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션소설'블러핑'31] '황해도 총잡이' 안중근에게 권총을 전해준 구두리

[팩션소설'블러핑'31] '황해도 총잡이' 안중근에게 권총을 전해준 구두리

헤럴드포스트 2024-11-04 04:55:00 신고

3줄요약
삽화=윌리엄
삽화=윌리엄

1909년

황해도 총잡이, 안중근

 송상은 조선 최대 규모의 보부상 조직으로 물류와 무역의 활로를 확장하는 반면 일 본 상인들을 비롯한 열강들의 무차별적인 상권 장악에 대항하여 조선의 상권을 지 켜 내야만 했다.

구본창 대방은 아들인 구두리 도반수를 불렀다.

“두리야, 이제 내 나이도 환갑을 넘겼으니 이제 이 송상을 네가 맡아 줘야겠다.” 

“아버님, 저는 아직 송상을 맡을 자질이 안 됩니다. 아버님께서 더…”

“아니다. 요즘 일본 놈들의 움직임이 수상해. 그동안 일본 놈들이 강제적으로 우리를 해체했지만, 다시 우리는 이렇게 일어섰다. 우리 송상이 조선 보부상의 자존 심이야. 일본 놈들이 우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고. 우리 송상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느냐?”

“지밀원의 정보력입니다.”

“그래! 지밀원 요원들의 희생으로 모아 온 정보들은 우리를 더욱더 강하게 하고, 적들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이제 이 정보를 쓸 데가 온 것 같구나. 일본 놈들의 동양척식주식회사 사업을 지금 막지 못하면 우리 조선인은 모든 농토 와 광산을 잃게 된다. 시간이 없다!”

이때 문밖에서 인기척이 난다.

“대방 어른! 치구입니다.”

“어서 들어오게!”

“중요한 결정을 할 게 있어서 자네를 오라 했네.”

지밀원장인 임치구는 무언가 긴박한 상황이 온 것을 직감했다.

“송상을 이제 구두리와 자네에게 맡기려 하네.”

“어찌 그런…”

“이건 이미 결정한 사항이니 무조건 나의 뜻을 따라주게.”

“알겠습니다. 대방 어른!”

“이토를 암살하려는 우리 조선 청년이 있네.”

“이토를!”

구두리와 임치구는 너무 놀랐다.

이토를 암살하려는 계획이라니!

“안중근이라고 자네들도 들어본 이름 일거야.”

“아! 황해도 총잡이 독립군!"

임치구는 단번에 안중근을 기억해 냈다.

“안중근이 쓸 권총과 필요한 자금을 하얼빈에서 전해줘야 할 텐데 누구를 보내는 것이 좋을까?”

구두리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제가 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구본창 대방은 아들의 호기가 마음에 들었다. 임치구가 옆에서 거들었다.

“도반수가 가는 것도 좋은데, 마침 우리 지밀원 요원이 러시아에 있습니다. 약 50 명 정도는 되니까 러시아 현지 요원을 투입하면 됩니다.”

구본창 대방은 흔쾌히 승낙하고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이야기했듯이 이제 대방 자리를 구두리에게 넘기려고 하니 자네가 잘 보 살펴 주게. 이제 도반수도 나이가 서른 일곱이니 때가 된 거지. 젊은 친구들이 이제 송상을 이끌고 나가야지 않겠나?”

대방의 결심이 굳어진 걸 알고 임치구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네. 자네만 믿네.”

“앞으로 제가 잘 모시겠습니다.”

“형님! 모시다니요? 말도 안 되는 이야깁니다.”

“대방으로 취임하면 존대해야지. 그래야 위계질서가 서는 법이야.”

대방은 흐뭇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너희들의 세상이야. 일본 놈들에게 혼쭐을 내 줘! 허허허”

“신임 대방에 대한 공포는 언제쯤…?”

“내일 당장 하도록 하세. 길게 끌 필요 없지.”

구두리의 대방 취임 소식은 사발통문으로 전국의 보부상단에 알려졌다. 다음 날, 임치구의 직속 부관인 박영선은 안중근에게 전해줄 벨기에 자동권총과 거사 자금을 가지고 러시아로 향했다. 벨기에 자동권총은 브라우닝 M1900으로 임치구가 애용하는 호신용 권총이었다. 박영선은 러시아 지밀원이 관리하는 신문사인 대동공보사 기자 이강에게 권총과 자금을 건네주며 안창호에게 전달해달라고 부탁하였다. 대동공보사는 1908년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교포 단체가 창간한 신문사로 지밀원의 자금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발행인 명의를 러시아의 퇴역 장성 출신 변호사인 미하일로프로 하였고, 매주 일요일과 수요일 2회씩 발간하였다.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이토 히로부미는 러시아 재무장관 블라디미르 코콥초프와 회담하기 위해 하얼빈역에 도착했다. 이토는 러시아 재무대신 블라디미르와 열차안에서 30분 정도 회담을 마치고 러시아 군대의 사열을 받기 위해 하차하였다. 워낙 수행원들이 많아서 도저히 누가 이토인지 안중근은 분간할 수 없었다. 낙담하던 순간, 현지 일본인 환영객 중 누군가가 이토의 이름을 부르자 이토가 뒤를 돌아서서 손을 흔들었고 이를 놓치지 않고 안중근은 이토의 얼굴을 처음으로 확인하였다. 안중근은 권총 3발을 이토의 급소에 쏘았다. 일곱 발의 총알 중 나머지로 옆에 있던 수행비서관 모리 타이지로, 하얼빈 주재 일본 제국 총영사 가와카미 도시히코, 남만주 철도의 이사 다나카 세이지로를 쏘았다. 멀리서 쳐다보던 박영선은 러시아군에게 끌려가면서도 당당한 안중근을 보며 눈시울을 적셨다. 나라를 잃은 설움이 복받쳐 올랐다.

‘우리가 힘이 강한 독립 국가라 면 이런 희생도 없었을 텐데’

 

[팩션소설'블러핑'3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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