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 가능"·비서울 상대적 우려…교육부 '자율설계' 제시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장보인 이율립 기자 = 의과대학생 휴학을 대학이 자율 승인할 수 있게 되면서 내년 의대 1학년 급증에 대비해 의대들도 준비에 나섰다.
서울 소재 의대는 입학 정원이 늘지 않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증원 정책은 황폐화하는 서울 이외 지역의 여건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서울은 애초 대상이 아니다. 다만 휴학생이 돌아오면 1학년 수가 최대 2배로 많아질 수 있는 만큼 다양한 대책이 논의된다.
전국의 올해 1학년(3천명)이 모두 복귀할 경우 증원된 신입생(4천500명)과 함께 최대 7천500명이 된다.
서울의 한 사립대 총장은 3일 "1년을 4학기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복학하는 24학번은 1·3학기, 신입생인 25학번은 2·4학기에 수업을 듣게 한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주당 강의 시간을 늘려 12∼13주를 한 학기로 하면 '4학기제'가 가능하다"며 "교수의 부담이 늘겠지만, 학생이 돌아올 수 있게 하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학교 측은 아직 공식적으로 정해진 방안은 아니라고 밝혔다.
1학년은 교양과목이 많은 만큼 온라인 강의를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서울의대 비상대책위원회 오승원 교수는 "1학년의 임상 과목이 적은 편이라 수업이 불가능하진 않다"며 "강의실 확보를 위해 분반을 하거나 원격 수업 등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일부 대학에선 복학에 큰 부담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려대 의대 관계자는 "휴학생 전체가 돌아와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교수 1명당 학생 수가 1.1∼1.2명으로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예과 2년을 1년6개월로 줄이는 등 교육 과정을 자율 설계할 수도 있다. 교육부는 의대 6년 과정을 최소 5년 이상으로 하되 5.5년이든 5.7년이든 커리큘럼을 개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증원을 앞뒀거나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는 대학은 우려가 여전하다.
한 수도권 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교실·교수 확충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휴학생이 돌아온다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예산 확보가 잘 안되는 학교는 더 열악하다"고 전했다.
본과 과목인 병원 실습, 기초의학, 해부학 등은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어려울 거란 관측도 나온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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