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서울시의회 조례]학습과 안전 위협 학생, 보호자 동의 없어도 치료 등 지원
서울시의회가 심리·정서·행동위기 학생(정서위기 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앞으로 진단검사와 심리상담, 의료 지원, 교육 프로그램 등 각종 지원 정책을 추진한다.
의회에 따르면 최민규 의원(국민의힘·동작2)은 지난 8월 전국 최초로 정서·행동 위기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서울특별시교육청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서·행동 위기학생은 심리·정서 또는 행동의 문제로 일상적인 교육활동 참여를 어려워하는 학생을 의미한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품행장애, 반항장애, 우울 또는 무기력 등을 겪고 있는 학생이 이에 속한다.
조례에는 법의 보호 사각지대에 놓인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을 위한 ‘학생회복지원센터’를 설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지원프로그램 개발·보급 및 홍보 △학생과 가족에 대한 심리상담·치료·교육 사업 △상담 전문기관 및 의료기관 등과 연계 사업 △회복지원 우수사례 발굴 및 확산 등 지원 사업을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조례를 대표발의한 최 의원 “정서·행동 위기학생의 경우 학업과 교우관계 등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인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학생들의 심리적·정서적 마음 건강을 체계적으로 돌보고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의 영향으로 폭력성, 충동 행동을 보이는 정서 위기학생은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발표한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소아·청소년 ADHD 진료 인원은 2018년 4만7190명에서 2022년 8만3148명으로 4년 만에 76.2% 증가했다.
그러나 5명 중 1명은 전문기관의 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관심군으로 분류된 학생 중 전문기관의 상담·치료를 받지 않은 학생은 1만6288명으로, 전체의 21.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를 받지 않은 학생의 83.5%는 학생·학부모가 치료를 거부한 경우였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교사는 정서·행동 위기학생에게 수업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방해를 받기도 한다. 정서교사노동조합이 지난 6월 실시한 ‘정서 위기학생에 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서 위기학생에게 수업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방해를 받은 경험이 있는 교사는 95.1%(1210명)에 달했다. 교육활동 침해를 겪은 교사는 84.1%(1071명)였다.
국회에서는 관련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 정서·행동상 문제로 다른 학생의 학습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학생이 있다면 학교장이 보호자 동의 여부에 관계없이 위기학생으로 선정해 지원할 수 있는 ‘정서행동위기학생지원법’이 발의됐다. 교육부에서도 심각한 정서·행동 위기학생의 경우 학교 밖에서 교육·치료를 받은 뒤 학교에 복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치료 중에는 출석 인정이 허용되며, 보호자 동의 없이도 치료가 가능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서울시의회에서도 조례를 발의해 이와 관련 구체적인 지원 규정들을 마련하고 있다. 최 의원은 “심리·정서적 이유로 교육활동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조례에 포함했다”며 “모든 학생이 원활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등은 시행과 예산 배정 등의 준비 기간이 필요해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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