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장벽] ⑤ 출입문 앞 좌절된 장애인 운전자의 일상···"너무 무겁다" 최다 응답

[장애인장벽] ⑤ 출입문 앞 좌절된 장애인 운전자의 일상···"너무 무겁다" 최다 응답

여성경제신문 2024-11-01 11:30:00 신고

3줄요약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장애인 운전자의 일상은 우리가 자전거를 처음 배웠을 때처럼 매일 균형을 잡는 도전이다. 차에서 내리고 휠체어를 꺼내는 일조차 큰 난관이 된다. 좁은 주차구역, 닿지 않는 트렁크 버튼, 장애인이 운전 중이라는 사실을 알릴 수 없는 표식 부재까지 넘기 어려운 벽처럼 다가온다.

우리가 느꼈던 잠깐의 불안감과 두려움이 그들에게는 일상이고 도전이다. 두 발과 두 손을 자유롭게 쓰지 못해도 그들의 이동권은 모두와 평등하게 보장받아야 할 기본적인 권리다. 한데 현실은 권리조차 매 순간 도전이다. 여성경제신문이 장애인 운전자가 넘어야 할 벽을 조명하고 해결의 길을 모색하는 과정을 독자와 나눠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난 8월 여성경제신문이 서울시 용산구에 있는 대형 쇼핑몰 아이파크몰에서 목발 이용자 이성수 씨(남·62)를 만났다. 사진은 아이파크몰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과 연결된 주 출입구 모습이다. /여성경제신문
지난 8월 여성경제신문이 서울시 용산구에 있는 대형 쇼핑몰 아이파크몰에서 목발 이용자 이성수 씨(남·62)를 만났다. 사진은 아이파크몰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과 연결된 주 출입구 모습이다. /여성경제신문

# 쇳덩이 문 앞에서 늘 고민해요. 휠체어로 밀고 들어가야 할지, 목발은 어디에 놓고 열어야 할지에 대해서요. 겨우 비집고 들어가요. 장애인은 자동문이 아니면 해결책이 없어요.

장애인 운전자가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하고 건물로 진입하기까지 느끼는 가장 큰 불편함은 '출입문 무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출입문이 너무 무겁거나 폭이 좁다'라는 응답이 45.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장애인 운전자가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하고 건물로 진입하기까지 느끼는 가장 큰 불편함에 대해서 '출입문이 너무 무겁거나 폭이 좁다'라는 응답이 45.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여성경제신문
장애인 운전자가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하고 건물로 진입하기까지 느끼는 가장 큰 불편함에 대해서 '출입문이 너무 무겁거나 폭이 좁다'라는 응답이 45.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여성경제신문

1일 여성경제신문이 2024년 10월 2일부터 10월 18일까지 장애인 운전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장애인 운전자는 주차장에서 건물로 이동할 때 무겁고 좁은 출입문이 가장 불편하다고 했다.

장애인 운전자가 이러한 불편함 느낀 장소는 민간기업 건물이 54.5%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공공기관(시청, 구청, 주민센터 등) 42.4%, 상업시설(백화점, 쇼핑몰, 마트 등) 39.4%, 주거시설(아파트, 빌라 등) 36.4% 순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운전자가 주차 공간, 접근로 등에 대해 불편함 느낀 장소는 민간기업 건물'이 54.5%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공공기관(시청, 구청, 주민센터 등) 42.4%, 상업시설(백화점, 쇼핑몰, 마트 등) 39.4%, ‘주거시설(아파트, 빌라 등)’ 36.4%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경제신문
장애인 운전자가 주차 공간, 접근로 등에 대해 불편함 느낀 장소는 민간기업 건물'이 54.5%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공공기관(시청, 구청, 주민센터 등) 42.4%, 상업시설(백화점, 쇼핑몰, 마트 등) 39.4%, ‘주거시설(아파트, 빌라 등)’ 36.4%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경제신문

조사에 따르면 건물 진입 시 자동문이 없어 출입이 불편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39.4%였다. 장애인에게 출입문을 여는 것조차 쉽지 않은 현실은 일상적인 시설 이용조차 큰 도전이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76.3%)에게 더 큰 불편함을 주고 있었다. 경사로의 경사가 너무 가파르다고 응답한 비율도 42.4%에 달했다. 건물 입구까지 가는 길에 차량 간섭으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된다고 답한 장애인도 33.3%였다.

