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스텔라라' 시밀러, 28조 시장 정면 겨냥

국산 '스텔라라' 시밀러, 28조 시장 정면 겨냥

뉴스웨이 2024-11-01 14:56: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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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홍연택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동아에스티가 글로벌 200억달러(약 28조원) 규모가 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시장에서 본격적인 바이오시밀러 경쟁을 앞두고 있다.

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특허가 만료된 블록버스터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가 미국와 유럽 등지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해외 출시 절차도 순항하고 있다.

국산 스텔라라 시밀러 유럽·미국 출시 앞둬


최근 동아에스티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이뮬도사'가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에 품목허가 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CHMP 허가 승인 권고 의견은 통상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최종 승인에 결정적인 요인이다. 앞서 동아에스티는 같은 달 1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뮬도사(IMULDOSA)는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의약품으로, 얀센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스텔라라(Stelara)의 바이오시밀러다. 스텔라라는 판상 건선,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이뮬도사는 지난 2013년부터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가 공동 개발했고, 2020년 7월 동아에스티로 개발·상업화 권리가 이전됐다. 이후 2021년 7월 다국적 제약사 인타스(Intas)와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고, 인타스는 미국의 어코드 바이오파마(Accord Biopharma)와 유럽, 영국, 캐나다의 어코드 헬스케어(Accord Healthcare)를 통해 이뮬도사의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다.

비니시 추드가르(Binish Chudgar) 인타스 제약 이사회 회장은 "고통스러운 염증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이뮬도사를 미국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환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세계적 수준의 치료제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스텔라라의 주성분인 우스테키누맙 성분 시장은 203억2300만달러(약 28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중 유럽 시장 규모는 글로벌 시장의 15% 수준인 약 31억500만달러(약 4조365억원)로 추산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이미 유럽 출시에 돌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스위스 제약사 산도스와 피즈치바의 북미·유럽 판매를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피즈치바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며, 산도스는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의 판매와 마케팅을 전담하게 된다. 지난 4월 유럽에서 '피즈치바' 품목허가를 받은 후 올해 7월 공식 출시했다.

미국에서는 올해 6월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상호교환가능 시밀러(interchangeable biosimilar) 지위를 얻었다. 상호교환성 지위를 얻게 되면 의사의 승낙을 받지 않고 약사가 대체조제할 수 있는 약품으로서 FDA에 독점기간을 인정받게 된다. 산도스가 오리지널 의약품 권한을 가진 존슨앤드존슨과 합의한 내용에 따라 내년 2월 22일부터 미국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

레베카 건턴 산도스 유럽 지사장은 "우리의 목표는 환자가 잠재적으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의약품을 유럽 전역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피즈치바는 유럽 최초의 우스테키누맙 바이오시밀러 중 하나로, 목표 달성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즈치바는 국내에는 '에피즈텍'이라는 제품명으로 7월 출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 4월 에피즈텍을 국내 최초의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로 승인했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직접 판매하고 있다. 에피즈텍 약가는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약 40% 낮게 책정됐다.

셀트리온의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스테키마'는 지난 8월 유럽연합집행위원회에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6월 FDA에 품목허가 신청을 한 상태다. 이외에 캐나다, 영국 등에서도 각각 올해 7월, 9월에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하태훈 셀트리온 수석 부사장 겸 유럽사업부 책임자는 "스테키마의 유럽 승인은 환자에게 중요한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며, 크론병과 다른 면역 질환에서 입증된 실적을 가진 혁신적인 약물을 출시하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승인은 저렴하고 높은 품질의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확대하려는 우리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믿는다"고 했다.

국내 제품 외에 미국 FDA 허가를 받은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로는 암젠의 '웨즐라나', 알보텍 '셀라스디', 프레지니우스카비 '오툴비' 등이 있다. 이중 웨즐라나와 셀라스디는 얀센과 특허 합의에 따라 각각 내년 1월 1일, 2월 21일 출시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출시 시점이 빠를수록 점유율을 확보하기 유리하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는 출시 후 전략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주요 대형 PBM(처방약급여관리회사) 등재와 공격적인 저가 전략을 펼치면 후발주자도 빠른 점유율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 다른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여러 차례 증명됐다.

실제로 미국에서 10여종의 바이오시밀러가 경쟁 중인 자가면역치료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가장 먼저 출시된 암젠의 '암제비타'가 1%로 가장 낮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는 암젠의 '암제비타'보다 약 5개월 늦게 미국시장에 진출했으나 현재 3%의 점유율로 암제비타보다 앞서고 있다.

휴미라 시밀러 중 11%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산도즈의 '하이리모즈' 역시 출시 시기가 늦은 편이었으나, 산도즈가 CVS 헬스(CVS Health) 자회사인 코다비스(Cordavis)와 공동 마케팅 협약을 맺으며 급격하게 성장했다. CVS 케어마크의 주요 처방집에서 휴미라를 제외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스텔라라 시밀러, 경쟁 우위 예측돼


한편 스텔라라는 건선 치료제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와 함께 후속 신약의 등장도 앞두고 있어 지위가 불안한 상태다. 건선 치료에 사용되는 인터루킨(IL) 억제제는 1세대인 IL-17 계열과 IL-23 계열로 나뉜다. 스텔라라는 이중 IL-17 계열 약물로, 최근 들어 IL-23 계열 약물이 건선 치료에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며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다만 외신에 따르면 미국 건선 치료제 시장에서 더 우위를 가질 것은 IL-23 계열 오리지널보다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일 것으로 보인다. 건선 치료제 옵션이 최근 시밀러 출시와 미국 인플레이션 법 시행 예고로 인해 약가 인하 압력을 받고는 있지만, 여전히 환자에게는 비싼 옵션이기 때문이다. 더 저렴한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서 이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노바티스의 글로벌 브랜드 의료 책임자인 크와쿠 마르포(Kwaku Marfo) 박사는 최근 파마슈티컬 테크놀로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건선 치료법 시장에서는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점점 더 많은 바이오시밀러 건선 치료제가 출시되고 약가가 변동하며 건선 치료를 위한 의사의 선택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마슈티컬 테크놀로지는 스티븐 펠드먼 웨이크포레스트 대학교 피부과 교수의 말을 인용해 "환자들이 IL-17 또는 IL-23을 표적으로 하는 더 효과적인 생물학적 제제에 접근하기 전에 먼저 점점 더 많은 환자가 아달리무맙이나 우스테키누맙의 바이오시밀러 버전을 사용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최근 발간한 '2024년 4분기 바이오시밀러 시장 보고서'에 담긴 비용 지불자(Payer, 보험사)·PBM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오리지널 생물학적 제제보다 바이오시밀러를 선호하는 친바이오시밀러 전략이 상업용 부문(74%)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만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메디케어(53%)와 주 정부가 관리하는 메디케이드(44%) 부문에서는 여전히 뒤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는 바이오시밀러 도입을 가속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정부 프로그램(메디케어, 메디케이드)이 오리지널보다 바이오시밀러를 선호하도록 장려하고, 바이오시밀러 전환을 방해하는 그랜드파더링(Grand Fathering) 요건을 없애고, 모든 바이오시밀러를 상호 교환(인터체인저블) 가능한 것으로 간주해 행정 부담을 해소하는 것을 꼽았다.

최근 미국 당국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간 상호 호환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기조를 보이고 있어 향후 국산 바이오시밀러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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