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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친서방 성향의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재선에 성공했다.
3일 (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산두 대통령은 98% 개표율에서 54%의 득표율을 얻어 승리를 확정했다. 친러시아 정당의 지지를 받는 알렉산드르 스토야노글로 전 검찰총장은 46%를 득표했다. 집계에는 해외 유권자 투표 일부만이 집계됐는데 산두 대통령을 지지한 비율은 해외 유권자가 더 높았다.
이날 결선투표에는 168만여명의 유권자가 참여해 투표율은 약 54%를 기록했다.
산두 대통령은 국민투표로 재선에 성공한 첫 몰도바 대통령이 됐다.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산두 대통령은 2030년까지 유럽연합(EU) 가입을 목표로 내세우며 올해부터 EU와 협상에 나서고 있다. 그는 승리선언에서 “친애하는 몰도바 국민 여러분, 여러분이 역사책에 기록될만한 민주주의의 교훈을 줬다. 자유, 진실, 정의가 승리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는 친서방 성향의 후보와 친러시아 성향 후보가 맞붙으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모았다. 경쟁자인 알렉산드르 스토야노글로 전 검찰총장은 부패 척결 실패를 이유로 산두 대통령으로부터 해임된 인물로, 그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EU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러시아와 관계도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우크라이나와 루마이나 사이에 있는 몰도바는 구소련에 속했다가 독립한 인구 330만명의 소국이다. 인구의 30%가 넘는 최소 111만명이 해외에 거주하고 있어 해외 유권자들의 표심이 선거의 향방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히는 가운데, 러시아가 해외 유권자를 대상으로 선거조작을 시도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인 스타니슬라브 세크리에루는 이날 엑스(X, 옛 트위터)에 “오늘 몰도바 국민들이 대선 결선 투표를 하는 동안, 러시아가 우리 선거 과정에 대대적으로 간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권자들이 특정장소로 이송되고 있다는 보고, 해외 투표소의 폭탄위협, 분리독립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의 기록적인 투표율 등이 그 증거라고 주장했다.
앞서 산두 대통령은 1차 투표도 러시아 개입으로 공정하지 않게 치러졌다고 주장했다. 친러시아 사업가 일란 쇼르를 중심으로 약 15만명의 유권자가 금품을 받았단 것이다. 러시아는 몰도바 측의 선거 개입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산두 대통령이 재선을 확정 지은 직후 자신의 엑스에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몰도바와 몰도바 국민의 유럽 통합적인 미래를 향해 계속 협력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앞서 EU 가입 찬반을 놓고 지난달 20일 치러진 몰도바 국민투표에서는 ‘찬성’이 50.35%의 지지율로 과반 득표에 가까스로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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