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이 1일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하락했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개혁신당 지지율이나 생각하라” “기시다 전 일본 총리도 13% 내외였다”고 답해 논란이 일었다.
개혁신당 원내대표인 천하람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비서실 대상 국정감사에서 정 비서실장을 향해 전날 공개된 윤 대통령 육성 녹음파일에 대해 “국민들이 ‘대통령도 아니고 당선인이니까 아무 문제 없다’고 판단하겠나”라고 물었다. 이에 정 비서실장이 “국민들마다 판단이 다르실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녹취에 나온 내용에 대해선 법적, 정치적, 상식적으로 문제될 것 없다”고 말했다.
천 의원이 “대부분 국민들이 문제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면서 법적으로 빠져나가니까 지지율이 19% 나오는 것”이라며 “국민 앞에 잘못한 건 제대로 잘못했다고 인정해야지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려고 해서 되겠나”라고 비판하자, 정 비서실장이 “개혁신당 지지율이나 생각하라”고 응수했다.
천 의원이 “지금 개혁신당 국정감사인가”라며 사과를 요구했고, 다른 야당 의원들도 “금도를 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비서실장은 처음엔 “사과할 일 아니다. 사과 못 한다”고 거부하다가, 국회법이 거론되자 유감을 표명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천 의원에게 비서실장이 했던 발언은 국회 증감법 제13조 국회모욕죄에 해당한다”며 “사과 안 하면 즉각 고발해야 한다. 위원장께서 처분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비서실장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인 박찬대 운영위원장의 답변 요구에 “지나친 발언이라 생각되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국회를 모욕할 생각이 없다. 지금 국회 모욕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국회 상황이 국회 모욕이다. 반민주적, 반헌법적 국회 운영이 국회 모독 아닌가. 모든 국민이 판단할 자격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국민으로서 나온 건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나온 것이지 않나” “윤석열 정부나 신경써라” 등 고성이 이어졌다.
천 원내대표는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이런 식으로 말끝마다 타당에 대해 지적하고 본인 잘못을 신경 쓰기보다 남에게 손가락질하려는 태도가 계속 이어진다면 대통령비서실과 윤 정부의 앞날이 매우 어둡다고 생각한다. 하실 말씀이 개혁신당 지지율밖에 없나. 참으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후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결국 이런 날이 오고야 말았다. (대통령 지지율이) 19%, 17%가 나왔다. 비서실장으로서 어떤 답변 주겠나”라고 묻자, 정 비서실장은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필하는 사람으로서 송구하다는 말씀드리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배전(倍前)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은 심각하다고 인지하고는 있나”라는 고 의원의 질문에 “반등을 위해 저희가 더 노력할 테니까 좀 지켜봐 달라”고 했다.
고 의원이 “20%대가 꽤 오랫동안 있었는데도 심각하게 인지하지는 않았나 보다”라고 하자, 정 비서실장은 “다른 나라를 보더라도 직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계속 15%, 13% 내외였고 유럽 정상들도 20% 넘기는 정상들이 많지 않다. 그러나 높은 지지도가 아니기 때문에 심기일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고 의원은 “부디 대통령께서는 방금 (비서실장이) 말씀한 인식은 아니길 바란다”며 “국민들이 이정도 숫자를 보내는 건 꽤 오래됐다. 그런데도 이 빨간불을 대통령이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잘못 답변하신 것으로 믿겠다”고 비판했다.
이날 윤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처음으로 10%대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일~31일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잘하고 있다’ 19%, ‘잘못하고 있다’ 72%로 집계됐다.
여론조사 회사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달 27~28일 2일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긍정 17%, 부정 78%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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