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우리는 창업가를 존경합니다”
생명이 태어나 성장한 뒤 절정기를 지나 점차 쇠퇴하는 것처럼, 기업 역시 유사한 과정을 걷는다. 그래서 흔히 기업을 하나의 생명체와 같다고들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창업은 단순한 경제 활동을 넘어 사회에 다양한 가치를 창출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창업은 여전히 큰 모험이자 도전이다. 성공과 실패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예측하기 쉽지 않아서다.
창업가들의 ‘불안함’을 ‘희망’으로
‘창업’은 희망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긴장의 연속이다. 초기 단계에서 얼마나 잘 기획하고 관리하느냐가 이후 성장에 있어 결정적 요인이 된다. 그러나 정보를 얻고 자금을 조달하거나 기술을 어떻게 사업화하고 마케팅은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는지, 혹은 실패에 대한 걱정과 같은 다양한 이유로 창업을 주저하거나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창업가들의 ‘불안함’을 ‘희망’으로 바꿔주는 ‘멘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경험과 지식을 공유해주는 전문가로부터 지도와 조언을 받는 멘토링 과정을 통해 성공을 향한 지름길을 찾을 수 있어서다. 이로 인해 시나브로 창업 교육 과정에 멘토링 프로그램이 점차 강화되어 왔다.
그렇다면 여기서 멘토들에게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직접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멘티로서 경험했던 부분과, 이후 많은 초기 창업가를 대상으로 창업 교육과 맞춤 멘토링 제공을 전개해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더필드플레이어(이하 더필드플레이어)를 설립한 김태은 대표는 창업가에 대한 ‘존경’이라고 말한다. 정해진 길 대신 기꺼이 모험을 감수하는 그 자체가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그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반의 솔루션 개발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창업가들이 목표에 도달하는 길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김 대표를 만나 나눈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소개한다.
지금의 ‘더필드플레이어’를 설립하기까지의 여정이 궁금한데
“과거 창업 실패로 인해 스스로를 실패한 사람으로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다. 쓰라린 경험을 뒤로하고 학문에 매진해 정책학 박사 과정을 밟게 되었고, 이후 사회과학 분야의 연구용역 및 정책평가를 하는 태은랩앤코를 설립해 활동해 왔다. 그러던 중 성동구청 소셜벤처허브센터 창업발전소장을 맡게 되어 초기·예비 창업자들을 마주하게 되는 일이 많아졌는데, 예전 제가 경험했던 바가 있어서인지 이분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져갔다. 그래서 창업 교육과 멘토링을 적극적으로 이어나갔고, 보다 체계화된 서비스로 제공하고자 태은랩앤코라는 사업자에서 분리한 더필드플레이어라는 법인을 설립하게 됐다”
‘태은랩앤코’를 통해서 진행되는 연구용역은 어떤 것인지?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장에서 정책평가를 다니면서 연구자들이 현장의 경험을 얻을 시간이 다소 부족하고, 현업 종사자는 연구를 낯설어 해 상반된 이론과 관점이 존재해 다소 틀에 박힌 연구용역이 이뤄진다고 느껴왔다. 다만 세상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한다는 점에서 같은 목표를 가진 것이기에, 제가 가진 강점을 바탕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자 지난 2019년 태은랩앤코를 설립해 사회과학 분야의 연구용역 및 정책평가를 수행해왔다. 영상 제작을 비롯해 컴퓨터 프로그래밍, 축제, 기타 행사 기획에서 직접생산확인 인증을 받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더필드플레이어의 활동에 대해서도 설명해준다면?
