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당전국지역위원장과 국회의원 비상연석회의를 열고 "정치적 비상사태라고 했는데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 국정이 정상 궤도에서 벗어난 거 같다"며 "정치란 먹고사는 걸 해결하는 것인데 정치 상황이 나쁜데 이 정권이 범법한 정권이 될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날 총 200명 가량 모인 회의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과 임기 단축 개헌 진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회 민주당 의원은 비상연석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녹취를 통해 범죄 공동체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매우 비상한 상황이라는 점을 다 같이 인식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또 '김건희 특검법' 처리를 위한 1000만명 서명운동을 지역 거점을 만들어 진행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지역위원장과 국회의원들은 이날 비상연석회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에 따르면 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과 국회의원은 현 시국을 정치적 비상상황으로 규정하고 김건희 특검법 완수를 강조했다.
같은 날인 장경태·민형배 의원,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도 '임기단축 개헌 국회의원 연대 준비모임'을 결성하고 야당 의원 21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윤 대통령 임기 2년 단축을 위한 헌법 개정을 추진한다"며 "기존 탄핵제도를 활용하지 않고 실제 탄핵 효과를 내는 일종의 연성 탄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에 신중한 입장이 나왔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열린 이 대표와 4선 중진 의원의 오찬 간담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중진 의원들이) 절제된 당의 대응이 필요하다. 특검과 국정조사에서 문제가 있으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야당 입장에선 두 번째 탄핵이라 부담이 있단 말도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명태균 통화 녹취 관련해 위법 여부는 아직 애매하다"며 "두 번째 탄핵은 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에선 윤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공개 발언도 나왔다. 송순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지도부 회의에서 "또 다시 탄핵이라는 헌정사의 불상사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라며 "하야는 죄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야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반면 혁신당은 민주당보다 직접적으로 탄핵을 거론하고 있다. 황현선 혁신당 사무총장은 같은 날 국회에서 긴급 차담회를 열고 "이달 중에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초안을 공개하고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을 추진하는 것에는 "여당 동의를 끌어내기 더 어렵지 않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장외집회도 혁신당은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 대검찰청 앞에서 '검찰 해체, 윤석열 탄핵 선언 대회'라는 이름을 내걸고 민주당보다 먼저 열기도 했다. 한편 향후 윤 대통령 관련한 공천 개입 의혹 폭로가 어디까지 되는 지에 따라 범야권의 장외집회 노선이 명확하게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