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운명이 묘하다.
지난해 3월 토트넘에서 경질 수모를 당한 뒤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 지휘봉을 잡아 승승장구하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충격적인 참패를 당하며 연승 행진이 중단됐다.
공교롭게 콘테 감독이 충격패를 당하고 몇 시간 뒤 토트넘은 난적 애스턴 빌라를 홈으로 불러들여 4-1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나폴리는 지난 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세리에A 11라운드 아탈란타와의 홈 경기에서 상대 간판 스트라이커 아데몰라 루크먼에 멀티골을 내주는 등 혼이 제대로 난 끝에 0-3으로 지고 말았다.
개막전 엘라스 베로나전 0-3 완패 뒤 9경기에서 8승1무를 질주하던 나폴리는 10경기 만에 패배의 쓴 맛을 봤다. 승점 25를 기록하면서 선두는 유지했으나 이날 나폴리를 이긴 아탈란타(승점 22)에 한 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나폴리는 김민재가 핵심 수비수로 활약하던 2022-2023시즌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을 일궈냈다. 나폴리 레전드이자 세계 축구의 전설인 디에고 마라도나가 뛰던 1990년 이후 33년 만에 일궈낸 우승이었다.
그러나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우승 직후 팀을 떠나고 김민재 역시 지난해 여름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팀은 어수선해졌다. 결국 2023-2024시즌 감독이 두 번이나 바뀌는 우여곡절 속에 세리에A 10위에 그쳤다.
나폴리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이탈리아 명장 콘테를 데려왔다. 콘테는 부임 초기 연승 행진을 달리며 나폴리의 부활을 외쳤지만 아탈란타전에서 제대로 혼 났다.
아탈란타는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팀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 신화를 달성했던 바이엘 레버쿠젠을 이길 만큼 내공이 탄탄한 팀이었는데 나폴리마저 집어 삼켰다.
아탈란타는 전반 10분 페널티지역을 중심으로 가로지르는 패스를 수 차례 하다가 루크먼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발리슛을 꽂아넣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루크먼은 전반 31분엔 아크 왼쪽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중거리포를 꽂아넣어 2-0은 만들었다.
아탈란타의 3번째 골 주인공은 교체투입된 마테오 레테기였다. 후반 추가시간 라오울 벨라노바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발리슛으로 완성했다.
콘테 감독이 할 말을 잃게 만든 90분이었다.
콘테 감독은 직전 라운드에서 전통의 강호 AC밀란을 2-0으로 완파한 뒤 토트넘에 대한 독설을 쏟아냈다.
콘테 감독은 2021년 11월 당시 리그 9위에 있던 토트넘에 부임해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리면서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가져왔다. 콘테 감독이 중도 경질된 2022-23시즌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순위는 8위였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끈 2023-24시즌은 5위로 마무리했다.
이를 근거로 콘테 감독은 "난 토트넘에서 많은 것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기적을 요구하면, 난 속도를 내 선수단에서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지만, 이것이 반드시 우리가 우승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라며 "난 토트넘에서 가능한 최대치를 뽑아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것이다. 마침 콘테는 승승장구하고 토트넘은 크리스털 팰리스에 패하는 등 크게 주춤한 터라 콘테의 발언이 각광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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