“태은랩앤코에서 창업 교육과 멘토링을 하던 한계를 극복하고자 더필드플레이어를 설립했다. 과거 직접 창업을 하며 멘티로서 경험했던 부분들과, 그간 다양한 곳에서 멘토로서 역할을 수행했던 노하우를 데이터로 정량화해 이를 인공지능(AI)에게 학습시켜 제가 투입되지 않더라도 다양한 분들에게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와 맞춤화된 정보 전달을 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이를 통해 창업가들의 실패율을 줄이고 그들의 성공을 돕는 혁신적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해당 솔루션의 브랜딩화에 대한 구상도 있는지
“물론이다. ‘파란나비’라는 이름으로 오는 연말이나 내년 초를 목표로 애플리케이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분들이 창업을 지금 할 수 있는 상황인지에 대한 점검부터 시작해 이들의 역량을 진단하고 단계별 창업 교육을 전개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직접 구축하는 것도 꿈꾸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은 결국 창업가들이 직면하는 다양한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며,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어떤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지
“창업 과정은 단순한 비즈니스 성공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더 나아가 자기 발견과 성장을 이루도록 한다. 그래서 저희 솔루션은 창업가들이 맞닥뜨리는 주요 장애물들을 분석하고, 그들의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업의 비전 역시 ‘저희는 창업가를 존경합니다. 저희는 창업가를 웃게 합니다’로 두고 있는데, 이러한 기조 아래 창업가들의 일상의 모든 순간에 함께하며 각자 목표에 도달하는 길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회사의 경쟁력을 꼽는다면?
“대표자인 제가 직접 이른바 밑바닥부터 경험해보고 실패도 많이 해봤다는 점, 그리고 이것을 정량화하여 데이터화하고 LLM 생성을 위한 자원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언급했듯 영상 제작과 웹 및 앱 개발, 글쓰기 등을 직접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LLM에게도 일부 역할을 부여하여 팀원처럼 대하고 있다. 속도가 빠르고 현장을 지향하며, 경험을 체계화할 수 있는 역량이 인하우스에서 된다는 점은 차별화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저에게 의존되는 오너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시스템을 구현하여 자동화를 하려는 것이 요즘 제게 가장 큰 화두이다”
다양한 외부활동도 전개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서울특별시 지방보조금관리위원회 위원, 창업진흥원 창업프로그램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종종 창업 육성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 기관들의 요청에 따라 멘토로서 역할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지방시대위원회 제4기 지역혁신가 및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한양대학교 산업융합학부 겸임교수로 창업 관련 교육과 전공자들에게 데이터 분석 방법론을 가르치기도 했다”
보람찬 순간도 많을 듯한데
“창업은 늘 어렵고 도망가고 싶다. 그런데 이 몰입의 순간에 모든 걸 잊고 게임하는 것의 재미가 1이라면 그보다 100배 이상 짜릿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계속하는 것 같다. 그리고 창업 멘토로서 잊고 지내다가 누군가 감사함을 표현해 올 때 큰 보람을 느낀다. 그들이 잘해서 잘된 것인데 공을 저에게 돌려줄 때, 그래도 세상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창업 외에도 누군가의 삶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솔루션으로 계속 성장해가고 싶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멘토로서 역할을 할 때 과거 실패 경험이나 현장에서 사업가로서 얻은 경험이 매우 많이 도움이 된다. 물론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을 지향하며 하나의 성공 사례를 일반화하지는 않지만, 창업가들이 맞닥뜨리는 현실에 공감하고 실제 이들의 고민이 해결되는 지점을 늘 찾기에 여기에서 오는 기쁨이 크다. 창업가의 근심 어린 표정이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며 미소로 바뀌는 것을 볼 때 제 존재의 의미를 찾는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가 안정적이라고 이야기하는 정해진 길을 두고 기꺼이 모험을 감수하기 위해 새로운 현장으로 뛰어든 그 자체가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식회사 더필드플레이어는 앞서 말했듯 ‘우리는 창업가를 존경합니다’, ‘우리는 창업가를 웃게 합니다’는 미션을 가지고 나아갈 것이다. 이 길에서 제게 항상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시는 어머니와 여동생, 늘 제 마음속에 살아계시는 아버지, 막역지교인 남자친구, 더필드플레이어와 태은랩앤코 구성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고, 이 글에 다 표현할 수는 없으나 여러 인연으로 알게 된 모든 분들에게도 같은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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