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을 숨가쁘게 달려온 전세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글로벌 리그를 마무리하는 '2024 LoL 월드 챔피언십(2024 롤드컵)'이 디펜딩 챔피언 T1의 우승으로 마무리 지었다.
이번 결승전은 디펜딩 챔피언이자 LCK의 4번 시드 T1과 중국 LPL 1번 시드 BLG가 맞붙었다.
지난 해 롤드컵을 포함해 양팀은 국제전에서 총 세번을 만났으며 상대 전적은 2:1로 T1이 다소 우세한 편이다.
최근 경기에서 BLG가 무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T1 또한 힘들었던 서머 시즌을 지나 롤드컵 기간 동안 더욱 단단해진 모습을 보여줬으며 지난 4강에서는 오랜 역상성을 보여준 젠지를 잡아내며 기세가 높아진 상태였다.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한 명장면이 이어진 이번 결승전에서 T1은 위기를 이겨내고 3:2로 승리하며 전 세계 최초로 소환사의 컵을 5번을 든 팀이 됐다..
1세트
초반 밴 단계에서 주요 원거리 딜러와 바이 등이 밴이 당해 애쉬의 밸류가 높아진 가운데 T1은 애쉬를 풀고 요네를 중심으로 템포가 빠른 철거 조합을 선택했으며, 반대로 BLG는 애쉬를 가져가고 밸런스 좋은 돌진 조합을 선택했다.
경기 극초반부터 사이드를 중심으로 경기를 빠르게 굴려나가야 하는 T1이지만 오히려 BLG의 라인전 시작 전 진행한 인베이드와 날카로운 공격 타이밍에 오히려 킬을 내주며 조합의 강점을 챙기지 못했다.
철거 조합에 중요한 유충마저 1개 밖에 챙기지 못한 상황에서 두번째 유충이 T1 입장에서 중요할 수 밖에 없었는데 BLG도 이를 인식해 초반부터 강하게 유충을 마크하면서 오너의 세주아니를 압박해 유충 포지션을 유리하게 잡았다.
그런데 그 순간 T1의 노련한 플레이가 돋보이는 슈퍼 플레이가 이어졌다. 구마유시가 한 개의 유충을 스틸했으며, 바텀에서 페이커의 요네가 사이드 포탑 골드를 든든하게 챙기는데 성공했다. 이어 제우스와 요네의 연계로 BLG의 바텀 라인을 끊어내며 지금까지의 손해를 복구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순간의 역습을 허용한 BLG에게 두번의 실수는 없었다. BLG는 미드 타워를 공략한 T1의 주요 선수들을 잡아낸데 이어 바텀과 탑 라인에서도 킬과 타워 철거를 챙기는 등 연이어 승전보를 울리며 양 팀의 차이를 조금씩 벌려 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BLG는 T1의 마지막 희망마저 바론 타이밍에 짓밟고 그대로 1세트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2세트
T1이 전 세트에 이어 또 다시 애쉬를 풀었지만 대신 칼리스타를 가져갔다. 2세트에서 T1은 전 세트의 경기를 분석해 사이드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교전에서의 전투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밴픽을 수정했고 BLG는 전 세트와 마찬가지로 럼블과 애쉬를 가져간 가운데 온의 시그니처 챔피언 라칸을 더해 바텀 라인전을 강하게 가져갈 것을 예고했다.
경기 극초반 BLG가 또 한 번 구마유시를 잡아내며 BLG가 바텀 라인전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였으나 탑 라인에서 진행된 전투에서 T1이 3킬을 가져가며 교전의 시작을 담당할 오른, 녹턴, 사일러스가 1킬을 나란히 가져가며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 결과 T1은 유충 전투에서도 승리해 유충 3개를 모두 챙겼으며 이후 탑 라인의 압박과 다이브에서 대량의 킬을 챙기는 가운데 초반 데스를 기록하며 힘들게 세트를 시작한 구마유시의 칼리스타가 3킬을 기록 점차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한번 승기를 잡은 T1은 브레이크 없는 전차마냥 빠르게 스노우볼을 굴리기 시작했고 킬과 타워, 오브젝트를 독식하며 모든 지표에서 BLG를 앞서며 맵 전역에 본인들의 영향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BLG도 힘든 상황에서도 최대한 시야 확보를 위해 노력하며 T1의 빈틈을 노렸다. 하지만 이를 잘 흘려낸 T1은 바론 지역에서와 대승 후 버프를 획득한 후 빠르게 상대 팀의 넥서스로 진격 최종 스코어 18:3을 기록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3세트
BLG가 블루 진영을 선택하고 시작한 3세트.
선픽을 가져간 BLG는 칼리스타를 뺏으며 밴픽을 시작했다. 빈과 나이트는 럼블과 갈리오를 그대로 가져 갔지만 서포터로 블리츠 크랭크를 가져가며 변수를 더했다.
