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경쟁 치닫는 K-방산...“방사청 나서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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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경쟁 치닫는 K-방산...“방사청 나서 대책 마련해야”

투데이신문 2024-11-03 09: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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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해군사관학교 토마스 슈브릭 교장(왼쪽 세번째)이 지난달 23일 한화오션을 방문해 생산 설비와 함정 건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오션]
폴란드 해군사관학교 토마스 슈브릭 교장(왼쪽 세번째)이 지난달 23일 한화오션을 방문해 생산 설비와 함정 건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오션]

【투데이신문 양우혁 기자】 글로벌 방산 분야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 간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K-방산 전체의 경쟁력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방산 업계들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국가 방산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잉 경쟁으로 계약 불발 가능성이 우려되는 한편, 국내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비판이다. 

먼저 폴란드에서 추진 중인 잠수함 도입 사업 ‘오르카 프로젝트’에 참여한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간의 잡음이 나오고 있다. 폴란드는 3000t급 잠수함 3척을 도입할 계획이며 사업 규모는 3조4000억원에 이른다. 

두 기업 간의 갈등은 폴란드 정부가 한국 정부에 두 기업의 과열 경쟁에 대한 우려의 메시지를 직접 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에서부터 깊어진 양측의 갈등의 골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해외 국가들이 1개의 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참여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처럼 두 회사가 경쟁하는 구도가 이어진다면 정부 역시 어느 한 기업과 손을 잡고 지원하기 난처한 상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천궁-Ⅱ [사진출처=LIG넥스원]
천궁-Ⅱ [사진출처=LIG넥스원]

이밖에 LIG넥스원과 한화는 이라크 국방부와 맺은 천궁-Ⅱ 수출 계약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다. 천궁-Ⅱ는 대한민국의 지대공 미사일로 천궁의 후신이며 LIG넥스원과 한화가 협력해 생산한다. 천궁-Ⅱ의 통합 체계는 LIG넥스원, 레이더는 한화시스템, 발사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한다.

이번 이라크 수출 계약은 체계종합기업인 LIG넥스원이 주도해 사실상 단독으로 진행했다. 앞선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수출 당시에는 3사가 함께 계약에 참여했다. 한화는 LIG넥스원이 가격과 납품 일정에 대한 내용 전달 없이 이라크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LIG넥스원은 지난 7월 해외사업부문장이 한화 본사를 찾아 검토를 요청했지만 협의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양사 간의 갈등이 격화되자 방위사업청은 지난 9월 24일 3사 협조 회의를 열어 중재에 나섰지만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10월 충남 계룡대에서 KADEX 2024가 열리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지난 10월 충남 계룡대에서 KADEX 2024가 열리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방위산업 전시회 부문에서도 민간 전시업체인 디펜스엑스포(IDK)와 육군협회 측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방산 전시가 비슷한 시기 둘로 나뉘어 개최되면서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기업들의 부담도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IDK(주관)와 육군협회(주최)는 함께 지난 2012년부터 2년마다 지상무기 전시회를 열었으며 2022년까지 다섯 차례 개최했다. 하지만 여섯 번째인 올해 지상무기 전시회는 IDK와 육군협회 간의 의견 차이로 지난 9월과 10월에 각각 따로 개최됐다. 

두 기관은 회계 문제와 수익 분배에서 마찰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정부가 초기 육군협회 편을 들어줬다가 다시 중재에 나섰지만 두 전시회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에 실패해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방산 기업 간의 경쟁이 과도해질 경우 국가 단위의 방위산업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길 수 있어 정부 주도하에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 기업끼리 경쟁하는 사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해외 경쟁기업 대비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와 관련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문근식 교수는 “방산 기업끼리 경쟁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현재 국내 기업 간의 경쟁은 너무 과도하다”며 “방위사업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하는 사업인 만큼 방위사업청 주도하에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 스웨덴, 프랑스와 같은 경쟁기업들은 하나의 모델로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데 한국은 두 개의 모델이라 하나를 선택해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경쟁 기업에게 거대한 해외 시장을 뺏기기 전에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현안 사업 모니터링과 함께 정부-업체 간 소통 채널을 활용해 업체 간 협조 회의를 개최하는 등 합리적인 협력 방안을 촉구하고 있다”며 “또 방산 업계 의견을 수렴해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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