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으로 분류되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국정감사대책회의 후 전날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록에 대한 입장을 묻자 “법률적인 문제는 여당 법사위원들이 말한 것을 알고 있다”며 “최고의 전문가들 논의하면서 집약된 의견을 말씀드린 것으로, 개인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전날 친윤계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등 국회 법사위원들은 녹취록 속 윤 대통령의 발언은 공직선거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해당 통화 녹취는 대통령 취임 전날인 2022년 5월9일에 이뤄진 것이기에, 당시 당선인 신분인 윤 대통령을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다. 또 단순히 공천 관련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 공개 발언에서도 같은 논리로 윤 대통령을 엄호했다. 그는 민주당을 겨냥 “민주당과 일부 언론이 박근혜 공천리스트 전달해 종용한 사안이 유죄가 선고됐다며, 윤 대통령도 죄 있는 것처럼 주장한다”며 “당 공관위원에게 공천 리스트를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3심 모두 무죄가 선고된 사실은 왜 말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친윤계 권영세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출연 “대통령이 그 당시에는 정치권 사람들도 많이 모르고 또 공천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세세하게 잘 모를 때”라며 “그냥 자기 의견을 얘기했을 정도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또 “명태균씨 얘기를 듣다 보면 명백히 아닌 것도 많아 ‘천지창조도 내가 했다’ 이렇게 할 분이구나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반면 한동훈 대표를 포함한 친한계는 침묵하며 사태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명태균씨 녹취가 공개된 직후인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한 대표는 즐겨 활용해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관련 입장을 올리지 않고 있다.
친한계 의원은 “녹취를 통해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라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체적인 내용이 좀 정리된 뒤 입장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친한계 송영훈 대변인 역시 “광화문 하늘만 보고 일기예보를 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굉장히 신중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당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녹취 폭로를 주도하고 있는 데다 김 여사가 아닌 윤 대통령과 직접 관련된 부분이기에 한 대표가 말을 아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여당과 야당의 전선이 그어지는 이슈”라며 “한 대표로서는 본인이 주도하기 어렵고, 여사 리스크를 벗어난 부분이라 당혹스러울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친한계 내부에서는 친윤계의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취지의 엄호 전략에 대해서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친한계 원외 관계자는 “대통령의 정치적 행위를 법률적 행위로 치환해 이야기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국가 지도자인 대통령을 일반 형사 피의자와 똑같이 취급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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