T1은 평소 본인들이 잘 사용하는 챔피언들을 중심으로가져갔으며 돌진에서도 강하고 적의 공격도 잘 받아칠 수 있는 전투지향적인 조합을 선보였다.
경기 극초반은 BLG가 T1 오너의 '바이', 페이커의 '사일러스'를 잡아내 주도권을 강하게 가져가는데 성공했다. 주도권을 가져간 BLG는 이후 오브젝트와 킬 관리를 통해 12분 만에 킬 스코어는 5:0, 골드 차이도 크게 벌리며 T1의 계획을 빠르게 무너트렸다.
특히 T1의 교전은 바이가 사각 지역에서 급습해 적들을 와해시키켜 시작해야 하지만 타워가 연이어 철거되며 바이가 진입할 수 없는데 반해 BLG는 교전을 열고 싶을 때 열고 자원 관리에 힘쓰고 싶으면 자원 관리에 집중하며 경기 템포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조절하며 T1의 목을 빠르게 조르기 시작했다.
결국 BLG는 27분 최종 킬 스코어 17:3를 기록하고 승리하며 2세트의 복수하 듯 압도적으로 강력한 모습을 T1을 상대로 보여줬다.
4세트
T1과 LCK 입장에서도 마지막 세트가 될 수 있는 절체절명 위기의 세트였던 4세트.
결승전 경기 내내 템포 조합을 선보였던 양팀이었지만 BLG는 돌연 4세트에 스몰더를 중심으로 한 밸류 조합을 선보였고 T1은 또 다시 템포 조합을 선보였다.
경기 후반으로 가면 BLG가 강해지는 만큼 T1이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오브젝트 관리와 타워 철거로 경기 자체를 빠르게 마무리하는지가 이번 경기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였다.
T1이 애쉬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라인 스왑을 건 가운데 제우스가 연이어 다이브로 죽으면서도 CS 확보에 집중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공성과 수성의 핵심이 되는 직스가 킬과 어시스트를 먹으며 그들의 초중반 철거 타이밍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분위기의 반전은 페이커의 솔로 킬에서부터 시작했다. T1 조합에 위협이 될 직스를 끊어낸데 이어 바텀에서의 소규모 교전에서 승리하며 킬과 첫 포탑을 깨며 그들에게 필요한 빠른 템포를 챙기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BLG는 탑 라인에서 나르의 슈퍼 핑퐁을 바탕으로 T1의 주력 챔피언을 잡아내며 무력하게 끌려가지는 않아 쉽사리 경기의 승패를 단정할 수 어렵게 됐다.
이대로 시간이 흘러가면 무난하게 BLG가 승리하는 그림이었지만 페이커가 슈퍼 이니시에이팅을 걸며 BLG 성장의 핵심인 스몰더와 잭스를 끊었으며 비록 제우스의 '나르'를 내줬지만 바론 버프를 획득하며 공성의 템포를 더욱 높였다.
이후 T1은 상대 팀의 노림수까지 페이커를 필두로 망가트리며 밸류 조합임에도 완전히 성장하지 못한 BLG를 상대로 4세트 승리, 승패의 향방은 마지막 5세트로 넘어가게 됐다.
한편 이번 세트에서 페이커는 세계 최초로 롤드컵에서 500킬을 달성한 선수로 등극하게 됐다.
5세트
가진 모든 것들 내놓아야하는 마지막 5세트. BLG는 빈의 잭스, 나이트의 아리 등 본인들의 시그니처 챔피언을 중심으로 한 돌진 조합을 선보였다. 반대로 T1은 제우스의 그라가스, 페이커의 갈리오처럼 대미지는 약하지만 단단한 탑과 미드 챔피언을 중심으로 뽀삐와 자야라는 돌진을 받아치기 좋은 챔피언과 함께 부족한 딜링을 오너의 신 짜오로 더했다.
첫 킬은 BLG가 기록했지만 T1이 유충 지역에서 1킬과 3유충을 획득하며 기분 좋은 초반 흐름을 가져갔다.
이후 T1은 BLG의 타워 철거에 집중해 돌진 조합이라 맵을 넓게 써야하는 BLG인데 그들의 행동 반경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긴 시간 동안 무리하게 상대를 잡으려 하지 않고 대치와 성장에만 집중한 양 팀이었지만 26분대 T1이 킬과 3번째 용 버프를 획득 한데 이어 29분 대 열린 대규모 교전에서 비록 구마유시가 먼저 잡히기는 했지만 상체 3인방이 끝까지 전투를 놓치않고 기어코 상대팀 5명을 잡아내는데 성공하며 양팀 균형의 무게추는 크게 T1에게 기울어졌다.
이후 바론 버프를 획득한 T1은 BLG의 저항도 가뿐히 밟고 상대팀의 넥서스를 부수며 전 세계 최초로 5회 우승의 대업을 이루게 됐다.
한편 이번 결승전의 파이널 MVP는 힘든 순간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낸 페이커가 수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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