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노조 강하면 美 강해져"…트럼프 "제조업 돌아오게 할것"
체니 前의원 향한 트럼프 '과격 언사'에 해리스 "대통령 결격사유"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김동현 특파원 = 미국 대통령 선거를 나흘 앞둔 1일(현지시간)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오대호 연안 공업지대) 경합주에서 표심 구애 경쟁을 벌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주 제인즈빌의 국제전기노동자조합(IBEW) 사무소를 찾은 데 이어 같은 주 리틀 슈트와 웨스트 앨리스에서 각각 유세를 했다.
이에 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시간주 워런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잇달아 선거운동을 벌였다.
위스콘신과 미시간은 펜실베이니아주와 더불어 러스트벨트 3대 경합주로 묶인다. 이들 3개주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이른바 '블루월'로 칭해졌지만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트럼프가 싹쓸이했다. 이어 지난 2020년 대선때는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친노조' 기치를 들고 모두 탈환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3개주는 여론조사 기관마다 우세 후보가 엇갈리며 오차범위 내의 치열한 혼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자신이 러스트벨트의 키워드 중 하나인 '노동조합'에 친화적인 후보임을 강조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노조의 그간 투쟁 덕분에 모든 미국인의 근로 여건이 개선됐다면서 "난 내가 어디를 가던 사람들에게 '(노동)조합원에게 감사하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조합원의 임금이 인상되면 모두의 임금이 인상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조합원의 일터가 더 안전해지면 모두의 일터가 더 안전해진다. 그리고 노조가 강하면 미국이 강하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세기 미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었으나 세계화의 물결에 밀려 쇠퇴한 제조업 살리기를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동차 산업의 요람'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쇠락한 미시간의 산업과 관련, "우리는 기업들에 가장 낮은 세금과 에너지 비용, 규제 부담, 그리고 지구에서 가장 큰 시장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을 제공할 것"이라며 "다만 여기(미국)서 공장을 짓지 않으면 관세도, 감세도, 혜택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은 멕시코에서 미시간으로, 상하이에서 스털링하이츠로, 베이징에서 디트로이트로 제조업 일자리가 대거 옮겨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결국 디트로이트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두 후보는 공화당 출신이면서 해리스 부통령 지지로 돌아선 리즈 체니 전 연방 하원의원을 겨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친 발언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애리조나에서 열린 대담 행사에서 체니 전 의원을 '급진적인 전쟁 매파(war hawk)'라고 거론한 뒤 "소총을 든 그녀를 9개의 총열(barrel)이 그녀를 향해 사격하는 곳에 세워보자"면서 "총들이 그녀의 얼굴에 겨눠졌을 때 그녀가 그것에 대해 어떻게 느낄지 보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유세를 위해 위스콘신에 도착한 뒤 동행 기자들과 가진 문답에서 "트럼프는 정적을 향해 폭력적 수사를 늘리고 있으며 체니 전 의원을 향해 총이 겨눠져야 한다고 상세한 방식으로 언급했다"면서 "이것은 (대통령) 결격 사유"라고 비판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내가 체니에 대해 말한 것은 그녀가 매파이자 멍청이라서 스스로 싸울 용기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죽음의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말하기는 쉽지만, 그녀의 손에 총을 주고 싸우러 가라고 하면 '사양하겠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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