여성 응답자는 남성보다 경사로 경사와 엘리베이터 공간 부족을 더 큰 문제로 느끼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남성 응답자는 출입문이 무겁고 자동문이 없는 점을 더 큰 불편 요소로 꼽았다. 성별에 따라 장애인이 경험하는 불편함의 양상이 다름을 보여주며 더 세밀한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은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시설 접근성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공공시설과 상업시설의 출입문에 자동문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경사로와 엘리베이터 설치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애인 전용 주차 공간 이용 시 겪는 불편함을 묻자 응답자의 72.7%는 장애인 주차 구역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57.6%는 일반 차량이 불법으로 주차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여성경제신문
장애인 전용 주차 공간 이용 시 겪는 불편함을 묻자 응답자의 72.7%는 장애인 주차 구역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57.6%는 일반 차량이 불법으로 주차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여성경제신문

장애인 주차구역과 관련한 불편을 호소하는 장애인도 있었다. 응답자의 72.7%는 장애인 주차 구역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57.6%는 일반 차량이 불법으로 주차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주차 구역과 건물 출입구 간 연결 부족(27.3%) 역시 주차와 이동 간의 큰 단점으로 꼽혔다. 장애인 주차구역에 지붕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폭우나 햇볕에 노출돼 비가 많이 올 경우 불편함이 크다는 이유였다.

도로 주행 중에 생기는 불편함도 다수 있었다. 도로포장이 고르지 않아 충격을 느낀다는 응답도 39.4%로 집계됐다. 다른 차량 운전자들이 장애인 차량임을 인지하지 못해 양보나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36.4%에 달했다. 장애인 차량 스티커를 무시당했다는 응답도 30.3%로 나타났다.

횡단보도 신호 시간이 짧아 안전하게 건너기 어렵다는 의견은 63.6%, 신호등이 시각적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응답이 24.2%로 뒤를 이었다. 청각 지원 신호 부족에 대한 불편도 일부 응답자들에게서 제기됐다.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고관철 성동느티나무자립센터 센터장은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장애인 주차구역이 출입구와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규정상 제일 가까운 곳에 설치돼 있어야 하지만 안 그런 장소가 아직 있다. 공공기관 중에서도 본 건물이 아닌 주차장에서 나가는 출구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만들어 놓은 경우가 있다"고 했다.

경사로와 출입문에 대해서도 "오래된 주민센터 건물은 경사로에 자전거가 세워져 있어 무용지물인 경우도 있다. 관리가 안 되고 있었다"며 "출입문의 경우 휠체어, 목발 이용자들은 문을 안으로 당겨야 할지, 전동휠체어로 밀어야 할지, 목발로 어떻게 기대서 열어야 할지 등에 대한 고민을 문 앞에서 하게 된다. 자동문이 아니면 출입하기 힘들다. (여닫이문은) 누군가 나오거나 열어주기를 기다릴 뿐이다"라고 말했다.

김인순 한국장애인개발원 유니버설디자인환경부 부장은 여성경제신문에 "장애인등편의법에 의한 출입문 설치 규정에 문의 무게에 대한 규정은 없다. 공공시설 중에서도 민원실 같은 장소는 출입문 중 최소 한 곳은 자동문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그 외 모든 건축물은 자동문 설치가 권장 사항이다"라며 "다양한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문의 무게 규정이나 자동문 설치에 대한 규정 등이 적극적으로 현장에 적용되도록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주차구역에서 출입구까지의 접근에 대해서도 "휠체어 사용 운전자가 주차 후 건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다른 차량과 교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현행법상 주차구역을 출입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설치하고 차도와 구분해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완전하게 보차분리가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장애인, 아동 등의 보행에 매우 위험할 수 있는 점을 인지해 설치에 반영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여성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