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염재인 기자] HD현대가 인력난 등 극복을 위해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조선소' 구축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2030년까지 총 3단계에 거쳐 스마트 조선소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재 인력 부족이 계속되는 만큼 스마트 조선소의 단계별 구축 과정에서 외국인 근로자 채용도 꾸준히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는 최근 선박 건조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이른바 'FOS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 FOS는 데이터, 가상·증강 현실, 로보틱스, 자동화, AI 등 첨단 디지털기술이 구현된 '미래 첨단 조선소'(Futrue of Shipyard)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12월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구축하며 1단계 목표를 달성한 바 있다. 눈에 보이는 조선소의 핵심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가상 조선소 '트윈포스'(TWIN FOS)다. 트윈포스는 가상의 공간에 현실의 조선소를 3D 모델로 구현한 디지털 플랫폼이다. 트윈포스 구축에 따라 작업자가 건조공정의 상황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대기시간 절감, 중복업무 감소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올해는 2026년 완료를 목표로 FOS 2단계인 '연결-예측 최적화된 조선소' 구축에 나선다. 2단계의 핵심은 AI·머신러닝 기술이다. 1단계에서 구축한 데이터 플랫폼으로부터 선박 건조 빅데이터가 전송되면, 이를 AI가 학습해 인력·자재·제품·설비 등 공정관리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린다.
AI·머신러닝 기술 등을 활용하면 최적의 조선소 운용 조건을 도출할 수 있게 된다. HD현대는 2030년까지 최종 3단계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 구축을 통해 생산성 30% 향상, 공기 30% 단축 등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노동 집약형 산업인 조선업에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키려는 배경에는 업계 고질적인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현재 조선업계는 슈퍼사이클(초호황기)를 맞아 실적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인력난과 그에 따른 안전사고, 파업 등이 우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HD현대는 우선 시급한 과제인 인력 충원을 위해 외국인 노동자 고용을 확대하고 있다. 2022년 조선업 관련 특정 활동 비자 발급 기준 완화에 따라 같은 해 말부터 채용을 시작한 이후 계열사를 포함한 HD현대의 외국인 노동자는 지난해 말 기준 8700명에서 지난 9월 말 기준 1만100명으로 16.09% 증가했다. 전체 인력(약 6만명)의 16.83% 비중이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9월 말 기준으로 △HD현대중공업 4500명 △HD현대삼호 3000명 △HD현대미포 2600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사회가 제조업 전반에서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조선 업황 회복으로 인해 인력의 지속적인 충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에 조선업계는 외국인 근로자 채용과 더불어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통해 생산 효율을 높여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 숙련공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언어 소통의 어려움 등은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HD현대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는 숙련도에 따라 직종이 구분돼 있고, 조선소에서 제공하는 직무 교육 등을 통해 대부분 기본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또 HD현대 조선3사는 외국인 근로자의 성공적인 정착과 안전한 근로환경 조성을 위해 정착 지원, 현지어로 된 안전교육 교재를 통한 정기적인 안전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조선소 구축이 완료되기 이전 대응책에 대해서는 "1단계 개발이 완료된 스마트조선소를 통해 이미 생산성 향상과 효율적인 인력 관리를 하고 있고, 스마트 조선소 고도화를 위해 2·3단계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그 외에 지속적인 안전 교육을 통해 사고 예방 문제를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인력 충원과 관련해 외국인 노동자로만 해결하려는 것보다 국내 인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고경력 정년 연장 같은 부분도 고려할 수 있다"며 "숙련된 노동력이 필요한 영역에 대해서는, 특히 조선업계 재취업이라든지 고용 연장 같은 방식을 활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Copyright ⓒ 데일리임팩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