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디셀러 ‘레모나’로 이름을 알린 경남제약이 적자 늪 탈출을 위한 활로를 모색 중이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경남제약은 지난달 17~18일 유상증자 과정에서 발생한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했다. 앞서 14일부터 15일까지 구주주 대상 신주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실행했지만, 77.59% 청약률로 미달돼 실권주 청약이 진행된 것이다. 유상증자 규모는 194억원으로 조달 재원 중 116억원은 시설자금, 나머지 78억원은 운영자금에 투입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경남제약의 연결기준 영업손실 2021년 77억원, 2022년 34억원, 2023년 67억원으로 좀처럼 개선이 안 되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34억원, 78억원 22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149억원으로 흑자전환 했는데, 이는 판관비를 절감과 금융수익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최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면서 “조달된 자금은 공장시설 효율화와 운영자금 용도로 순차적으로 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에는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5대 1 비율의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감자를 통해 자본금을 178억원에서 36억원으로 줄이며 재무 건전성 강화에 나섰다. 감자는 기업의 결손금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주식 수를 감자 비율만큼 감소시켜 자본 잠식 가능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경남제약이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영업정지 이슈가 발생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월 경남제약의 자양강장제 '자하생력액'이 변경·신고 허가없이 임의 변경됐다는 내용으로 45일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내렸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현재는 자하생력액의 제조업무 정지기간이 끝나 활발한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2024년 10월 기준으로 최근 3년간 월 기준 최다 판매액을 기록하여 공장생산을 최대로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경남제약의 실적 개선을 위해 매출 품목의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상반기 기준 경남제약의 전체 매출 가운데 약 70%는 일반의약품이나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에서 발생한다.
이런 매출 구조는 여타 제약사가 전문의약품에 집중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경남제약의 전문의약품 매출 비중은 전체의 2.17%에 불과하다. 최근 3년간 매출액 대비 R&D(연구개발) 비중 3% 내외로, 국내 제약사 R&D 평균이 약 10%인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회사 간판 제품인 레모나산 매출도 정체돼 있다. 지난 몇년 간 비타민 산제(가루) 시장에서 레모나 점유율에 큰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전체 비타민 시장에서 산제 점유율이 2019년 2.2%에서 2022년 1.5%로 감소 추세에 있는 만큼 적어도 매출 반등을 노려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경남제약에서 레모나산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30% 수준이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레모나 브랜드의 이미지를 확장해 레모나구미, 레모나쮸잉, 젤리류 등 신제품을 출시로 제품 제형의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기존 제품의 성장성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영업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 대주주가 자주 바뀌면서 경영 상황이 불안정 상태에 놓인 것도 악재로 꼽힌다. 지난 2003년 녹십자 상아에 매각된 경남제약은 최근까지 여덟 번의 대주주 교체가 이뤄졌다.
현재 경남제약의 실질적 경영권은 휴마시스가 갖고 있다. 휴마시스는 지난 5월 경남제약 최대 주주인 빌리언스(구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의 주식 34.80%를 480억원에 매입했다. 빌리언스는 경남제약의 지분 19.84%를 가진 최대 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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