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학술원은 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빌딩에서 일본 국제문화회관(International House of Japan, IHJ)과 함께 '한·일 경제협력' 컨퍼런스를 열었다고 밝혔다.
한·일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와 경제안보 협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에는 김현욱 경제안보비서관과 윤덕민 전 주일대사를 비롯해 이한주 뉴베리 글로벌 대표이사 회장, 미야자와 겐 야후재팬 전무이사,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 스즈키 가즈토 도쿄대 교수 등 양국의 스타트업, 벤처, 지정학 및 경제분야의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개회사에서 "최종현학술원이 최근 두 달간 양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1년 내 한일관계가 좋아질 것이다'라는 기대감을 높은 수치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컨퍼런스는 스타트업과 경제안보에서의 협력이 양국간 어떤 상호보완성이 있는지, 이를 어떻게 실질적 성과로 만들어 낼 지, 나아가 지속가능한 상생 발전을 도모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주최 측인 일본 국제문화회관 제임스 콘도 회장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시기인 가운데, 한일 양국이 힘을 합치면 또 하나의 힘의 집단이 될 수 있다"며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모멘텀이 활발한 지금, 한일 재계 뿐만 아니라 정부차원에서 양국의 경제협력에 대한 구체적 실행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컨퍼런스 기조연설자로 나선 윤덕민 전 주일대사는 "북한 핵무장과 중국의 부상, 미 대선 결과에 따른 국제 정세의 변화 등 한일 양국이 공통으로 마주한 지정학 리스크에 대한 한일 간 전략적 협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대사는 "현재 유럽 중심인 G7(주요 7개국)을 한국과 호주가 참여함으로써 인도 태평양의 이슈들도 다룰 수 있는 G7으로 만드는 것이 일본에 있어서도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에카와 나오유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서울사무소장은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 낮은 에너지 자급률, 마주한 지정학 리스크 등 한일 양국이 안고 있는 과제가 비슷하다"며 "일본과 한국은 VC(벤처캐피털)의 투자 금액이나 VC로부터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의 수, 그리고 유니콘의 수 등도 미국, 유럽, 중국, 인도에 비해 일본도 한국도 매우 적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마에카와 소장은 "두 나라의 스타트업 생태계의 연결이 더욱 강화되어야 하며 특히, 창업교육부터 인큐베이팅, 자금조달 및 엑시트(투자금 회수)까지 비즈니스 모델의 전 단계에 걸친 협력 강화가 필요하며 궁극적으로는 한국과 일본의 스타트업이 양국에서 동일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강조했다.
대담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의 문화는 분명한 차이가 있지만 양국의 장점을 활용해 스타트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은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이사는 "일본의 원천 기술과 부품은 세계적 경쟁력으로 인정받고 있기에 이를 활용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한국 스타트업 시장에 대한 니즈가 크다"며 "한국 소비자들은 변화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이를 테스트베드(testbed)로 활용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제안보 협력 세션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현욱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은 "지난해 3월, 12년 만에 양국 정상 간 셔틀 외교가 재개되며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었고 협력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양국 정상이 경제안보대화를 설치하기로 합의한 이후 양국은 글로벌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로서, 반도체·배터리·핵심광물 등의 공급망 안정, 핵심신흥기술 협력, 기술보호 공조 방안 등 다양한 경제안보 분야의 협력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대담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일 양국이 1인당 에너지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라는 세계 최상위권이면서도 에너지 보존량은 없기 때문에 에너지 수입 의존도도 세계 최상위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고, 양국 모두 전력망, 천연가스망, 석유망이 고립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수십 년간 양국이 독립적인 에너지 공급 밸류체인을 구성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민간의 협력을 통해 벨류체인을 공유하려는 작업이 우선 시작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한국, 일본, 중국 등의 국가들이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를 수입하는 주요 경로로 사용되는 말라카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일 양국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보다 견고한 경제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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