로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어도 정치적이나 도의적으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냐는 질의에 “뭐 당연한 것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민주당의 ‘독소조항 삭제한 특검법’ 제안은 던져보는 얘기”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에서 주장하고 있는 독소조항을 삭제한 새로운 김 여사특검법으로 협상할 수도 있다는 주장에 대해 “그건 민주당이 그냥 던져보는 얘기”라며 “민주당은 한쪽으로는 특검을 하자면서 한쪽으로는 길거리로 나가고 있는데 도대체 뭐가 진심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니까 국회를 통해 정상적인 헌법질서에 따라서 행동을 하겠다는 건지, 아니면 이거 다 때려 부수고 길거리에 나가서 하겠다는 건지. 지금 양쪽 다 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지금 던지는 얘기들은 진정성이 없다”라고 일축했다.
“김영선 ‘명태균 의견 개진이 민주주의’ 발언은 비논리적”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지검에 출두하며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공천 관련 의견을 전달한 것은 민주주의라고 밝힌 것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내용이니까 제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이지만 김 전 의원이 얘기가 합리적이라든가 논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분은 별로 없을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명 씨 같은 분이 윤 대통령과 김 여사와 나눴던 대화녹취들을 계속 떠들어대면서 거의 두 달 가까이 대한민국 정치를 다 휘집고 있는데 거기에 관여가 되지 않은 정치인이 도대체 누구인가”라며 “이것이 국민들이 바라보는 올바른 정치인지. 국민들이 아마 굉장히 실망하고 계시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준석과 명태균 대화, 정략적…김 여사 지역구 이동 개입 진실은 밝혀야”
김 최고위원은 뉴스토마토가 오늘 보도한 이준석 의원이 김 전 의원의 기자회견을 반대하며 ‘한동훈의 포지션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이 전 대표하고 명 씨와의 관계가 정확히 확인돼야 될 것 같은데 이 전 대표가 밝힐 필요가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칠불사 회동의 진실이 잘 뭔지 모르겠다며 “분명한 것은 그 이후에도 이준석과 명태균 두 사람은 상당히 긴밀하게 연락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라며 “서로가 이심전심으로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던 사이가 아닌가”라고 추측했다.
그는 “더 놀라운 게 지금 이 전 대표하고 명 씨와의 대화를 보면 진실이 무엇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로 인해서 한동훈에 대해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것인가 없을 것인가 이게 더 핵심인 것 같다”라며 “어떻게 보면 굉장히 정략적이고 정치공학적인 얘기를 계속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의 지역구 이동에 개입한 것은 맞다고 보냐는 질의에 “알 수는 없다. 증거가 없으니 얘기를 할 수는 없지만 이 전 대표가 김 여사하고 대화를 나눈 것들을 자기들이 갖고 있다는 이런 보도가 나오니까 그런 것들을 공개해서 무엇이 진실인지를 밝히는 게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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