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현정인 기자] 곽달원 HK이노엔 대표가 올해 재신임을 받으며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가운데, 케이캡(K-CAB)으로 목표를 조기 달성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등장했다.
HK이노엔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6614억원으로 올해 1조원 달성은 어렵다는 의견이 강하지만, '케이캡'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HK이노엔이 개발한 케이캡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대한민국 제30호)으로 3세대에 속하는 P-CAB제제다. 2세대인 PPI의 단점인 '느린 약효'를 개선해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해외 상용화 목적 'K-CAB사업추진본부' 출범
케이캡은 2018년 7월 국내 허가를 받아 다음해 2019년 3월 한국에 출시됐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의 출시 시점에 맞춰 ▲K-CAB BD팀 ▲K-CAB 마케팅팀 ▲글로벌영업팀으로 구성된 'K-CAB사업추진본부'도 출범했다.
본부의 설립 이유는 해외 시장을 노리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처방실적 기준 ▲2019년 304억원 ▲2020년 771억원 ▲2021년 1107억원 ▲2022년 1321억원 ▲2023년 1582억원으로 매해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규모 자체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곽달원 대표가 제시한 '2030년 케이캡 연매출 2조원 규모 신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진출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현재 케이캡은 45개국과 계약을 맺었으며 한국 제외 9개국(중국, 몽골, 필리핀, 멕시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페루, 칠레, 콜롬비아)에 출시됐다. 아직 3분기 매출 기준 케이캡의 수출액은 21억원으로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출시 계약을 맺은 국가와 기술이전(L/O)를 체결한 곳이 있어 수출 비중도 커질 예정이다.
HK이노엔이 계약을 맺은 국가 중 주목할만한 곳은 미국과 중남미다. 이미 출시된 중국과 더불어 대형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은 브레인트리 레보라토리스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쪽으로 예상되는 케이캡의 미국 FDA 허가가 완료되면 해외 매출도 빠르게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수요 부분에서 중남미도 무시할 수 없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의 국내 출시 이전인 2018년 12월에 중남미 17개국과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4년 8월 칠레와 10월 콜롬비아 출시 ▲도미니카공화국 등 5개국 품목허가 ▲그외 8개국 허가 진행 중의 성과를 얻었다. 중남미 국가 특성상 맵고 짠 음식을 선호해 위식도역류질환의 환자가 많으며 의약품 시장 자체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게 HK이노엔 측의 설명이다.
HK이노엔의 올해 3분기 매출 2295억원에서 케이캡의 비중(357억원)은 10%를 넘겼다. 이는 케이캡과 HK이노엔의 성장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케이캡의 성장 속도에 따라 HK이노엔의 1조 클럽 가입 시기도 정해지게 된다.
◇경쟁 강화된 P-CAB 시장…적응증·용량·제형 내세워
국내 P-CAB 제제 중 가장 먼저 출시된 케이캡이지만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와 제일약품(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가 뒤를 쫓으며 경쟁이 치열해진 모습이다.
그러나 HK이노엔 측은 P-CAB 제제끼리의 경쟁이 아닌 PPI 제제를 P-CAB으로 대체하는 데 초점을 뒀다. P-CAB 제제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PPI 제제가 시장점유율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HK이노엔은 P-CAB 제제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적응증과 제형, 용량 등을 다양화해 '치료 모든 단계'에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을 확보했다.
먼저 적응증은 국내 P-CAB 제제 중 가장 많은 5가지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위궤양 치료 ▲소화성 궤양 및 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에서의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용법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25mg 한정)이다.
제형 또한 '경구형'과 물 없이 입에서 녹는 제형인 '구강붕해정' 두 가지로 분류된다. 구강붕해정은 알약을 삼키기 어렵거나 고연령대 환자를 타깃으로 한 약으로 국내 출시된 P-CAB 제제 중 유일한 제형이다. 여기에 HK이노엔이 지난 7월 구강붕해정 저용량(25mg)를 출시하며 용량과 제형을 다양화한 모든 라인업(케이캡정 25mg·50mg 케이캡 구강붕해정 25mg·50mg)을 갖추게 됐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PPI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케이캡의 주요 특장점을 바탕으로 PPI 대비 P-CAB의 장점을 강조해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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