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의과대학생들의 휴학 승인을 각 대학 자율에 맡기기로 한 가운데 졸업을 앞둔 본과 4학년도 대부분 휴학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의사 국가시험을 봐야 했던 본과 4학년이 대거 휴학을 택하면서 당장 내년 의사 공급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교육부는 본과 4학년의 휴학·복귀 규모 윤곽이 드러난 이후인 이달 말 이후 의사 국가시험 추가 시행 여부를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이 의대생 휴학을 승인했다.
경상국립대와 충북대 등 일부 국립대 역시 휴학계를 제출한 학생들의 휴학을 승인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나머지 대학도 이달 말까지는 휴학계를 수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제출된 휴학계를 모두 승인했거나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본과 4학년들의 휴학도 상당한 규모로 발생할 것으로 점쳐진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22일 기준 본과 4학년 재적생 3천88명 중에 3.4%인 104명만 출석했다. 나머지는 거의 휴학계를 제출한 인원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당장 내년 의사 배출 차질은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의사 국가시험은 임상실습 기간(2년간 총 52주, 주당 36시간)을 채운 의대의 졸업자나 6개월 이내 졸업 예정자가 합격했을 때 면허를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통상 9∼10월 실기, 이듬해 1월 필기 순서로 치러진다.
그러나 본과 4학년생들의 수업 거부와 휴학으로 내년 졸업 예정자 신분을 얻지 못하고, 실습 기간도 채우지 못하게 됐다.
본과 4학년이 일찍 돌아왔다면 연내 추가 시험도 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지만, 지금으로선 물 건너간 상황이다.
올해 9월 시행된 의사 국가시험 실기에는 347명이 최종 응시했다. 예년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매년 3천명가량 배출되던 의사 국가시험 합격자 역시 10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의사 인력 양성 차질의 파급 효과는 당장 내년뿐 아니라 향후 몇 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부른다.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한 후 상당수는 인턴 1년, 레지던트 3∼4년인 전공의 수련 과정을 밟는데, 우선 이 같은 전공의 수급이 타격을 받는다.
전공의 수련을 모두 마친 후에는 특정 과목의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전문의 시험을 보게 돼 있다. 자연스럽게 전문의 공급도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내년 의사 국가시험 합격 인원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앞으로 4∼5년 후 전문의 공급이 2천명 이상 빠지는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아울러 군의관,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수급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교육부가 의대생에 대한 특혜라는 비판을 감수하고도 수업에 돌아오는 의대생을 유급시키지 않겠다는 둥 각종 '당근'을 내세우며 복귀를 설득해온 것 역시 의사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 때문이기도 했다.
의료인의 안정적인 공급이 국민 건강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라고 판단해서다.
교육부는 우선 각 대학의 의대생 휴학 승인이 마무리되는 이달 말까지 상황을 지켜볼 방침이다.
이후 최대한 '펑크' 기간을 줄일 수 있는 방안 등을 모색해볼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1학기 휴학계만 승인한 대학도 있어 2학기 휴학 승인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 중에는 4학년 1학기까지 실습을 끝내고 2학기는 중요한 실습 일정 없이 의사 국가시험을 준비하도록 하는 곳도 있다"며 "2학기에 복귀해 반년이라도 일찍 졸업하려는 본과 4학년도 있을 수 있는 만큼, 그런 학생들을 위해 추가 시험 여부를 소관 부처와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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