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는 3일(한국 시각)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2024 롤드컵 결승전을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승했지만 개인적으로 과정이 아쉬웠고, 그런 찝찝함을 내년에는 풀어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경기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내년에 보완해 더 완벽한 승리를 만들어가겠다는 결의를 내비쳤다.
T1은 이번 대회에서 LCK 4번 시드로 출전해 도전자 입장으로 시작했으나, 결승에서 중국 LPL의 1번 시드 빌리빌리 게이밍(BLG)을 세트 스코어 3:2로 꺾으며 극적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T1은 한때 패배 직전까지 몰렸으나 뛰어난 팀워크와 페이커의 활약에 힘입어 역전극을 만들어냈다. 페이커는 이날 경기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고, 특히 4세트에서는 사일러스를 활용한 교전에서 팀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하며 팬들에게 인상 깊은 경기를 선사했다.
페이커는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로 꼽은 장면에 대해 "4세트에서 사일러스를 사용해 결정적 순간에 교전을 시작했고, 팀원들이 잘 따라준 덕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이 저처럼 꿈을 가지고 본인만의 삶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며 e스포츠를 꿈꾸는 선수들에게도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번 우승을 통해 페이커는 롤드컵 통산 5회 우승이라는 대기록과 함께 롤드컵 최초 500킬이라는 기록도 달성해 e스포츠 역사에 또 한 번 큰 획을 그었다.
T1과 BLG의 결승전은 매 경기 치열한 공방으로 이어졌다. 1세트에서 BLG는 초반부터 T1을 강하게 몰아붙이며 선취점을 올렸다. BLG의 '쉰' 펑리쉰은 경기 시작부터 구마유시를 집중 견제하며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고, 초반 킬 스코어 차이를 크게 벌려나갔다. T1은 중반까지 추격했으나, 15분경 미드에서의 교전에서 BLG에게 킬을 대거 내주며 첫 세트를 27분 만에 BLG에 내줬다.
그러나 T1은 2세트에서 반격에 나서며 반전을 노렸다. '오너' 문현준의 녹턴이 빈틈을 파고들어 상대를 처치하는 등 공격적으로 대응했고, '구마유시'도 기세를 타며 교전에서 3킬을 기록해 T1의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어진 3세트는 BLG가 주도권을 잡으며 T1을 압도했고, T1은 역전의 기회를 노렸지만 교전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며 21분경 BLG에 4킬을 허용, 패색이 짙어졌다. T1은 3세트를 내주고 세트 스코어 1:2로 몰렸다.
매치 포인트까지 몰린 T1은 4세트에서 라인 스왑 전략을 꺼내들며 변화를 시도했다. BLG는 이에 대응해 제우스를 바텀 라인에서 집중 견제하며 T1의 흐름을 막아섰으나, 페이커는 이를 반전의 계기로 삼아 타워 다이브로 상대를 압박하며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구마유시와 케리아의 활약도 이어졌고, T1은 BLG의 빈틈을 공략하며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페이커는 이날 4세트에서 롤드컵 최초 500킬을 달성하며 경기장 분위기를 장악했고, 팀은 31분 만에 넥서스를 파괴하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끌고 갔다.
마지막 5세트에서는 T1과 BLG가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BLG는 잭스, 카이사, 렐 등 돌진 중심의 조합을 꺼내 들었고, T1은 그라가스와 갈리오, 뽀삐를 선택해 응수했다. BLG가 초반 선취점을 올렸으나 페이커가 갈리오의 궁극기로 반격해 BLG의 '온'을 처치하며 경기 흐름을 맞바꿨다. 구마유시는 바텀 라인에서 꾸준히 골드 격차를 벌려나가며 압박했고, T1은 결정적인 드래곤 한타에서 오너가 트리플킬을 기록하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BLG는 마지막으로 역전의 기회를 노렸으나, 페이커의 갈리오가 등장해 BLG의 돌파 시도를 막아내며 T1의 승리를 굳혔다. T1은 32분 만에 BLG 본진으로 돌격해 우승을 확정지었고, 관중들은 뜨거운 환호로 T1의 승리를 축하했다.
이로써 T1과 페이커는 e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롤드컵 5회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달성했다. T1은 'SK텔레콤 T1' 시절인 2013년 롤드컵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15년과 2016년,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LoL e스포츠의 대표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 대회에서는 동일한 주전 멤버가 2회 우승을 기록한 첫 팀으로 기록됐다.
한편, T1의 다른 선수들도 각자의 포부를 밝혔다. '제우스' 최우제는 "아직 배가 고프고, 별도의 동기부여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며 더 큰 성장을 기대했고, '오너' 문현준은 "다음 결승전에서는 내가 MVP를 수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구마유시' 이민형은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다"며 더 높은 목표를 향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정균 감독은 "선수들과 스태프들이 열심히 준비해준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팬들과 모든 T1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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