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뉴욕 양키스가 준우승으로 시리즈를 마감한 가운데, 치명적인 실책을 범한 외야수 애런 저지가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애런 분 감독이 이끄는 양키스는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5차전에서 LA 다저스에 6-7로 패배하면서 1승4패로 월드시리즈를 마감했다.
1~3차전 패배로 위기에 몰렸던 양키스는 4차전 승리로 한숨을 돌렸다. 5차전에서도 경기 초반 3이닝 연속 득점으로 주도권을 잡는 등 4회말까지 다저스에 5-0으로 크게 앞서가고 있었다.
경기의 흐름이 바뀐 건 5회초였다. 선두타자 키케 에르난데스가 안타로 출루했고, 무사 1루에서 토미 에드먼의 타격 때 중견수 저지가 포구 실책을 범했다. 1사 1루를 만들 수 있었던 양키스로선 무사 1·2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후속타자 윌 스미스의 타석에서 유격수 앤서니 볼피까지 송구 실책으로 흔들리면서 상황은 무사 만루가 됐다. 개빈 릭스와 오타니 쇼헤이의 삼진 이후 2사 만루에서는 베츠의 내야안타 때 3루주자 에르난데스가 홈을 밟았다. 땅볼 타구를 잡은 1루수 앤서니 리조가 투수 게릿 콜에게 토스하려고 했지만, 선발투수 게릿 콜이 1루 커버에 들어가지 않았다. 공식 기록은 베츠의 내야안타.
어설픈 수비로 이닝을 끝내지 못한 양키스는 프레디 프리먼의 2타점 적시타로 3-5까지 쫓겼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2타점 2루타까지 터지면서 다저스에 5-5 동점을 허용했다. 결과적으로 기본에 충실하지 않은 수비가 대량 실점으로 연결됐고, 다저스의 역전으로 이어졌다.
여러 선수 중에서도 가장 마음이 무거웠던 선수는 저지였다. 경기 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비롯해 미국 현지 취재진을 만난 저지는 "좋은 팀을 상대로 하지 말았어야 할 실수가 2~3개 나왔는데, 그 시작점은 내 실수였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반성했다.
2016년 빅리그에 데뷔한 저지는 올해까지 빅리그 통산 993경기 3564타수 1026안타 타율 0.288 315홈런 71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10을 기록했으며, 올 시즌에는 58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2022년(62홈런) 이후 2년 만에 50홈런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올가을에는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선승제)에서 13타수 2안타 타율 0.154 1도루에 그쳤고,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4선승제)에서 18타수 3안타 타율 0.167 2홈런 6타점으로 부진했다.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도 18타수 4안타 타율 0.222 1홈런 3타점으로 반등에 실패했다.
저지는 "월드시리즈에서 패배한 건 아마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다른 모든 패배와 마찬가지로 사라지지 않는다. 내 커리어가 끝났을 때 승리한 기억도 많이 남았으면 좋겠다"며 올해는 정말 멋진 한 해였다. 팀원들과 함께 뛴 게 즐거웠다"고 전했다.
사진=AFP, 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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