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지도자들, '군사적 목표는 성취' 시사"…네타냐후 입장선회 관건
블링컨, 레바논 휴전에 "좋은 진전"…포성은 계속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미국 등 중재국이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헤즈볼라 간 휴전 협상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가운데 이스라엘군 지휘부 내에서도 휴전에 힘을 싣는 기류가 감지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지도자들이 레바논과 가자지구에서 군사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성취했으며 이제 정치인들이 합의를 타결할 때라는 신호를 미묘하지만 더 강한 방식으로 발신하고 있다"며 관련 움직임을 전했다.
CNN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최근 가자지구 북부를 찾아 가자지구와 레바논 분쟁에서 '군사적 단계'를 끝내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레바논 전쟁을 언급하며 "북쪽에서 명확한 종결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선 "가자 북부여단 사령관을 쓰러뜨리면, 그건 또 다른 (하마스의) 붕괴"라며 "이같은 압박으로 우리는 더 많은 성과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 장관도 전쟁 지속에 대한 회의적 입장을 내각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채널13의 보도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이번 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내각 구성원들에게 비공개 메모를 보내 "유효한 나침반도 없고 갱신된 전쟁 목표도 없는 현재 상황은 작전 운용과 내각의 결정에 해를 끼친다"고 밝혔다.
갈란트 국방 장관은 지난 27일 예루살렘에서 열린 이스라엘군 전사자 추모식에서 "군사작전만으로 모든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다"며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도덕적 의무를 다하기 위해 우리는 고통스러운 양보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군 지휘부의 이같은 메시지는 대선을 목전에 둔 미 행정부가 중동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을 배가하는 가운데 나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주 중동 순방에 나선 데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특사인 아모스 호흐슈타인 백악관 선임고문과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아프리카 조정관도 이날 이스라엘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협상 진전을 시사하는 발언들도 나왔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전날 레바논 알자디드 TV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이 며칠 내에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더 낙관하게 됐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협상과 관련, 최근 중동 방문과 현재 진행되는 작업을 토대로 보면 "좋은 진전을 이뤘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휴전 협상이 타결될지는 결국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 변화에 달렸다는 견해가 많다.
그동안 전쟁에 강경 일변도의 태도를 보여온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주 크네세트(의회) 연설에서 "'절대적 승리'는 우리가 단계별로 이행 중인 질서 있고 일관된 계획"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가자지구 휴전 협상과 관련해서도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석방을 위한 제한된 휴전에서 나아간 종전을 위한 더 큰 합의는 거부하고 있다고 한 소식통이 CNN에 전했다.
휴전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날도 곳곳에서 포성이 이어졌다.
이스라엘 당국은 레바논에서 날아온 로켓포 공격으로 이스라엘 북부에서 외국인 노동자 4명과 이스라엘인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부는 지난 24시간 동안 전국에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45명이 숨지고, 11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북부 베이트 라히야의 카말 아드완 병원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막대한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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