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일용근로소득’ 건보료 검토에...“일용직 생계 불안정성 반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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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건강보험 당국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자 일용근로소득에도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검토안을 내놨다. 이에 노동계에서는 일용직 근로자들의 생계 안정성에 우려를 표했다.

4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건보당국은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보험료 부과 재원을 지속해서 발굴하고 새로운 형태의 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현행법상 건보료 부과 대상 소득이지만 관행적으로 보험료를 매기지 않는 ‘일용근로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등 보험료 부과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소득세 대상에 포함되는 일시 소득의 경우 자진 신고하게 하고, 사전에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일용근로자는 특정 고용주에 고용되지 않은 채 3개월 미만 근로하며 일급이나 시급의 형태로 급여를 받는 근로자를 말한다.

건강보험법 시행령 제41조에 따르면 건보료 부과 소득은 이자소득, 배당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 등이다. 

일용근로소득은 근로소득에 포함되나, 일당 15만원까지는 비과세이기 때문에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일급 15만원이 넘어갈 시에만 6%의 단일 세율을 적용한 뒤 소득세의 55%를 공제해 세금을 부과한다.

국세청은 일용근로소득에 대해 소득세법 제14조 제3항 제2호에 따라 종합과세에 포함하지 않고 분리과세하고 있다.

그래서 원천징수의무자가 일정 요건을 충족한 일용근로자에게 근로소득을 지급할 때 원천 징수해 세금을 납부하면 일용근로자의 납세의무는 종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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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는 이 같은 건보료 부과 검토안에 우려하는 입장을 내놨다. 직종과 절기마다 수익 편차가 큰 일용근로소득에 일괄적으로 건보료를 부과하겠다는 검토안은 일용직 근로자들의 생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국건설노동조합 조은혁 정책국장은 “일용직은 소득이 워낙 부침이 심하고 일용직마다 편차가 크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근로소득이 올라갔다는 사실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회보험 제도 자체가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정부가 관리하지 않는 상황에서 건보료 부과만 검토한다고 하면 나라 행정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정책국장은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되지 않았지만, 실제로 해당 검토안이 법제화 수순에 들어간다고 하면 의견서를 내거나 공동행동을 전개해나갈 입장”이라고 했다.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노노모 김세정 노무사는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건보료를 부과하지 않았던 이유가 취약계층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는데, 취약계층이라는 게 단순히 임금 수준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비상시적인 노동 제공에 따른 생활의 불안정성이라는 특수성이 반영됐어야 했다”고 짚었다.

이어 “건설업계에서는 경기 악화로 임금을 싸게 매길 수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많이 고용하고 있다. 일당 15만원조차 벌지 못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면서 “최소한 직종별 조사가 이뤄졌어야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