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으로 또 한 번, 임윤찬 신드롬은 계속된다

쇼팽으로 또 한 번, 임윤찬 신드롬은 계속된다

바자 2024-11-01 08:00:05 신고

3줄요약
올봄, 임윤찬의 〈쇼팽: 연습곡〉 음반을 듣고 맞은 뒤통수가 아직 얼얼하다. 대학 입시 과제 곡으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쇼팽의 〈연습곡〉은 한국인에게 무척 익숙한 곡이다. 홍성대의 〈수학의 정석〉 같은 존재랄까. 지겹도록 들어 달달 외우다시피 한 작품이기에 예상 밖의 음악을 선사한 임윤찬의 앨범이 더욱 놀랍게 느껴진다. 통상적으로 주선율이라 알려진 멜로디를 따라 걷다 보면, 갑자기 길이 끊어진다. 대신 저 아래에서 그간 한 번도 인지하지 못했던 낯선 선율이 튀어 올라 주인공 자리를 차지한다. 주연과 조연이 바뀌는 유쾌한 전복이다. 이 아이디어를 기어코 실현해내는 임윤찬의 기술적 숙련도는 한마디로 지금 물이 올랐다. 이제 막 20대가 된 피아니스트의 열정은 세상의 그 어떤 난곡도 헤쳐 나갈 힘을 가졌다.
음반의 트랙 리스트는 총 24개. 쇼팽의 〈연습곡〉 스물네 곡 전곡이 담겼다. 쇼팽의 〈연습곡〉은 작품마다 서로 다른 대표적 필수 테크닉이 적용되어 있다. 예를 들어 1번에는 화음을 연달아 풀어서 연주하는 아르페지오 주법이, 2번에는 오른손 선율의 반음계가 작품 전체에 사용된다. 연주하는 입장에서는 극한의 상황이나 다름 없다. 한마디로 완벽한 테크닉을 구사하되 음악적 표현력도 뛰어나야 연주할 수 있는 작품이란 얘기다. 이 극한의 전제 아래 피아노의 낭만적 극치를 써낸 작곡가 쇼팽의 천재성이야 두말하면 입이 아프다. 악명 높은 이 작품을 거침없이 완성해내는 임윤찬의 패기에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다.
이 예측불허의 음악 앞에 오늘도 흔쾌히 뒤통수를 내놓는다. 이왕이면 허리를 곧추세우고 음악이 어디로 가는지 면밀히 관찰한다. 오롯이 감상에만 시간을 할애할 가치는 충분하니까. 임윤찬 신드롬은 그가 2022년, 미국 반 클라이번 콩쿠르 연주 영상으로 1천만 조회 수를 거뜬히 넘기며 시작했다. 그 여파로 클래식 음반사 ‘데카(Decca)’와의 전속 계약 후 처음 발매한 음반이 바로 〈쇼팽: 연습곡〉이다. 이는 영국의 음악 잡지 〈그라모폰〉이 선정한 ‘올해의 피아노 음반’에 선정되는 데까지 이어졌다. 클래식계의 오스카라 불리는 그라모폰상에서, 임윤찬은 앞서 발매된 자신의 음반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을 동시에 노미네이트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인 최초의 기록을 세우고도 임윤찬은 여전히 성장 중이다. 이 음반에서 우리는 젊은 예술혼의 전성기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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