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사회 실현···충전소에 달렸다

현대차, 수소사회 실현···충전소에 달렸다

이뉴스투데이 2024-11-01 16:00:00 신고

3줄요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수소충전소에서 충전 중인 수소 차량. [사진=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수소충전소에서 충전 중인 수소 차량.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현대차의 수소사회 구현을 향한 행보가 빨라진다. 현대차는 넥쏘 후속인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INITIUM)’을 공개하며 미래 세대 수소 여정에 대한 방향성을 자세하게 제시했다. 업계는 전기를 넘어 수소의 에너지원 확장을 환영하면서도 충전소 부족 등 환경 미비에 따른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31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수소에 대한 신념과 비전 공유의 장 ‘클리어리 커미티드(Clearly Committed, 올곧은 신념)’ 행사를 열고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INITIUM)’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차는 이니시움 공개를 통해 수소전기차를 만드는 ‘퍼스트 무버’로서의 자부심을 내세웠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7년간 현대차가 흔들림 없이 도전하고 결단할 수 있었던 것은 수소의 가치에 대한 올곧은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수소는 미래 세대를 위한 깨끗한 에너지일 뿐 아니라 접근성이 높고, 따라서 공평한 에너지”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자동차는 온 역량과 마음을 다해 올곧은 신념으로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 수소가 쓰이는 세상을 보여드릴 예정이며 이러한 현대자동차의 수소 여정에 함께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가 수소에 주목한 건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차는 당시 수소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수소전기차 개발을 시작했다.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한번 만들어서는 절대 잘 만들 수 없습니다. 돈 걱정은 하지 말고 젊은 기술자들이 만들고 싶은 차는 다 만들어 보십시오. 돈 아낀다고 똑같은 차 100대 만들 필요 없습니다. 100대가 다 다른 차가 되어도 좋습니다”며 연구원들을 격려한 일화도 있다.

현대차는 올해 초 CES에서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를 발표하고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및 활용 전반에 걸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HTWO 그리드’ 비전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수소 에너지로의 전환은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라며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수소 관련 사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현대차의 수소 사회 청사진엔 걸림돌도 상당하다. 가장 큰 문젠 ‘충전소’다. 지난 2월 기준 전국에 위치한 수소 충전소는 167곳. 정부는 6년 후인 2030년까지 약 2배인 310곳의 수소 충전소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수소충전소의 경우 전기충전소보다 비용이 비싸고 절차가 까다로워 실현 가능성은 두고 봐야 한다. 현재 전기충전소가 1개소당 투자비가 약 5000만원~1억원 정도 소요되는 것에 비해 수소충전소 건설비용은 무려 25억~30억원이 든다고 알려졌다.

이렇다보니 확대 속도는 전기차 충전소에 비해 현저히 느리다. 서울에 설치된 수소 충전소는 단 10곳 뿐. 지난해까지 9곳 운영돼 확충 목소리가 컸으나, 올해 단 1곳만 더 추가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아무리 좋은 신차가 나와도 충전소가 부족하면 전기차만큼 상용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수소충전소 설치는 장소 선정부터 쉽지 않다. 수소충전소를 총괄하는 환경부 한 관계자는 “수소충전소 설치는 지자체나 민간사업자가 수소충전소 설치를 원하면 환경부가 사업비 절반을 보조해 주는 방식”이라며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지정한 고압가스 관련 규제 등이 까다롭고, 그에 맞는 부지 찾기도 매우 힘들다고 알고 있다”고 했다. 수소충전소 설치를 확충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특히 충전소 유치 전 주민동의 단계에서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 소위 “수소 연료는 폭발 위험이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주민 동의가 법적 필요사항은 아니지만, 주민 반발이 지속될 경우 시설이 들어서는 경우는 쉽지 않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이 같은 우려는 판매량에 현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수소전기차는 2018년 나온 ‘넥쏘(NEXO)’가 유일하다. 현재 국고보조금 2250만원에 지자체별 보조금 1000만원가량을 추가, 4000만원대로 구매가 가능한 넥쏘는 업계의 기대완 달리 등록대수는 점차 떨어지고 있다. 지난 2022년 1~10월 7521대 팔렸던 넥쏘는 지난해 같은 기간 3828대, 올해는 2408대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하락세를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수소 에너지의 안전성을 알리는 일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정부 관계자는 “한국산업안전공단이 종합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수소가 휘발유, LPG 연료보다 안전한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다”며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일반 주유소와 수소 충전기기가 함께 있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안전한 연료로 인정받는다”고 설명했다.

충전소 설치에 대한 정책 지원도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수소충전소의 안정적인 수소 운송과 저장수단 확충을 위한 자체 튜브트레일러 보유 의무화 등을 신설하는 등 충전소 지원책에 힘을 싣는다. 정부는 이 같은 계획을 토대로 2030년까지 총 660기, 액화수소충전소는 280기로 늘릴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소차 및 충전소의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정보전달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