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대한체육회 노종조합이 이기흥 체육회장의 3선 출마를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을 1일 발표했다.
체육회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이기흥 체육회장을 비롯한 현 집행부는 수오지심으로 그간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복적인 비위행위 지시와 은폐 시도를 멈춰라"라고 비판했다.
체육회 정관에 따르면 체육회장을 포함한 임원은 4년 임기 후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3선 이상 연임을 원하면 체육회 산하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에 체육회는 체육단체 임원 연임 제한 삭제를 추진했다. 하지만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관련 정관 개정은 절대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 못 박았다.
최근 체육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3번째 연임 관련 심사를 받기 위해 자료를 제출한 가운데 체육회 노조는 차기 회장 선거 불출마를 촉구하고 있다. 체육회 노조는 "이기흥 회장이 체육회장 3선의 야욕을 버리지 않고 스포츠공정위원회 연임 승인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며 "스포츠공정위원회는 현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해당 안건이 올라오더라도 체육인과 국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공정과 상식의 가치에 따라 심의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체육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체육회가 2024 파리 올림픽 기간에 한국 문화 홍보를 위해 파리 시내에서 코리아하우스를 운영하면서 하루 1억 원 이상의 건물 임차료를 지불한 것과 관련해 방만한 예산 운영과 코리아하우스 운영 대행업체에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회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종합감사에는 출석하지 않았다. 당초 기관 증인으로 감사장에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전북 남원시와 남원 유소년 스포츠 콤플렉스 업무 협약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에 여야 의원들도 한목소리로 이 회장을 질타했다. 또한 전재수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불출석 증인인 이 회장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체육회 노조는 "이 회장은 22일 체육회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시종일관 거짓과 궤변으로 응했고, 우리 노조의 퇴진 요구와 직원들의 울분에 찬 목소리를 인용한 질의에는 '대한체육회는 직원들만이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다’라는 소인배 같은 답변만 늘어놓았다"라면서 "이 회장은 24일 종합감사에는 출석조차 하지 않고 줄행랑을 쳤다. 핑계에 불과한 업무협약 행사를 급조해서 불출석 사유서를 작성했고, 법적인 절차도 무시한 채 국회에 제출했다. 동행 명령장이 발부되자 아무도 모르게 종적을 감추기까지 했다. 이 회장의 이러한 행동은 공공기관장으로서 공직자의 책무를 인식하고 있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꼬집었다.
이 회장의 체육회장 3연임 도전이 계속해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제42대 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열릴 예정이다.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을 비롯해 김용주 전 강원도 체육회 사무처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등이 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체육회 노조는 "우리 노동조합은 체육회 사무처 소속의 직원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법령과 관계 규정에 따라 엄격히 선거 개입과 관여를 지양하고 중립을 지켜나갈 것이다"라며 "체육회장 직위가 현재 이기흥 회장처럼 잘못된 형태로 악용되지 않도록 차기 회장은 3가지 요건을 갖춘 인물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체육회 노조는 "차기 체육회장이 체육회의 국제, 국내적 지위와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권한을 책임감 있게 집행하길 희망한다. 체육회 직원들뿐만 아니라 체육계에 몸담은 선수와 동호인, 지도자, 심판, 행정가 등 현장의 목소리에 가장 먼저 귀를 기울이고 겸허하게 소통하는 자세를 갖추길 바란다"며 "또한 공직자로서 법적, 도덕적, 윤리적 책무를 명확히 인식하고 그에 걸맞은 공정성과 청렴함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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