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숙면은 우리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잠이 부족하면 집중력과 생산력이 저하되며 장기화되면 심장 질환 등 심각한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1990년대 작업치료사들은 무거운 이불이 발달장애나 감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정신상태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무거운 침구를 덮고 자는 것이 불면증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연이어 발표됐다.
2020년 정신장애를 가진 1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무거운 이불을 사용한 그룹이 수면의 질이 크게 높아지고 불면증 경향이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에는 무거운 이불을 덮고 자면 수면 호르몬으로 불리는' 멜라토닌(Melatonin)' 분비량이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무거운 이불은 공기를 많이 포함해 단열 효과가 높고, 체온이 바깥 공기에 흡수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추위가 심해지면 숙면에 큰 도움이 된다. 또 묵직한 무게 자체에 안심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호주 플린더스 대학교 수잔 도슨 박사 연구팀은 기존 연구 18건의 분석을 통해 "무거운 이불이 불면증이나 불안증 등 정신질환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대상이 된 연구의 실험 규모는 참여자가 최대 4092명이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성인의 무거운 침구 사용은 실제로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고 숙면에 도움이 된다. 무거운 이불을 사용한 성인들은 수면의 질이 더 좋아졌고, 수면제 사용이 줄었으며, 기분과 통증 관리도 개선되었다고 보고했다. 침구의 무게와 따뜻한 감각이 인간의 포옹과 같은 접촉 효과를 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ADHD 혹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동의 경우 수면 개선 효과는 일관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많은 부모로부터 긍정적 보고가 있었고 아이들이 낮 활동에서 더 집중력을 발휘해 불안감이 감소했다는 관찰 결과가 확인됐다.
연구팀의 도슨 박사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심장병, 뇌졸중, 정신건강 등 만성질환의 위험을 높이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무거운 침구는 특히 불면증, 불안장애, 우울증 등 정신적 건강 문제를 안고 있는 성인에게 효과적인 지원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연구팀은 치매 환자의 수면 개입으로 무거운 침구의 가능성과 효과를 평가하는 프로젝트의 최종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무거운 이불이 수면 개선의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면서 "무거운 침구의 효과적인 사용법, 가령 이불의 종류·무게·사용빈도 및 시간에 따른 차이 등 보다 구체적인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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