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LA 올림픽 금메달 이어 유도 종목 1호 스포츠 영웅으로 선정
"올림픽 1세대 노력 인정받아 기뻐…K-스포츠 발전에 노력하고파"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지 4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스포츠 영웅'으로 선정돼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감격스럽습니다."
최근 대한체육회가 뽑은 '2024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 영예를 안은 하형주(62) 국민체육진흥공단 상임감사는 1일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벅찬 소감을 전했다.
하 상임감사는 올림픽 2연패(1996년 애틀랜타·2000년 시드니)에 빛나는 '레슬링 전설' 심권호와 1958년 도쿄 아시안게임 사이클 종목에서 2관왕(개인·단체전)에 올랐던 이홍복을 제치고 스포츠 영웅으로 선정됐다.
그는 "심권호는 레슬링에서 올림픽 2회 연속 우승과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 석권)을 달성해 한국 체육에서 한 획을 그었기 때문에 사실 그 친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스포츠 영웅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유도 선수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스포츠 영웅 칭호를 받게 된 것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유도에는 저보다 훌륭한 선·후배들이 많지만, 특히 1982년부터 유도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우승 제조기' 별명을 얻었던 고(故) 장은경 감독님은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었다"고 공을 돌렸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 출신인 장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으로 LA 올림픽과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한국의 금메달 사냥을 지휘하다가 1996년 급성 심장 질환으로 46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하 감사는 "장 감독님이 만약 살아계셨다면 유도인 1호 스포츠 영웅은 그분이 돼야 했다"면서 "한국 유도의 결정적 순간을 만든 분들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기에 더욱 뜻깊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스포츠 영웅에 오른 원동력에 대해선 "LA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게 결정적이었던 것 같고, 올림픽 1세대로서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면서 "동아대에서 38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제자들을 가르친 것도 보람 있는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LA 올림픽 8강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일본의 간판 미하라 마사토를 두 차례나 통쾌하게 매트에 꽂는 장면은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그는 2년 뒤 서울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땄고 당시 아시안게임 유도에 걸린 8개의 금메달 중 6개를 합작한 대표팀 동료와 찍은 사진을 가장 자랑스럽게 간직하고 있다.
그 사진에는 LA 올림픽 때 나란히 금메달을 수확한 안병근과 서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재엽, 대표팀 감독을 지낸 이경근, 박경호, 조형수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서울 아시안게임에서는 8체급 중 6체급 모두 결승에서 일본 선수와 맞붙어 모두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한국 유도 사상 가장 결정적 장면 중 하나였다"면서 "당시 나에게 유도는 종교이자 신앙이고 그 자체였다"고 회상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북한의 여자 유도 영웅 계순희와 남북 공동 성화 점화자로 나서기도 했던 하 감사는 앞으로 한국 체육 발전을 위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다.
그는 "스포츠 영웅으로 선정된 후 많은 선·후배들로부터 축하 전화를 받았다"면서 "앞으로 K-스포츠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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