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춘향전·자명고, 이렇게 만들어졌다… 제작진 "새로운 국극 2개 더 나올 것"

'정년이' 춘향전·자명고, 이렇게 만들어졌다… 제작진 "새로운 국극 2개 더 나올 것"

뉴스컬처 2024-11-01 08:43:39 신고

3줄요약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춘향전'과 '자명고', 화제의 국극 장면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연출 정지인/극본 최효비/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스튜디오N, 매니지먼트mmm, 앤피오엔터테인먼트)가 고퀄리티 국극 무대를 안방극장에 선물하며, 빛나는 도전 정신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정년이'. 사진=tvN
'정년이'. 사진=tvN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드라마 최초로 '여성국극'이라는 센세이셔널한 소재를 채택한 '정년이'는 배우들의 신들린 듯한 열연, 아름다운 연출,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으며 그야말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가장 최신 회차인 6화를 기준으로 '정년이'는 수도권 가구 평균 13.7%, 최고 15.2%으로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수성했으며, 전국 가구 평균 13.4%, 최고 14.9%로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모든 시청률 지표에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또한 10월 4주차 TV-OTT 화제성 조사에서도 드라마와 비드라마를 포함한 통합 화제성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며 드라마 부문 기준으로 3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 지난 2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국인이 선호하는 프로그램' 드라마 부문 1위 역시 '정년이'가 차지해 명실공히 2024년 하반기 원톱 드라마임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정년이'는 마치 실제 공연장을 안방으로 옮겨 놓은 듯, 생생한 국극 무대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3화에서 선보인 '춘향전'과 6화에서 공개된 '자명고' 공연에 시청자들은 "보는 내내 경이로워서 입을 벌리고 봤다", "우리나라에 이런 종합공연예술이 있었다는 걸 알게 해줘서 감사하다" 등의 폭발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1950년대 전성기를 이룬 국극의 인기에 다시금 불을 지피고 있는 '정년이' 제작진이 화제의 국극씬 탄생 비하인드를 직접 공개했다.

◆ 소리 - 심금을 울리는 창(唱)은 어떻게 탄생됐나

극중극의 종류에 따라 '정년이' 속 하나의 무대를 완성시키기까지 길게는 1년 이상, 짧게는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우선 무대 음악이 창작되면 배우들은 소리 선생님과 레슨을 시작했다. 담당 소리선생님과 수차례 연습으로 호흡과 톤, 발림(판소리에서 창자가 소리의 가락이나 사설의 극적인 내용에 따라서 손, 발, 온몸을 움직여 소리나 이야기의 감정을 표현하는 몸짓) 등 표현 방법의 디테일을 배운 뒤 본 녹음을 진행했다. 이후 해당 녹음 파일로 다시 연습을 하면서 선생님과 함께 소리를 다듬어 나갔다. 배우들은 촬영 중간 쉬는 시간에도 녹음 파일을 품에 끼고 살며 연습을 거듭했다. 이렇듯 배우와 소리선생님의 치열한 노력에 기술의 도움도 더해졌다. 더욱 완성도 높은 장면을 위해, 전문 소리꾼이 아닌 배우가 연습만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다양한 노력과 기술력이 동원된 후반작업을 거쳐 구현해냈다.

연습 기간의 경우, 배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년에서 길게는 3년이 걸렸다. 드라마를 찍고 연습을 거듭하면서 첫 녹음 당시 감정과 달라져 여러 번 녹음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중 녹음을 가장 많이 한 곡은 6화 '자명고' 무대 중 '군사설움'이었다. 해당 곡은 두 가지 버전으로 녹음했지만, 본 촬영 이후 정년이(김태리 분)의 폭발하는 감정을 좀 더 강렬하게 표현하기 위해 재녹음을 진행했다.

◆ 안무 - 무대 위 황홀한 몸짓은 어떻게 탄생됐나

'정년이' 출연자 대다수가 국극, 공연, 무대가 처음이었던 만큼 기본을 배우는 시간에 힘을 쏟았다. 걸음걸이부터 무대 위에서의 동작, 몸을 쓰는 법 등 움직임에 대해 많은 연습이 필요, 매주 금요일은 고정 무용수업이 있었을 정도로 안무 연습을 중요시했다. 일주일 중 많게는 주 7회, 적게는 주 2회 이상 연습을 진행했고, 배우에 따라서는 공식 연습 외 틈이 날때마다 선생님과 따로 레슨을 잡고 연습에 매진했다.

뿐만 아니라 무대 하나 하나가 한 순간에 만들어진 장면이 없을 정도로, 배우들은 연습하는 모습을 늘 영상으로 찍어 안무 선생님, 정지인 감독과 함께 모니터링하며 동작을 발전시키는 것을 습관화했다. 실제로 각 무대의 첫 연습 영상과 촬영 직전의 영상을 보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또 배우들이 기본기들을 탄탄하게 갖추고 난 뒤, 무대 세트가 제작된 상황에서는 세트에 맞춰 안무를 또 다시 발전시켰다. 실제로 첫 국극 공연인 '춘향전' 속 '방자분부' 안무의 경우, 무대 위 단차가 있는 광한루 세트를 만들면서 방자 역을 맡은 정년이가 그 단차를 활용하고, 정자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등 세트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재미난 안무가 생기기도 했다.

◆ 국극 무대 연출 - 별천지는 어떻게 탄생됐나

국극 무대를 만드는 것 자체가 정지인 감독과 배우들을 비롯한 '정년이' 팀 모두 처음 하는 작업이었다. 또 국극 무대 연출을 담당한 '공연 연출팀'도 드라마를 처음 해보았다. 공연 표현 방법과 드라마적 표현 방법이 달라 합의점을 찾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따라서 하나의 무대를 만드는 첫 번째 단계부터 정지인 감독과 공연 연출의 긴밀한 소통이 필수였다. 두 수장은 배우들의 연습 영상을 확인하고, 실제 연습실을 방문하면서 연기 톤을 잡는 일부터 동선을 정하는 일까지 끊임없이 소통했다. 이로써 드라마적으로도, 공연적으로도 완성도 높은 국극씬이 탄생될 수 있었다.

반면 국극씬은 여러 날에 걸쳐 촬영됐다. 촬영 스케쥴이나 제작 여건상 배우들의 무대 공연을 먼저 촬영한 후, 다음 날 객석에 관객을 채워 촬영했다. 당시 배우들은 카메라에 관객 리액션만 찍히고 본인들은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장면인데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객석의 반응에 오히려 신이 나서 더욱 열정적으로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실제로 '춘향전' 당시에는 배우들이 무대 공연 촬영을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관객 앞에서 되려 흥이 한껏 올라 다시 촬영을 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하기도 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다.

이처럼 '정년이'는 드라마 사상 최초로 다뤄지는 여성 국극의 매력을 제대로 선보이겠다는 일념으로, 마치 실제 공연 못지 않은 제작 과정을 거쳐 완성도 높은 극중극을 탄생시켰다. 더불어 '정년이' 측은 "'정년이'를 통해서 국극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시청자분들의 의견에 감사하고 뿌듯한 마음이다. 앞으로 남은 6회 안에 총 2개의 새로운 국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앞선 '춘향전', '자명고'와는 또 다른 매력과 볼거리로 가득할 것이다. 더욱 찬란한 별천지를 선물할 테니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전해 향후 공개될 '극중극'에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정년이'는 매주 토, 일 밤 9시 20분에 방송되며, 오는 11월 2일에 7화가 방송된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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