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위협시 '2003년 대량살상무기 금지' 파트와 변경할 수도" 경고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중동 정세가 이스라엘과 이란의 강대강 대치로 치닫는 가운데 이란 최고지도자가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금지한 파트와(칙령)를 변경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란 내부에서 나왔다.
2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카말 하라지 이란 최고지도자 고문은 최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선전매체인 알마야딘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핵무기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외부 위협에 직면할 경우 핵관련 정책을 변경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라지는 "외부 위협이 발생하면 이란은 핵 독트린을 변경할 것"이라면서 "현재 이를 막고 있는 유일한 것이 지도자의 파트와"라고 덧붙였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003년 대량살상무기(WMD)를 금지한다는 '파트와'(종교지도자의 칙령 또는 이슬람 율법 해석)를 발표한 바 있다.
하메네이는 이어 2010년 문서를 통해 "핵무기를 포함해 화학무기, 생화학 무기와 같은 WMD는 인류에 심각한 위협"이라면서 "화학무기의 피해자이기도 한 이란은 이런 무기를 생산·축적하는 데 특히 더 민감하다. 이에 맞서기 위해 기꺼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최고지도자가 내리는 파트와는 직접 취소하기 전까지는 국가 정책의 원칙으로 강력하게 작용한다.
이런 파트와를 변경할 수도 있다는 것은 자국에 대한 공습 등 외부의 위협이 계속되면 이란이 비축한 핵연료로 실제 핵무기 생산에 나설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이란을 둘러싼 정세와 핵 프로그램 진행 상황은 2003년과 2010년 당시와는 크게 달라졌다.
이란은 최근 이스라엘로부터 본토를 공습당했고, 조만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행동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또 IAEA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거의 4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무기급 연료를 확보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복 가능성에 대비해 방어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한 이스라엘 군 소식통은 미 CNN 방송에 이란의 대응과 관련해 이스라엘군이 "높은 수준의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최근 이란 방공망과 미사일 시설에 대한 공습으로 이란의 공격력과 방어력이 모두 훼손됐다면서 "이란이 보복행동에 나설지 여부와 언제 할지 등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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