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대학생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무엇일까.
산더미 같은 과제, 수시로 진행되는 쪽지 시험보다도 기피하는 것은 바로 여럿이 함께해야 하는 팀 프로젝트일 것이다.
여럿이서 의견을 맞추는 것도, 공평하게 일을 분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여차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무임승차자'를 만날 수도 있다.
그럼에도 '팀플'(팀플레이)을 피할 수 없다. 이는 좋든 싫든 주변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야 하는 인생의 축소판과도 같다.
웹툰 '온오프 로맨스'는 뭐든지 혼자서 하는 것을 편하게 느끼던 민서가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쌓고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자그마한 체구에 조용한 여대생인 민서는 게임에서만큼은 180도 다른 모습으로 산다.
게임 '언더월드'에서 지존쎄솩두팔이라는 이름의 대머리 오크 캐릭터로 활동 중이다.
현실 속 민서와 온라인 게임 속 캐릭터 사이에는 공통점이 딱 하나 있다. 바로 팀으로 움직이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민서는 대학교 팀플 과제를 할 때 싫은 소리를 하는 대신 혼자서 다 떠맡는 것을 택하고, 게임에서도 파티를 꾸리지 않고 혼자서 어려운 몬스터를 때려잡는 것을 선호한다.
평소처럼 게임을 즐기던 민서는 어느 날 악질 파티원들에게 시달리는 초보 힐러 안젤리카를 발견한다.
선배들과의 팀플로 스트레스가 쌓였던 민서는 왠지 모를 동질감에 안젤리카를 돕고, 이후 함께 여러 차례 게임을 하다가 오프라인에서도 만나기로 한다.
하지만, 민서의 진짜 모습과 게임 속 캐릭터가 다르듯, 안젤리카도 현실에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게임 속에서 천사 같던 안젤리카는 험악한 인상에 키가 큰 남자 진이었고, 서로의 모습에 당황한 두 사람은 최악의 첫인상을 남기고 헤어진다.
온라인에서 만났던 남녀가 정작 현실에서는 엇갈리다가 오해를 풀게 된다는 이야기는 1990년대 영화 '유브 갓 메일'을 비롯해 로맨스 장르에서 자주 보는 클리셰다.
여기에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속 요소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자칫 뻔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재치 있게 풀어냈다.
수시로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게임업체와 한정 아이템을 얻겠다며 수십만원을 태우는 이용자들, 얼토당토않은 기능의 각종 아이템 등이 재미를 불어넣는다.
평소 게임에 쓰는 돈이 아까워서 캐릭터에 가죽 팬티 한 장만 입혔던 민서가 대뜸 7만5천원짜리 결혼권을 사서 안젤리카(진)에게 청혼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게임 이야기에만 그치지 않고, 현실 세계의 이야기도 번갈아 보여주며 게임 밖에서도 성장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비춘다.
게임도, 과제도 혼자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지는 모른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같이한다면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민서는 게임을 통해, 독자들은 이 웹툰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 웹툰은 피너툰에서 볼 수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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