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박정현 기자) 희망과 숙제가 공존했던 평가전이었다. 마운드는 안정감을 보였고, 타선은 아직 실전 감각 회복이 필요해보였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은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ASEBALL SERIES with TVING' 쿠바 대표팀과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대표팀 소집 후 완전체로 나서는 첫날이자 동시에 첫 실전이었다. 평가전이지만,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대표팀은 하루 뒤(2일) 쿠바 대표팀, 6일 상무(국군체육부대)와 평가전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 두 번 연습경기를 치른 뒤 대만으로 이동해 현지 프로팀과 한 차례 모의고사를 치를 예정이다.
◆이름처럼 뜨거운 '핫코너'…MVP 유력후보 김도영 VS 빅리그 93홈런 몬카다
대표팀과 쿠바의 핵심은 3루수였다. 대표팀은 정규시즌 MVP 유력 후보 김도영을. 쿠바는 메이저리그 통산 747경기 93홈런을 터트린 요한 몬카다를 주포로 내세웠다. 두 선수는 나란히 3루수로 출전하며 팀 공격을 이끌어야 할 중책을 맡았다.
이날 대표팀은 홍창기(좌익수·LG 트윈스)-김휘집(유격수·NC 다이노스)-김도영(3루수·KIA 타이거즈)-박동원(포수·LG)-문보경(1루수·LG)-윤동희(우익수·롯데 자이언츠)-송성문(2루수·키움 히어로즈)-나승엽(지명타자·롯데)-이주형(중견수·키움), 선발 투수 곽빈(두산 베어스)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류 감독은 경기 전 김도영에 관해 "든든하다. 어린 선수가 홈런도 많이 치고 도루를 많이 했다. 아쉬운 건 실책이 너무 많다. 내년에는 한자릿 수로 줄였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했다.
이에 맞서는 쿠바는 요엘키스 기베르트(중견수)-요안 몬카다(3루수-발바로 아루에바루에나(유격수)-알프레도 데스파이네(지명타자)-라파엘 비냘레스(우익수)-라사로 아르멘테로스(좌익수)-로베르토 발도킨(1루수)-안드리스 페레즈(포수)-야디엘 무히카(2루수), 선발투수 요에니 예라로 진용을 갖췄다. 하루 전까지 쿠바가 제출한 출전 선수 명단에 없던 몬카다는 경기에 뛸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그라운드에 나섰다.
아르만도 욘슨 쿠바 감독은 경기 전 "생각했던 100% 전력은 아니다. 다른 리그에서 뛰고 있는 투수들이 합류하지 못해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몬카다가 합류해 든든하다"라고 말했다.
시즌 초반 왼쪽 옆구리 부상으로 장기 이탈했던 몬카다는 "(몸 상태는) 호전됐다. 100%까지는 아니지만. 시간 지나면서 회복할 예정이다. 옆구리 불편하지 않을 때까지 하는 게 최종 목표다"라고 자신의 몸 상태를 설명했다.
◆KIA·삼성 선수 빼고는 '실전 감각' 필요, 평가전의 목적은?
대표팀은 오는 8일 대만 타이베이로 출국해 대회 시작을 알린다. 예선 첫 경기는 13일(한국시간) 오후 7시 30분 열릴 대만전이다. 팀이 완전체로 모였고, 대회 시작이 다가오는 만큼 조금씩 실전 감각을 쌓으며 대회에 나설 필요가 있었다.
류 감독은 경기 전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으면 좋겠다. 6일 상무(국군체육부대)와 경기가 있고, 대만에서 대만 프로팀과 경기를 할 것이다. 최상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라고 평가전 목표를 말했다.
투수는 선발 등판한 곽빈이 2이닝을 던진 뒤 강판, 그 뒤를 이어서는 구원 투수들이 순서대로 등판할 예정이다. 최근까지 한국시리즈를 치른 KIA와 삼성 라이온즈 선수를 제외하고는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야 했다.
야수들 역시 전반적으로 실전 감각이 필요하다. 쿠바 투수들의 투구를 보며 감각을 쌓아야 한다.
