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이재인 기자]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회장 승진인사를 기점으로 신세계그룹이 계열 분리를 공식 선포했다.
신세계그룹은 2019년 이마트부문과 백화점부문으로 계열사들을 줄세우며 계열 분리사전 준비를 시작했다. 5년이 지난 현재 SSG닷컴을 제외하고 ㈜이마트와 ㈜신세계가 모두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는 전무하다.
계열 분리 공식 선포에도 SSG닷컴 지분을 정리하지 않고 공동 보유로 나둔 이유는 무엇일까.
◇2019년 밑작업 선포…'본업 경쟁력' 강화
신세계그룹은 2019년부터 계열 분리를 위한 물밑작업을 준비해 왔다. 당시 인사에서 ㈜이마트와 ㈜신세계가 각각의 부문에서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마트부문과 백화점부문을 신설했다.
이어 2020년에는 정 회장 남매의 모친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신세계 지분 8.2%씩을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사장에게 각각 증여했다.
당시 두 사람의 각 회사 지분율은 각각 10.3%에서 18.5%씩 올라가며 최대 주주가 됐다. 수년이 걸리는 계열 분리 밑작업을 거치면서 양 사업 부문은 사실상의 별도 기업집단처럼 나눠진다.
이마트부문은 ㈜이마트를 구심점으로 스타필드, 스타벅스, 편의점과 슈퍼 등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백화점부문은 ㈜신세계을 필두로 패션·뷰티, 면세와 아웃렛 사업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대해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마트와 SSG닷컴, G마켓, SCK컴퍼니(스타벅스), 신세계프라퍼티 등을 운영한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신세계와 신세계디에프(면세점), 신세계인터내셔날(패션·뷰티), 신세계센트럴시티, 신세계까사 등을 맡아 책임경영을 강화하게 된다.
신세계그룹은 올해가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 성공적인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보고 그간 물밑에서 준비해온 계열 분리를 시작하는데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왜 SSG닷컴 지분만 남겼나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부문과 백화점부문으로 나눠져 계열사 지분 정리를 마쳤지만 이커머스의 자회사인 SSG닷컴의 경우 ㈜이마트가 45.6%로 최대주주, ㈜신세계가 24.4%로 2대주주로 유일하게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다.
SSG닷컴은 2018년 12월 27일 ㈜이마트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했다. 2019년 3월 1일을 기준일로 신세계몰을 흡수합병했고 합병 후 존속법인인 ㈜이마트몰의 사명은 SSG닷컴으로 변경했다.
일각에서는 완전한 계열분리는 ㈜신세계가 SSG 지분을 매각해야만 끝난다고 보지만 유통업계에서는 계열분리 공식화 이후에도 전략적으로 남매의 SSG닷컴 지분 공유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현실적으로 설립 당시 1조원대 투자에 나선 사모펀드 자금 상환이 걸림돌이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BRV캐피탈은 지난 2019년 7000억원, 2022년 3000억원 등 SSG닷컴에 총 1조원을 투자했다. 양측 모두 SSG닷컴 지분 15%씩 확보한 상태다.
당장 SSG닷컴 IPO는 힘든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은 기존 FI 투자금을 상환을 위해 겨우 국내 금융권에서 1조원대 리파이낸싱 자금 조달에 나선 상태다. 리파이낸싱 작업이 아직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마트가 당장 수천억원의 백화점 지분까지 사들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
SSG닷컴은 유통의 새로운 채널인 이커머스로 신세계백화점·이마트·스타필드 등 신세계그룹의 모든 상품을 온라인에서 한 눈에 보고, 한 번의 결제만으로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통합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다. 신석식품 위주의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뷰티와 패션, 명품으로 전략 카테고리를 확대해 이마트와 백화점의 지분이 모두 필요한 입장이다.
만약 ㈜신세계가 SSG닷컴 보유 지분을 매각하고 그 돈으로 제2의 SSG닷컴를 만들려면 더 많은 자금과 시간이 들어감은 물론 성패도 점치기 힘들다.
실제 SSG닷컴의 경우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야심차게 키워왔지만 그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설립 당시 연매출 10조원을 목표로 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1조6784억원에 그쳤고 103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올해 상반기엔 1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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