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해마다 11월은 글로벌 유통업계 전쟁터가 돼왔다. 11월은 블랙 프라이데이(이하 블프)와 광군제 등 세계 최대 쇼핑 이벤트가 집중된 달로, 연말 소비 대목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유통업체들에 있어서는 매출 확대 황금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각 이커머스는 쇼핑 대목인 11월을 위해 연초부터 준비해온 대규모 할인과 마케팅 전략을 쏟아내며 ‘11월 대전’에 돌입했다.
◇11월, 유통업계 최대 전쟁의 장
올해는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핼러윈 관련 마케팅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11월로 향하는 유통업계 관심이 더욱 집중된다.
또한 지난 7월 말 발생한 티몬과 위메프(티메프) 대규모 정산미지급 사태로 이커머스 신뢰도가 하락하고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각 이커머스 기업들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11월은 연말연시 쇼핑 시즌 시작점으로, 유통업계에 있어 연중 가장 중요한 시기 중 하나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이 기간에 매출의 20% 이상을 달성하는 경우가 많다.
블프와 광군제 외에도 한국 역시 쓱데이, 빅스마일데이, 11절 등 주요 쇼핑 행사들이 이어지며 소비자들은 이 시기에 맞춰 장바구니를 가득 채운다. 이는 다음해 1월까지 이어지는 연말연시 쇼핑 시즌 동안 전체 매출을 크게 좌우하는 중요한 출발점으로, 마케팅 성과에 따라 연간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11월 마케팅 효과는 각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발표하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지난해 쿠팡은 블프 기간 동안 전년 대비 30% 이상 매출 신장을 보이며 11월 매출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네이버 쇼핑은 광군제 행사 기간 동안 한정된 중국 제품을 비롯해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하루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11월 마케팅 효과, 유통업계 매출 심장부
이커머스 기업들은 올해 11월을 특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다양한 사건과 논란이 소비자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이번 11월 행사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위축된 소비심리를 되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주요 이커머스 업체는 이번 11월 대전을 대비해 불필요한 쿠폰이나 포인트 할인 대신 즉각적인 가격 할인으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고객 문의 대응 강화를 통해 쇼핑 시즌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빠르게 대처하는 등 서비스 신뢰도를 높이는 전략도 도입했다.
쿠팡의 경우 매년 광군제에 소비자가 집중되는 상황에 대비, 중국 직구 상품을 강화해 소비자들이 한국 내에서 다양한 중국 인기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 직구 상품임에도 로켓배송 시스템을 활용해 빠른 배송이 가능하도록 개선하면서 고객 만족도를 크게 높였다. 이를 통해 기존 중국 직구 플랫폼을 이용하던 소비자들도 쿠팡으로 발길을 돌렸다.
11번가는 11월 시작과 동시에 연중 최대 행사인 ‘2024 그랜드 십일절’을 개최했다. 고물가를 겨냥해 고객들이 선호하는 국내외 200개 ‘프리미엄 파트너십’ 브랜드들과 높은 할인율의 상품을 준비했으며, 최고의 인기 쇼핑코너 ‘타임딜’ 상품을 1800개 이상 마련하는 등 11일간 쉴 틈 없이 역대급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G마켓과 옥션도 11월 1일부터 10일까지 연중 최대 쇼핑 축제 ‘빅스마일데이’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우수 상품을 엄선해 차별화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할인쿠폰 및 브랜드 전용 중복쿠폰, 카드사 결제할인 등 추가 혜택도 풍성하다.
국내외 인기 브랜드가 대거 참여해 각 사 스테디셀러를 연중 최대 할인가에 선보이고, 도착보장서비스 ‘스타배송’ 상품을 다양하게 판매한다. 이번 행사는 신세계그룹 통합 쇼핑축제 ‘쓱데이’와 함께, 온오프라인 채널을 넘나드는 옴니채널 쇼핑축제로 진행할 계획이다. 역대 빅스마일데이 대표 인기 품목을 온오프라인 계열사와 함께 쓱데이 전용상품으로 특가 판매하고, 계열사 별 쓱데이 스테디셀러를 G마켓에서도 함께 선보이는 등 시너지를 키울 계획이다.
이외 롯데온은 올해 ‘롯데온세상 페스타’에서 롯데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고객 혜택을 극대화하며,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같은 해외 이커머스 기업들도 광군제와 블랙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최대 90% 할인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국내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위기와 기회 공존, 안정성·신뢰성 강화해야
올해 불거진 티메프 사태로 인해 이커머스 플랫폼 간의 지나친 경쟁과 낮은 수익성 문제가 수면 위에 떠올랐다. 이는 이커머스 업계 전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줬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11월은 매출 증대를 넘어 신뢰 회복을 위한 중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가격 투명성뿐만 아니라 플랫폼 자체 안전성과 신뢰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업계에선 플랫폼에서 다양한 구매자 보호 프로그램을 운영해 상품 교환 및 환불 과정에서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등 소비자 중심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커머스 관계자는 “11월은 이제 단순한 소비 시즌이 아니라 글로벌 유통 업계의 가장 큰 전쟁터로 자리 잡았다. 특히 온라인 소비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흐름 속에서 고객들에게 보다 나은 경험과 신뢰를 제공하기 위한 혁신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커머스 업계가 이번 11월 대전을 통해 매출 상승과 동시에 신뢰 회복에 성공한다면, 이커머스는 소비자들에게 있어 ‘편리한 쇼핑 채널’ 이상의, 신뢰받는 ‘필수 소비 플랫폼’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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