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ODE TO BALLERINA 페라가모 발레리나 슈즈 촬영을 앞두고 있던 터라 발레 이야기를 암시하는 듯한 인비테이션이 무척 흥미로웠다. 토슈즈 스트랩 힐부터 세컨드 스킨 드레스, 레오타드 보디수트와 타이츠까지. 맥시밀리언 이비스가 제안한 발레 코어 룩은 콰이어트 럭셔리 발레 코어 룩을 입고 싶은 이들에게 큰 영감을 줄 아이템으로 가득했다. 다 함께 발레 교습소에 가는 듯한 피날레도 인상 깊었다.
2 BREAKING GLASS 디아티코의 쇼장이던 거대한 컨테이너가 비밀의 문처럼 열렸다. 그 안에 있었던 것은? 형태와 색, 디테일이 모두 다른 수십 개의 크고 작은 앤티크 샹들리에! 쇼장에 들어선 모든 이들은 하나같이 보물 창고에 초대받은 듯 이 광경을 눈에 담기 바빴다. 쇼의 테마는 ‘이별’. 서정적인 멜로디 위에 유리 깨지는 소리가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는데, 이는 실제로 샹들리에를 깨뜨려 녹음한 쇼 음악이었던 것. 수십 개의 샹들리에가 빛에 반사되며 반짝이는 모습과 이별을 대변하는 듯한 유리 깨지는 소리의 공감각적 대비가 인상적이었던 디아티코의 쇼 쇼 쇼!
3 SEE YOU KARINA! “기자님, 우리 어디에서 본 적 있지 않아요?” 프라다의 앰배서더가 된 카리나를 촬영하는 날, 그는 만나자마자 대뜸 이렇게 물었다. “촬영은 처음인데…” 하며 얼버무리던 찰나, 올해 초 프라다 맨즈 컬렉션에서 겹겹의 프레스 사이를 어렵게 비집고 들어가 그의 인터뷰를 딴 날이 떠올랐다. 그가 했을 수많은 인터뷰 중 1분도 채 되지 않을 그 짧은 순간을 기억해준, 다정하기 그지없는 기억력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촬영은 무척 순조로웠다. 더 예쁜 순간을 담고 싶어 한 에디터의 마음을 이해하고 즐겁게 함께해준 카리나 덕분임은 물론! 앰배서더로서의 공식적인 첫 쇼를 함께할 수 있어 기뻤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 만나요, 카리나!
4 VOICES OF SEOUL 촘촘한 컬렉션 스케줄 도중 기쁜 소식도 들려왔다. 바로, 이탈리아국립패션협회(CNMI)와 한국 패션 브랜드가 협약을 체결했다는 것! 이를 기념하기 위해 본봄, 잉크, 줄라이칼럼, 므아므, 유저가 힘을 합쳤다. 이들은 ‘공명: 서울의 울림’이라는 주제의 전시를 통해 한국 패션의 저력을 보여주며 밀라노를 매혹했다는 평이 대세. 더욱 글로벌해질 다섯 브랜드가 앞으로 펼칠 활약상을 기대한다.
5 HBD SUNNEI 전투적인(?) 컬렉션 취재로 지쳐갈 무렵 고유의 신선한 기운으로 머리를 환기시키는 브랜드들이 있다. 이번엔 론칭 10주년 생일 파티 겸 런웨이를 펼친 써네이가 그랬다. 웨드 앤더슨의 사진이 떠오르는 동화 같은 베뉴에서 흘러나오는 귀여운 재즈풍의 생일 축하곡부터 꽤 길고 복잡한 런웨이를 걷다 실수하는 시니어 모델들까지. 모든 순간이 마치 의도된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써네이식 위트는 이번 시즌에도 성공!
6 AMAZING CRAFTMANSHIP 토즈 쇼장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보인 건 시그니처인 고미노 슈즈를 바느질하는 모습! 한눈에 다 담기 어려운 길고 긴 테이블에 무려 30명가량의 장인들이 일렬로 서서 섬세한 작업을 시연하는 놀라운 크래프트맨십의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늘 컬렉션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생생한 장인정신을 뚝심 있게 전하는 토즈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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