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로 슬그머니 내려왔다가 주민 신고로 붙잡혀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도박 혐의로 체포됐다가 도주한 불법체류 외국인은 인근 야산에서 장시간 숨어있는 고행을 자처하고 만 하루도 되지 않아 붙잡혔다.
1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시 15분께 광산경찰서 주차장에서 경찰관을 밀치고 달아난 베트남 국적 불법체류자 A(36)씨는 어두운 곳을 찾아 무작정 내달렸다.
도박 혐의로 체포돼 호송 중이었던 탓에 뒷수갑을 차고 있었지만, A씨의 달리기는 현역 경찰이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재빨랐다.
어느 순간 시야에서 사라진 A씨는 도주 과정에서 마치 요가하듯 팔을 돌려 뒷수갑 자세를 앞수갑 자세로 바꾸기도 했다.
그는 도심에서 경찰 추적을 따돌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듯 당일 오전 3시께 인근 야산으로 향했다.
필사적인 도주를 하다 신발까지 잃어버린 그는 맨발로 산에 올랐다.
그러나 경찰이 인근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A씨의 도주로를 확인하고 해당 야산을 포위하자 더는 도망갈 곳이 없던 A씨는 숨소리도 크게 내지 못한 채 수풀이 우거진 곳에 숨을 수밖에 없었다.
물 한 모금 마실 수 없는 상황에서 15시간가량 야산에 숨어있던 그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해가 지기 시작한 오후 6시께 인근 주택가로 슬그머니 내려왔다.
그러나 그의 이상한 행색은 주민의 의심을 사기 충분했다.
수갑을 차고 있던 탓에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운 데다 신발도 신지 않고 있는 뒷모습을 본 주민이 A씨를 부르자 그는 곧장 달아났다.
이 주민의 신고를 받고 경력을 집중한 경찰은 인근 사찰 공터 눈에 띄지 않은 구석에 숨어있는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한국에서 돈을 더 벌어야 하는데 강제 출국 될 것 같아서 도망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거나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인계하는 등의 신병 처리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 피의자 관리 부실에 대한 감찰 조사에 착수한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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