◆시작은 좋았는데… 경기 초반 달아오른 대표팀 타선
대표팀은 경기 시작과 함께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갔다. 1회말 리드오프 홍창기의 볼넷과 김휘집의 중전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3루. 김도영의 높이 뜬 타구를 2루수가 쫓다 놓쳤고, 그사이 홍창기가 홈플레이트를 밟아 1-0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좋은 분위기는 이어졌다. 2회말 1사 후 송성문이 볼넷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후 나승엽이 좌익수 뜬공에 그쳤지만, 송성문의 도루로 만들어진 2사 2루에서 이주형이 1타점 적시타를 때려 2-0으로 도망갔다.
◆순조로운 마운드 운영…위기에도 끄떡없었다
평가전인만큼 많은 투수가 마운드에 오를 기회를 잡았다. 선발 투수로 나선 곽빈이 2이닝 만에 마운드를 떠난 뒤 불펜진이 가동돼 많은 선수가 실전 경험 쌓기에 나섰다.
물론, 대표팀은 투수들이 흔들려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를 잘 막아냈다. 2회초 곽빈이 선두타자 레스파이네에게 사구, 비냘레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에 처했다. 위기였지만, 아르멘테로스를 2루수 뜬공으로 막아낸 뒤 발도킨을 3루수 방면 병살타로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대표팀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영하. 선두타자 아르멘테로스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 이후 2루수 땅볼과 도루 등이 나오며 2사 3루에 몰렸지만, 무히카를 스윙삼진으로 제압해 득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6회초 구원 투수로 나선 김서현은 이날 시속 155㎞를 기록해 가장 빠른 구속을 선보이며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특히 1번부터 시작되는 쿠바의 까다로운 상위 타선 상대로 모두 땅볼을 유도해 삼자범퇴를 잡아냈다. 2사 후에는 야수들의 수비 집중력도 빛났다. 3루수 김휘집이 아루에바루에나의 까다로운 타구를 잘 끊어냈다. 이후 1루로 강하게 던진 공이 조금 높게 갔지만, 1루수 문보경이 점프해 잡은 뒤 타자주자를 태그하며 처리. 아웃카운트를 올리며 무사히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
◆초반 이후 침묵…실전 감각 더 쌓아야 할 타선
대표팀은 1~2회말 연속 득점 이후 별다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확실히 타격 컨디션을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침체하던 타선은 5회말 안타 2개를 쳤지만, 엇박자가 나듯 타이밍이 맞지 않으며 득점에 실패했다. 선두타자 홍창기가 우전 안타로 출루했지만, 후속 타자 김휘집이 3루수-2루수-1루수 방면 병살타에 그쳤다.
주자가 사라진 상황인 5회말 2사 후 박성한이 우전 안타 이후 도루에 성공해 2사 2루 득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후속 타자 김형준이 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에 그쳐 득점하지 못했다. 6회말에는 선두타자 문보경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으나 윤동희가 루킹삼진으로 물러난 뒤 송성문이 유격수 방면 병살타에 그쳐 쓸쓸하게 돌아서야 했다.
7회말에도 타격 침체가 이어졌다. 볼넷과 안타로 2사 1,2루를 만들었지만, 박성한이 3루수 땅볼을 쳐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8회말에는 2사 후 최원준이 우중간 2루타로 득점권에 나섰으나 송성문이 중견수 뜬공에 그쳐 득점에 실패했다.
◆한국 VS 쿠바 누가 누가 잘했나
이날 대표팀은 선발 등판한 곽빈이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서는 김택연(1이닝 무실점·두산)-유영찬(1이닝 무실점·LG)-이영하(1이닝 무실점·두산)-김서현(1이닝 무실점·한화 이글스)-김시훈(1이닝 무실점·NC)-조병헌(1이닝 무실점·SSG)-박영현(1이닝 무실점·KT)이 나서 팀 승리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이주형이 1타점 적시타를 터트렸고, 김휘집은 팀 내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쳐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맞서는 쿠바는 선발 투수로 나선 예라가 3이닝 3피안타 3탈삼진 2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구원 투수로는 얀키엘 미우리스(1이닝 무실점)-프랑크 에레라(1이닝 무실점)-마아켈 타일러(1이닝 무실점)-헤오넬 구티에레스(⅔이닝 무실점)-레오단 레예스(⅓이닝 무실점)-프랑크 알바레즈(1이닝 무실점)가 순서대로 등판했다.
타선에서는 비냘레스와 아르멘테로스를 제외하고는 안타를 때려내지 못하며 대표팀 투수진에 꽁꽁 묶였다.
사진=고척, 김한준 박지영 기자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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