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박응서 기자] 고려아연을 경영하겠다고 적대적 M&A에 나선 영풍의 석포제련소가 2개월가량 조업을 멈춘다. 영풍이 운영하는 석포제련소는 10년 넘게 환경오염 위반과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고려아연 경영권이 영풍에 넘어갈 경우 ESG 경영을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영풍은 경상북도가 지난 2019년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발생한 폐수 유출 관련 조업정지 행정처분에 대해 반발해 조업정지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영풍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이번에 대법원에서도 영풍 측 주장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영풍은 경북도를 상대로 낸 영풍석포제련소 조업정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해 조업정지 1개월 30일(60일)을 확정받았다고 지난 1일 공시했다. 조업정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영풍은 2019년 폐수 유출과 관련해 물환경보전법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으로 4개월이라는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후 1개월 30일 조업정지로 감경을 받았다. 하지만 영풍은 일시 사고로 폐수가 공장 안에서 모두 회수됐다며 조업정지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또 지난 1일 대구지법 형사항소5부(부장판사 김상윤)는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영풍과 A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영풍에 벌금 1000만원, A씨에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영풍은 수질오염물질을 배출한 혐의와 관할 관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않고, 지하수를 개발해 이용한 혐의와 용수적산유량계를 부착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석포제련소에서 2007년 1월 허가받지 않은 지하수 관정 14개를 설치하는 등 2019년 8월까지 관정 52개를 이용해 취수되는 지하수를 아연제련과정에서 황산 공정 세정수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영풍 석포제련소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9개월 동안 노동자 3명이 목숨을 잃었고, 3명이 다쳤다. 또 1997년부터 25년 동안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근로자 14명이 사망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2022년 12월 103개 허가조건 이행을 전제로 통합환경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통합환경허가에도 불구하고, 영풍은 허가 전 위반 사례를 반복하면서 2023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13건에 달하는 환경법을 위반해 적발됐다.
업계 관계자 B씨는 “영풍이 수천억원을 투입해 환경 개선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환경 위반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에까지 참여한다면 국내 관련 사업장에서 ESG경영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 영풍 석포제련소 사건사고가 고려아연 사업장에까지 번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달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처음으로 국정감사에 출석한 영풍의 실질적 소유자인 장형진 고문에게 영풍 석포제련소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책을 요구했지만 장 고문은 현장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냈을 뿐 아니라 책임 회피에 급급하면서 여야 의원들의 분노만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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