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반도에 전역으로 확대 추진, "판매보다 문화 존중이 우선"
(빈[오스트리아]=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웰빙 식문화를 가진 불가리아에서조차 인스턴트 식품인 한국 라면·떡볶이가 인기라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점포를 늘여가고 있습니다"
소피아에 본사를 둔 한국 식품 무역·유통업체인 B.U.B의 김봉재(58) 관리총괄대표(COO)는 지난 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한국 편의점 스타일의 식품·잡화 마트인 'K-FOOD' 체인사업을 시작했는데 고객의 99%가 현지인일 정도"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와 연합뉴스가 공동으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한 '제28차 세계한인무역협회 & 한국상품박람회'에 바이어 자격으로 참가했다.
B.U.B는 수도 소피아를 비롯해 불가리아 5대 도시에 'K-FOOD' 매장을 개설했고 올 연말까지 2개를 더 오픈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알바니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 등 발칸반도 전역으로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박람회 기간 '한강라면'으로 알려진 범일산업의 즉석식품 조리기를 300만 달러(약 41억4천만원) 어치 수입하기로 했다.
그는 "매장마다 1천여 품목의 한국산 식품·잡화를 구비했는데 여기 한쪽에 '한강라면' 조리기를 비치할 것"이라며 "매장의 대형 모니터에서 한국 음식 조리 영상을 틀고 있는데 즉석에서 라면도 끓여 먹을 수 있게 해 한국 식문화 전파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불가리아는 한국 모 업체의 요구르트 선전으로 널리 알려질 정도로 발효 음식에 친숙한 국가라서 한국 식품을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불가리아는 소피아국립대에 1992년 한국어과가 설치됐고, 세종학당도 있어서 한국어(학) 붐이 일찍부터 일어난 곳이다.
한류 팬들에게는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장소로 입소문을 타 젊은이들도 붐빈다며 인지도 확산을 위해 현지인들이 한국어와 문화를 배우는 세종학당 행사도 후원한다.
'K-FOOD' 매장은 1곳당 연간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별도로 불가리아 대형 마트에도 한국 식품을 납품하고 있어서 회사의 연간 매출액은 100억원에 달하는데, 현재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
김 대표는 "시장 진입에 앞서서 현지 문화를 면밀히 파악하고 또 존중하면서 거래를 트는 게 중요하다"며 "한류가 인기일수록 자만하지 말고 낮은 자세로 상대를 존중해야 비즈니스도 오래 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인사회 봉사 활동에도 앞장섰던 김 대표는 유럽한인총연합회 사무총장과 민주평통 유럽중동아프리카지역회의 간사를 6년간 맡기도 해 2018년에는 한국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김 대표는 "덕분에 유럽 전역을 구석구석 누비면서 쌓은 경험이 사업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며 "발칸반도 11개 나라에 모두 'K-FOOD' 매장을 여는 게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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