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1985년생으로 한국으로 치면 박주영과 동갑인 39세 젊은 지도자 후벵 아모림 감독이 에릭 텐 하흐의 뒤를 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등극했다.
맨유는 1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맨유는 아모림이 취업 비자 요건을 충족하는 조건으로 남자 1군팀 감독 임명됐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발표했다.
구단에 따르면 아모림 감독은 맨유와 2027년 6월까지 유효한 계약을 맺었다. 또 바로 맨유 지휘봉을 잡는 것이 아닌 11월 A매치 휴식기가 시작되는 오는 11일에 맨유에 합류한다.
아모림 감독이 합류하기 전까지 맨유는 뤼트 판 니스텔로이 대행 체제를 유지한다. 따라서 오는 4일 오전 1시30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리는 첼시와의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는 판 니스텔로이 감독 대행이 지휘한다.
맨유는 지난달 28일 에릭 텐 하흐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지난 시즌 FA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우승을 차지해 2026년 6월까지 계약 기간을 연장했던 텐 하흐 감독은 2024-25시즌 초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프리미어리그가 9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맨유의 순위는 14위이다. 9경기 동안 승점 11(3승2무4패) 밖에 얻지 못하면서 최소 목표인 4위 애스턴 빌라(승점 18)와의 승점 차가 7점으로 벌어졌다.
또 올시즌 참가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 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트벤테(1-1), FC포르투(3-3), 페네르바체(1-1)와의 3연전을 모두 비기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맨유는 지난달 27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하자 칼을 빼들어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하기로 결정했다.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한 후 맨유는 빠르게 후임자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사비 에르난데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그레이엄 포터 등이 후보에 올랐지만 맨유의 최종 선택은 아모림 감독이었다.
1985년생인 아모림 감독은 이제 40대를 앞두고 있지만, 스포르팅에서 빼어난 실력을 발휘하며 유럽에서 떠오르는 신흥 명장이 되고 있다.
2020년 초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시즌이 중단된 뒤, 아모림 감독은 브라가를 떠나 스포르팅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는 스포르팅을 현재까지 이끌며 포르투갈 리가 우승 2회(2020-2021, 2023-2024), 포르투갈 리그컵 우승 2회(2020-2021, 2021-2022), 포르투갈 슈퍼컵 우승 1회(2021-2022) 등 여러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나아가 아모림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출전시키면서도 선수 개개인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지도자로서 명성을 쌓았다.
스포르팅 구단은 지난 30일 금융 당국에 맨유가 아모림 감독의 이적료로 바이아웃 금액인 1000만 유로(약 150억원) 지불 의사를 드러냈다고 신고하면서 아모림 감독의 이적이 가시화됐다. 이틀 만에 모든 과정이 마무리됐다.
아모림 감독은 이번 부임으로 개인적인 급여를 3배나 올리게 됐다. 글로벌 매체 '스포츠 바이블'에 따르면 스포르팅에서는 연봉으로 215만 파운드(약 38억원)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모림 감독은 맨유로 오면서 120억원 가량으로 연봉이 크게 뛰었다.
맨유도 "후벵(아모림)은 유럽 축구계에서 가장 흥미진진하고 높은 평가를 받는 젊은 지도자 중 한 명"이라며 "선수와 코치로 모두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스포르팅 리스본과 함께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에서 두 차례 우승을 하기도 했다. 그 중 첫 우승은 스포르팅에 19년 만에 안긴 타이틀이었다"라며 아모림 감독에 대해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아모림 감독의 선임이 확정되자 맨유 팬들은 그가 구단의 감독 잔혹사를 끊어주기를 바랐다. 맨유는 2013년 전설적인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한 후 제대로 된 정식 사령탑을 찾지 못하면서 감독 경질만 여러 차례 진행했다.
맨유는 퍼거슨 감독이 1986년부터 27년간 재임하면서 프리미어리그 우승 13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잉글랜드 FA컵 우승 7회를 들어올리면서 세계 최고의 명문 구단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이 물러난 뒤 단 한 번도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굴욕을 겪고 있다.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스 판 할, 조세 무리뉴, 올레 군나르 솔샤르, 텐 하흐 등 5명의 감독이 퍼거슨 이후의 시대에 맨유를 지휘했으나 전부 실패했다.
퍼거슨 감독이 은퇴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퍼거슨의 후계자를 찾고 있는 맨유는 이번에 젊고 유망한 지도자 아모림 감독을 선택했다. 빅클럽을 이끌거나 유럽대항전에서 우승한 경험은 없지만 스포르팅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남겼기에 팬들과 구단의 기대가 크다.
39세 아모림 감독은 당장 이번 시즌 14위까지 추락한 맨유를 최소 4위 안팎까지 끌어올리고, 유로파리그에서 트로피를 따내 우승팀에 주어지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를 목표로 할 전망이다.
사진=맨유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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