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이미 6년 전부터 발롱도르는 신뢰를 잃었다."
프랑스와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 지네딘 지단이 1일(한국시간) 글로벌 스포츠 OTT 다즌을 통해 2023-2024시즌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비니시우스가 수상하지 못한 것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사례와 같다며 시상식이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비니시우스는 지난달 29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테아트르 데 샤텔레에서 열린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남자 발롱도르 부문 2위에 머물렀다. 수상자는 프리미어리그 4연패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우승자인 로드리(맨체스터 시티)가 차지했다.
비니시우스는 올 시즌 발롱도르 유력 후보로 점쳐졌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시즌 라리가 26경기에 나서 15골 6도움을 기록했다.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0경기 6골 5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비니시우스의 활약이 빛났다. 라이프치히와 16강 2차전에서 합계 스코어 2-1을 만드는 결승 골을 넣었고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 8강 1차전에선 멀티 골로 홈에서 극적으로 3-3 무승부를 만들었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4강전에서는 김민재를 뚫어내는 움직임으로 멀티 골을 터뜨려 원정에서 2-2 무승부를 이끌었으며 도르트문트(이상 독일)와의 결승전에선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레알의 통산 14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는 지난 시즌 대회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다만 브라질 대표팀에서 비니시우스는 아쉬움을 남겼다. 브라질 대표팀으로 나선 2024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에서 브라질이 우루과이와 8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조기 탈락하고 말았다. 비니시우스는 조별리그에서 경고 2장을 받아 8강전에 결장하면서 탈락을 막지 못했다.
반대로 벨링엄, 카르바할은 소속팀에서 비니시우스와 함께 맹활약하고 각각 잉글랜드, ,스페인 대표팀에서 UEFA 유로 2024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모두 포디움에 오를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비니시우스를 비롯해 레알 선수단 전원이 발롱도르 시상식을 앞두고 시상식에 불참했다. 이날 시상식에 레알 선수단이 모두 불참하자, 주최 측인 프랑스 풋볼도 시상식 자리에 두 선수의 명패를 빼버리는 강수를 뒀다. 레알은 올해의 팀, 그리고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지만, 모두 실제로 트로피를 받지는 못했다.
비니시우스는 시상식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에 "필요하다면 10배로 할 것이다. 그들은 준비되지 않았다"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대신 수상자는 로드리(맨체스터 시티)가 차지했다.
로드리는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최초로 발롱도르를 수상하는 역사를 썼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비야레알(이상 스페인)에서 성장한 그는 지난 2019년 무려 7000만유로(약 1047억원)의 이적료로 맨시티로 이적했다.
2023-2024시즌에 로드리는 한층 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공수 연결과 조율은 물론 공격력도 보여주면서 맨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최초 4연패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로드리는 스페인 대표팀으로 출전한 UEFA 유로 2024에서 대표팀의 역대 두 번째 유로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자 지단은 인터뷰에서 "발롱도르 수상자가 항상 다른 누구보다 그걸 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가 타는 것이 아니다. 지난 시즌 경기력을 보면 비니시우스는 센세이셔널했다. 그는 엄청난 노력과 재능을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 수상자가 그럴 자격이 있는 선수가 아닐 수 있고 솔직히 발롱도르는 2018년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수상하지 않으면서 신뢰를 잃기 시작했다"라고 질타했다.
당시 호날두는 약 60년 만에 레알의 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달성한 상태였다. 이는 당시 수상자인 루카 모드리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호날두의 조국 포르투갈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16강 탈락의 쓴맛을 본 반면, 모드리치의 조국 크로아티아는 준우승을 차지해 대표팀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 결과 모드리치가 호날두를 제치고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여기에 2022년 발롱도르 수상자인 카림 벤제마(알이티하드)도 비니시우스와 레알을 옹호하고 나섰다.
벤제마는 스페인 방송 프로그램 '엘 치링기토'에 출연해 "수년간 비니시우스는 득점은 물론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였다. 올해 레알 마드리드가 UEFA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할 때 그는 매 경기 핵심이었다. 그보다 더 발롱도르를 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는 없다"라고 비니시우스가 수상하지 못한 걸 비판했다.
로드리에 대해선, "로드리에 반대할 건 없다. 그는 좋은 선수지만 TV로 경기를 보면 난 내가 '와우'라고 소리칠 만한 플레이를 한 적이 없다. 비니시우스는 적어도 한 번 이상은 그런 플레이를 했다"라고 했다.
이어 "(로드리의 수상 소식을) 수 시간 전에 들었고 슬프다. 전 세계가 네가 수상할 거라고 말할 때 시상식 수 시간 전에 수상하지 못할 거라는 소식을 듣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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