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기자회견] "지하 10층부터 시작, 울산 선택 되돌아본 적도"...우승 이끈 김판곤 감독의 회상

[K리그1 기자회견] "지하 10층부터 시작, 울산 선택 되돌아본 적도"...우승 이끈 김판곤 감독의 회상

인터풋볼 2024-11-01 22:09: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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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인터풋볼=신동훈 기자(울산)] 김판곤 감독의 스토리는 K리그 역사에 남을 것이다. 

울산은 11월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6라운드(파이널A 3라운드)에서 강원FC에 2-1로 승리했다. 승점 68점이 되면서 남은 2경기 결과 상관없이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K리그1 3연패이자 통산 5번째 우승이었다. 이날 관중은 13,438명이었다. 

전반 경기를 주도한 울산은 계속 두들겼지만 골은 나오지 않았다. 루빅손, 고승범이 더 적극적으로 올라서 기회를 만들었는데 득점은 안 나왔다. 전반 35분 루빅손이 골을 터트렸다. 윤일록 스로인을 받은 고승범이 중앙으로 줬고 루빅손이 돌진해 골을 기록했다. 비디오 판독(VAR) 결과 골로 인정됐다.

울산의 1-0 리드 속 전반은 끝이 났다. 후반 시작과 함께 아타루를 추가한 울산은 강원의 거센 압박에 고전했다. 그러다 후반 9분 이청용이 내준 땅볼 크로스를 주민규가 골로 연결하면서 차이를 벌렸다. 분위기를 탄 울산은 후반 14분 이상헌에게 실점하면서 추격을 허용했다.

이규성을 넣어 중원 안정화를 꾀했다. 후반 36분엔 보야니치, 고승범 대신 마테우스, 황석호를 투입해 후방 기동력을 강화하고 더 안정적 운영을 도모했다. 강원의 강력한 공격을 울산은 막았고 결국 우승을 확정했다. 

김판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정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축하를 전한다. 여러가지 경험을 가진 선수들이 많아 침착하게 했다. 결단력도 좋았다. 선수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하 김판곤 감독 질의응답 일문일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최초로 선수, 감독으로서 우승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영광이다. 26년간 지도자를 했는데 지하 10층에서 시작했다. 26년 동안 기회가 오지 않았는데 울산이 불러줘서 감사했다. 좋은 스쿼드와 일을 해 영광이었다. 반드시 우승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3연패를 바라보는 팀에 왔으니 우승을 해야 했다. 부담감이 많았다. 여러 도와준 선수들, 스태프들에 감사하다.

-부임 시기에 처져 있었고, 전체적으로 우여곡절이 있었다. 우승 후 회상을 해보면?

26년 지도자 생활을 보면 중가에 소방수로 많이 들어갔다. 타국 대표팀 감독 시절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왔는데 ,처음에는 기대도 되고 자신감도 넘치고, 선수들하고 일을 하면서 좋은 일이 많았다. 중간에 쉽지 않은 여정이라는 걸 알았다. 4위에서 시작해 승점 5점 차이를 뒤집고 올라서는 것도 어려웠고 선두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었다.

어려운 경험을 했다. 처음에 와서는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최근에는 '내가 무슨 선택을 한 건가, 어려운 선택을 한 건가' 후회를 한 적도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스스로 싸우는 것이었다. 어려운 시간 속에서 선수들이 늘 감독 말에 신뢰를 했던게 힘이 됐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어떻게 극복했나?

대표팀은 너무 매력적인 자리다. 준비를 잘하고 아주 인텐시브하게 준비를 잘해서 치르면 되고, 충분히 회복할 시간이 있었다. 클럽에 오니 일의 양이 너무 많더라. 13시간 동안 일을 했다. 코치들도 너무 힘들어했다. 매주 경기를 하는 건 힘들었다. 결과에 대해 바로 피드백이 왔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와 병행하는 것도 힘들었다. 리그 우승 부담감도 있었다. ACLE 결과에 실망하는 팬들을 보며 힘들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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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리더십으로 중도 부임해 흔들리는 울산을 바로 잡았나?

특별한 건 없었다. 와보니 전임 감독께서 팀을 잘 만든 것 같았다. 선수들 성품이 훌륭했고 직업 정신, 팀을 위한 마음이 좋았다. 흔들리는 모습이 없었다. 안정적이어서 손을 댈 필요가 없었다.

전술적으로는 고민이 많았다. 내 색깔대로 가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선수들이 그 과정에서 혼란스러워 한 건 있었다. 접근 방식이 이전과 달라졌다. 선수들은 의심이 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확신했다. 흥미를 느꼈고 어떤 선수는 "축구가 너무 재밌다"고 하더라. 그게 힘이 됐다. 스트레스 극복을 위해 기도도 많이 했다. 

-특히 고마운 선수는?

골키퍼는 골키퍼대로 잘해줬고, 주장은 주장대로 잘해줬다. 베테랑들은 제 역할을 잘해줬다. 공격수들도 마찬가지다. 다 잘해줘서 이 결과가 나왔다. 

-조현우 활약이 특히 대단했다. 유력 시즌 MVP 후보다. 

MVP 자격이 충분히 있다. 뛰어난 선방은 그에게 일상이다. 어려운 일이 왔을 때 힘이 되준 선방을 해줬다. 정말 해준 게 많다. 수비도 조현우를 도왔다. 

-내년에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나가는데?

내년에 클럽 월드컵에 나가는 건, 이 팀에 오기로 결정하는데 상당한 동기부여가 됐다. ACLE을 해보니 외인 쿼터 등 K리그 팀들이 여러 면에서 부족한 게 있다고 느꼈다. 클럽 월드컵에 나갈 만한 전력이 될지 고민이 된다. 나가는 게 끝이 아니라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본다. 준비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팬들은 스쿼드 노쇠화를 걱정하더라. 

나이가 많은 선수는 그대로 장점이 있다. 구단은 미래를 준비하는 중이기하지만 솔직히 노쇠화 느낌을 받지 못했다. 통제하고 지배하고 실점도 거의 하지 않고 기동력, 활동량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연령은 중요하지 않고 생각, 직업 정신, 열정이 젊은 게 중요하다.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팀에 맞는 선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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